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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놀이터, 주민참여로 완성되다
  • 에코스케이프 2010년 봄

“주민참여? 아직 멀지 않았어?”
2008년에 시작된 상상어린이공원 사업이 마무리될 시점에서, ‘어린이공원’, ‘주민참여’라는 이 두 단어의 결합에 피로감을 가질 이들이 꽤 될 것이다. 서울시는 상상어린이공원 사업을 아주 의욕적으로 진행했다. 현상설계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설계자들과 각 구청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계 워크숍을 여러 번에 걸쳐 진행했다. 또 다른 시도 중의 하나는 ‘주민참여’라 할 수 있다. 총 두 번에 걸쳐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토록 했는데, 첫 번째는 대상지 인근의 초등학교를 찾아가 어린이들에게 설계 주제에 대한 의견과 선호 놀이시설물을 묻고, 자신들이 원하는 놀이터에 대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림은 추후 공사 시에 벽화 제작에 사용되도록 했다. 두 번째는 대상지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설계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이었다.

물론 ‘어린이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주민참여 과정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을 테다. 하지만 급박한 스케줄(일주일 내내 초등학교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과 낯선 경험(조경설계사무실에 다니면서 어린이들 앞에서 설명을 해본 이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등등으로 부정적인 반응도 당연할 터이다.

복잡해. 우리가 설계 회사지 이벤트 회사야. 뭘 그리 준비할게 많아. 
목소리 큰 사람들만 나와서 시끄럽지. 별 소득 없는 것 같아.
나중에 시끄러운 것 보다야 낫긴 하지. 민원 예방 차원으로 하는 거지 뭐.

그리고 이런 ‘말, 말, 말’이 이르는 결론은 “우린 아직 멀었어”이지 않을까 싶다.   

공식화할 수는 없지만, 상상어린이공원의 주민참여는 도시연대라는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인 커뮤니티디자인센터(이하 CDC)가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원을 받아 2006년부터 진행했던 어린이공원 리모델링 사업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가기 전, 설계사들과 구청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의 서울시 담당자의 언급 등을 미루어 볼 때 그러하다. 또 도시연대와 CDC는 2008년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전 서울시 담당자들 앞에서 2008년에 진행했던 노원구의 씨알어린이공원 조성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어린이공원(어린이놀이터)과 참여라는 단어의 결합에 기여했던 CDC의 일원으로서, 위와 같은 피로감에 많이 난감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긍정적 반응 보다 부정적 반응에 마음이 더 쓰이는 게 인지상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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