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은 국토의 생명줄이다. 하천은 육상생태계와 수상생태계를 연결하며, 도시와 외곽을 연결하는 광역적인 생태네트워크의 근간이다. 도시의 하천은 도시의 얼굴과 같고 포화된 도시의 녹색 휴식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 포화된 빌딩숲 사이에서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환기구 역할도 하며, 열섬(Heat Island) 현상으로 더워진 도시를 식히는 냉각수 역할도 한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우리의 하천은 정겹고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식량 증산을 위해 제방을 쌓음으로써 하천변의 습지는 농경지로 바뀌었으며, 하천 내부엔 콘크리트로 도배한 인공구조물이 삭막하게 만들어졌다. 그 뿐인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의 집터와 일터를 마련하느라 하천을 복개하는 바람에 물이 흐르던 하천 위엔 도로와 건물이 흉물스럽게 얹혀졌다. 거기에 공장과 주택에서 흘러나온 폐수는 수질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말았다.
그런데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바라보면서 우리의 가치관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눈 앞의 돈벌이 못지 않게 삶의 질과 환경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천이 ‘개발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공생의 대상’이며 후손에게 잠시 빌려온 소중한 생태자원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한편, 물문제와 하천관리를 중심으로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지방의제21 등 다양한 환경단체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환경단체는 댐건설 반대운동과 함께 하천의 환경친화적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방에서는 강살리기 네트워크 등 환경단체의 하천환경복원사업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민간주도의 강의 날 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주민이 주도하여 하천의 환경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홍보하고 있다. 특히, 하천문제는 상하류간 주민갈등, 정부 부처간의 갈등, 지자체 사이의 갈등, 개발과 보전의 갈등 등 수많은 갈등이 현장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어 이해당사자간 사회적 합의가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홍수는 여전히 우리가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이며, 최근의 강우패턴은 우리에게 위기의식까지 불러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한국에서도 강우패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연도별 집중호우의 발생횟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연간 집중호우의 발생빈도가 1930년대에 비해 1980년대 이후에는 4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2년에는 한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일강우량의 최고치를 1.5배 경신하는 기록적인 강우가 내리는 등 홍수관리에 어려움이 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홍수피해는 최근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홍수피해는 1970~1980년대에 비해 4.5배 증가하였다.
이렇게 기상이변과 함께 홍수관리와 관련된 사회적 여건의 변동은 기존의 하천관리정책의 틀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본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