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조경의 역사가 30년이 넘었고, 따라서 조경시공의 역사도 30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업역의 확장, 조경공사의 양적 증가, 시공기술의 발전 등을 이루어 왔지만, 업체의 난립과 비슷한 공간들의 양산, 전문 업종으로서의 인식 부족 등 당면해 있는 시공분야의 문제점도 적지만은 않다고 할 것입니다. 더불어 시공업계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젊은이들이 열악한 근무여건을 기피하며, 시공분야로 진출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물론 업계 내외부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제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조경분야간 협력을 통해서 조경시공분야를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본지에서는 조경시공분야의 당면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방안 및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조경시공분야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좌담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좌담에는 조경시공분야의 선두에서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분들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좌담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더불어 좌담회의 장소를 제공해주신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에도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주 -
일 시 : 2006년 2월 6일 월요일 오후 2시~4시30분
장 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사무실
참석인원
좌 장 : 김윤제(한국건설기술인협회 부회장, (주)대우엔지니어링 고문)
패 널 : 김활현(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 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 회장)
이대성 :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위원장)
한승호 :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주)한설그린 대표)
남상준 : (한국환경계획 조성협회 부회장, (주)현우그린 대표)
사 진 : 김태우 실장
정 리 : 조수연, 최자호 기자
김윤제(좌장) : 조경시공분야가 그동안 양적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도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 좌담은 <조경시공>지가 월간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맞추어 개최되고, 조경시공분야의 발전과 전문잡지의 발전이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조경시공분야 발전을 위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갔으면 한다. 격식을 떠나서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1. 조경시공의 과거와 현재
김윤제 : 다루어보고자 하는 소주제는 ‘조경시공의 과거와 현재’, ‘조경시공분야의 문제점과 자구노력’, ‘조경시공분야의 새로운 비전’ 등 세 가지이다.
먼저 첫째 주제인 조경시공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사항을 이야기해보자. 이 주제는 어찌 보면 뒤의 2, 3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내용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에 비해 발주처와 일반인들의 조경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변화되었고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업체수도 크게 늘어났지만 예산 규모와 업체들의 연간 매출액도 커진 것으로 생각된다. 조경공사에 있어서 식재공사와 시설물공사의 구성 비율, 공종, 조새, 업역 등도 변화하고 있고 발주방법과 관련제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비교 사항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이대성 : 숫자적인 비교가 어떤 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단 숫자적으로는, 1982년 11개였던 조경공사업체가 현재는 787개(2005년 11월 기준)로 증가되었다. 물론 이것은 조경공사업체만의 증가는 아니고 건설업 면허를 가진 업체의 숫자가 1989년 이후 급증한 것과 시기를 함께 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2004년을 기준으로 조경공사업체의 연 매출액은 총 8,300억 원 정도로 업체별 평균 매출액은 약 12억 원이 된다. 공사규모가 과거 몇 억 원 단위에서 현재는 몇 백억 원 단위로 증가했기 때문에 금액상에서 과거와의 단순한 숫자적인 비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조경예산이 증가했고, 청계천 복원공사, 서울숲 조성공사, 송도신도시 공원조성사업, 화성동탄신도시 조경공사 등 대규모 조경사업이 시행되어 조경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는 등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그렇지만 공사예산의 증가 보다 업체의 증가가 보다 급속히 이루어져 과다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격증 대여를 통해 형식적인 면허만 갖춘 일반공사업체가 급증하는 등 문제점도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업체들이 부도 등으로 도태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한승호 : 앞에서 업체 수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기술자의 숫자도, 기술사는 1980년 11명에서 2002년에는 210명으로 늘었고, 조경기사는 472명에서 7,300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이외에 시설물분야의 발전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초기에는 식재 위주의 공사가 많았다면 현재는 시설물 공사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식재부분이 약해졌다기보다는 시설물에 대한 투자비용이 많아진 것이다. 그만큼 시설물의 소요 물량도 많아지고 시설물의 질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초기에는 조경현장의 시설물인 휴지통, 벤치 등이 대한주택공사 등에서 도면이 그려져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생각해보면 당시의 디자인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즉 소재라는 것은 다량 생산을 통해 코스트가 다운되고, 전문 디자인을 통해서 이루어져야만 원하는 품질(Quality)를 갖출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그런 시설을 갖춘 공급업체가 없었으므로 대한주택공사에서 직접 설계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질적으로 보다 좋은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되었고, 시설물이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해왔다. 특히 조경시설물에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고, 수경시설 및 사인(sign)물, 조명 등이 조경분야로 포함되면서 LED, 광섬유 등이 조경시설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조경의 범위가 넓어진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여전히 시설물 소재가 잠재력이 많다고 생각한다. 식재와 같은 조경 순수 영역 외에 건축, 토목, 경관, 디자인과 접목되는 부분으로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즉 이러한 부분은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 조경업체들이 흡수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건축물 외벽을 녹화하는 일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이 건축이 주도하는 일이냐, 조경에서 해야 하는 일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식물이 포함되는 부분은 조경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다.
남상준 : 조경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의 변화에 대해서 단순히 느낀대로 말씀드리고 싶다. 제가 처음 조경을 시작한 이십오 년 전에는 사람들에게 ‘조경’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사람들은 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물었다. 지금은 조경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과거에는 조경을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 전문분야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어느 때인가 부터는 조경을 조금 아는 사람들은 조경시공에 대하여 3D 업종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조경설계분야는 저도 경험했듯이 과거에는 설계비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설계분야가 매우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점에서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윤제 : 수년 전부터 삶의 질과 생활환경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 조경을 필두로, 조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는 우리에게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설계분야가 성장한 만큼 시공분야도 그에 발맞추어 발전해야 할 것이다.
김활현 : 조경분야가 지난 30년간 질적으로 성장했고, 업계의 크기도 많이 성장했다. 앞서도 언급되었지만 식재분야보다는 시설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또한 과거에는 거의 인력시공이었지만 현재는 장비가 많이 발달하여 기계시공이 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시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어나,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고, 반면에 소재가 다양해지고 품질이 높아진 점 등은 좋아진 점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이나 발주처나 모든 분야에서의 인식변화는 사실이고, 설계의 영역이 많이 발전했지만, 시공업은 전체 규모가 커진 만큼의 이익은 창출하지 못하는 듯하다. 여전히 영세함을 면치 못하고 있어, 시공업과 설계업의 균형이 맞지 않고 있다.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결국에는 시공과 설계가 더불어 균형 있게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발주자의 경우, 관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오히려 민간 발주자가 아직까지 따라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