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기나무 - 가을과 달, 그리고 비와 잘 어울리는 낙엽활엽교목
梧桐更兼細雨
到黃昏
點點滴滴
“벽오동나무에 가는 비 뿌리고 황혼이 되자 투닥투닥 주룩주룩 소리내는 것이 한량없이 스산하구나”
벽오동나무는 나무의 성격상 가을과 달 또는 비와 어울리고 있다. 가을을 알리는 벽오동나무의 생리가 그러하고, 크고 넓은 잎은 빗방울을 받아 내려붓는 에너지를 음향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 음향은 투닥투닥하는 리듬이라도 좋고 주룩주룩하는 액체적 음향이라도 좋다. 더우기 스산한 가을밤 옛날 시골집 창호지 문짝을 통해서 듣는 빗소리의 증폭이라도 좋다. 빗방울을 맞으면서 내는 소리는 단조로운 것이 아니고 율동적이지만 깊은 고요를 그 안에 담고 있다.
오동(梧桐)이라 하면 보통 참오동(보라색 꽃이 핌)과 개오동(미색 꽃이 핌)과 벽오동이 있다. 참오동이나 개오동은 봄에 꽃이 피지만 벽오동은 여름에 넓은 잎사귀 위로 미색 꽃이 핀다.
벽오동은 벽오동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서 높이가 15m정도인데, 중부 이남 지역에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으며 옛 부터 인가부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통 향토수종이다. 잎은 오동나무의 잎과 비슷하지만 녹색이 더 짙고 잎맥이 뚜렷하다. 손바닥모양으로 3∼5열로 갈라지고 잎의 길이는 15∼25cm, 너비 15∼27cm이며 밑부분은 심장모양으로 되어 있다. 꽃은 6~7월 노란색으로 길이 25∼50cm의 원추화서에서 가지끝에서 피고, 열매는 둥글고 10월에 꼬투리로 된 삭과는 완전히 생장하기 전에 마치 보트모양으로 갈라져 여러 개의 콩이 모여 있는 것 같은 종자를 중앙에 맺는다. 모양이 곡식과 불순물을 가를 때 쓰는 채를 닮았다. 벽오동은 흔히 가로수나 공원수, 정원수로 많이 식재하지만, 열매를 오동자라하여 나무껍질과 함께 약재로 사용한다. 이 씨를 볶아서 가루 내어 먹으면 맛이 고소하고 또 커피 대신 물에 타서 마실 수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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