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키나와의 거목 순회(3)
오키나와현 야에세쵸·요나구스쿠의 대만고무나무 요나구스쿠 대만고무나무는 오키나와현에서 주간 둘레가 가장 굵은 대만고무나무이다. 2000년 환경성거목·거목림 조사에 따르면 주간 둘레가 23.5m로 일본 전체에서 3번째로 주간 둘레가 큰 수목이다. 그러나 주간 형태가 특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거목목록에서는 제외됐다. ‘요나구스쿠 대만고무나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여러 정보가 나온다. 실제로 본 사람 중에는 이것이 정말 오키나와에서 제일 큰 대만고무나무냐고 의문을 갖는 이가 많다. 필자도 사전에 그 정보를 확인하고 크게 대단한 나무는 아닐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고 현지로 향했다.
인터넷에 지도가 실려 있었지만 주위에 눈에 띄는 시설이 아무것도 없는 장소였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주소를 검색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비게이션 등록 목록에는 이곳 주소(야에세초 코친다지 요나구스쿠 590 八重瀬町 東風平字 世名城590)가 찾아지지 않았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장소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번지를 선택하고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운전했지만 결국 사탕수수밭 한가운데에 도착해 ‘안내를 종료합니다’라는 음성을 듣게 됐다. 곤란한 표정으로 동행한 I씨와 얼굴을 마주 봤다. 사진을 통해 작은 언덕 같은 곳에 나무가 서 있는 것을 알고 있어서 차창에서 보이는 언덕을 한쪽부터 무작정 가 보기로 했다. 제일 가까운 언덕에 올라가 보니 오키나와에서 흔히 보이는 호국 신사만 서 있었다. 다음에 간 장소는 인가 뒷산 같은 곳으로, 대만고무나무와는 닮아도 잘 어울리지 않는 나무가 서 있을 뿐이었다.
역시 전략 없는 행동은 힘만 들고 얻는 것이 적다. 더욱이 이런 장소에는 반시뱀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어 아마추어가 함부로 걸어 다니기에는 위험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의 종착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주위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때 행운처럼 근처 밭에서 농사일을 하는 노인을 발견했다. 오키나와의 지역 정보는 현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방언이 심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도 “큰 대만고무나무가 있는 장소는 어디입니까”라는 문장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 몇 번인가 주고받기를 거듭한 뒤에 인쇄된 문자를 보여주고 나서야 간신히 “그건 저기에 있다”는 대답을 듣는 것에 성공했다.
멀리서도 울창한 모습이었지만 오키나와의 수림은 어디든 초록이 짙다. 그래서 대만고무나무를 사방의 풍경으로 특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할아버지를 만난 장소에서 5분 정도 달려가니 벌써 대만고무나무 아래였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