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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정보] 도로 및 환경유형별 가로수 조성·관리 모델 개발(2)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일본과 독일의 가로수 조성·관리
  • 에코스케이프 2014년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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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미지와 가로수

통계청은 5년에 한 번씩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류별(성별, 연령대 등) 행위자 평균 시간을 조사하여 보고하고 있다. 2014년도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가장 최근 제시한(2009년) 우리나라 일반 10세 이상 인구의 행위자 평균 시간을 살펴보면, 24시간 중 이동을 위해 1시간 52분을 소요하고 있다.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50분인 것을 염두에 두었을 때,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의 11.5%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하는 데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주일 중 5일 이상을 학교나 근무지, 자택에서 보내는 도시민들의 일상을 고려해 보면, 이동 중에 지나치는 가로수가 식재된 공간은 단순히 ‘길’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일상에서 굳이 시간을 내어 찾아가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녹지 공간’인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일상을 떠나 여가를 보내기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도로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새로운 지역으로 진입하면서 가로를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가로 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가로수’라 할 수 있다.

 

 

일본 도쿄의 가로 녹지 조성과 관리

 

다양한 수종의 가로수 식재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자 연간 5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다. 도쿄의 가로수조성 관리 내용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가로수 수종이다. 2005년 도쿄도 건설국 공원녹지부 자료에 의하면 도쿄에는 총 33종의 가로수가 식재되었는 데, 중요한 점은 수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수종의 균형 있는 배분이다. 1982년에는 도쿄에서도 은행나무와 양버즘나무가 55.8% 정도 식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가로수 편중 현상이 심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가로수종 갱신 사업을 추진하여 현재는 33개 수종 중 식재 비율이 15%를 넘는 것이 없다. 그나마 10%를 넘는 수종은 은행나무와 산딸나무, 두 수종뿐이다. 가로수 대부분이 수종별 5% 미만의 비율로 식재되어 있어 도심 어디서나 다양한 수종이 연출되는 가로 경관을 접할 수 있다. 아직까지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가로수 중 63.6%가 양버즘나무와 은행나무인 것과는 비교되는 사항이다.


토지 이용별 가로 녹지 조성

서울시에서 1995년 가로수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만 해도, 가로수는 6~8m 간격으로 점적 식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하부에 관목을 식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로여건에 따라 쥐똥나무, 회양목, 주목, 남천 등 다양한 관목을 식재하고 있으며 녹지 확충과 도시 녹화의 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도쿄는 가로를 보다 풍성한 녹음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가로 내 보도를 활용한 녹지를 조성하고 있다. 실제로 도쿄에 조성된 가로수 및 가로수 하부 띠 녹지의 차별성과 체계성은 토지 이용별 조성 현황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다. 먼저 근린주구 내에 위치한 가로를 살펴보면, 이들 지역은 대체로 도로와 보도 폭이 좁으나 도심 지역에 비해 보행량이 적고, 주변에 공동주택이나 소규모 공원이 위치할 경우 이들과 연계한 가로 녹지 조성도 가능하다.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후나보리의 먼나무 가로 현황을 보면, 폭 3m에 불과한 좁은 보도 중 1m를 띠 녹지로 조성하여 영산홍, 금목서 등의 관목을 식재하였다. 특히 좁은 보도 폭을 고려하여 양버즘나무나 은행나무와 같이 대형목으로 생장하는 수종이 아닌, 비교적 크기가 작은 수목을 식재하여 공간의 활용성과 관리 용이성을 높인 것을 볼 수 있다.


시부야에 위치한 오모테산도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곳으로, 느티나무가 식재된 가로수길 쇼핑몰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요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우리나라 상업지 일대 대부분의 가로수 관리 난제 중 하나는, 간판 가림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이다. 그 해답을 오모테산도의 사례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이곳은 느티나무의 지하고가 높게 형성되도록 조성·관리하면서 양측의 수관이 맞닿게 되어 풍부한 녹음을 제공하고, 보행 공간을 제외한 여분을 활용하여 영산홍을 식재함으로써 띠 녹지를 이루고 있다. 이를 통해 가로수에 의한 간판 가림이 최소화되고, 보행자가 충분한 공간을 활용하면서 녹음과 봄철 꽃 경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가로 녹지 전체가 하나의 녹지 공간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가로 숲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하기에 한계가 있다. 반면 일본 도쿄에서는 대규모 공원과 연계하여 조성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도쿄 내에 위치한 요요기공원이나 히비야공원 주변에는 가로수와 관목 중심의 띠 녹지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가 아닌 8m 간격의 가로수 하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숲과 같이 조성되어 있다. 후박나무, 녹나무, 왕벚나무 등의 교목성상 수종과 동백나무, 꽝꽝나무, 돈나무, 영산홍, 뿔남천 등 다양한 관목을 식재한, 폭 2m 내외의 띠 녹지다. 이러한 공간은 여름철 효과적인 녹음을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절별 꽃, 단풍 등의 다양한 경관을 제공하고, 도로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 물질이나 열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공학적 기능도 극대화할 수 있다.

 

 

한봉호는 1968년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였고, 동 대학원에서 환경 생태학 및 환경 생태 계획학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기술사사무소 LET 부설 환경생태연구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건설 사업에 환경 생태적 특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새로운 방향 모색을 시도하였다. 2003년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에도 독일의 Landschaftplanung(조경계획)을 국내 여건에 맞게 새롭게 정립한 환경 생태 계획 기법을 바탕으로 도시, 산림, 하천 등 다양한 분야의 계획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 『환경생태학』, 『환경생태계획』 등이 있다.


곽정인은 1978년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환경 생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시생태학연구센터 HUNECO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도시림, 가로수, 도시 하천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 환경생태연구재단의 사외 이사, 환경생태연구센터 센터장,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겸임 교수로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저로 『환경생태학』, 『환경생태계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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