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5월

hkh 001.jpg

1910년경에 만들어진 이토우 포목점 옥상정원

 

1. 이토우 포목점 옥상정원

 

1910년도 나고야의 옥상정원

이 그림엽서를 처음 보았을 때는 어느 지방에 있는 작은 포목점의 1926년쯤 사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토우 포목점いとう呉服店’이라는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사진에 찍힌 옥상정원은 꽤 훌륭해 보였고, 철근 콘크리트의 백화점 건축 기술이 어느 정도 숙성된 단계의 건물로 보였기 때문이다.


엽서를 입수하고 나서 실물을 꼼꼼히 살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종이 질도 좋고 거의 손상되어 있지 않았지만, 청색 잉크로 인쇄된 문면이나 글씨체가 무척 예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신인 면은 1/3 기재면이라는 규격이 적용되어 있어, 이것만 보아도 1918년 이전의 엽서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고이마리古伊万里(아리타 주변에서 생산된 옛 도자기)의 제작 연대를 추정하는 감정鑑定법의 하나로 1/3 도자기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감정 기준이 옛 그림엽서에도 있다.


사진면의 설명문에는 ‘이토우 포목점’으로 되어 있지만, 수신인 면에는 ‘이토우 포목점 사진판부’라고 되어 있다. 사진판부와 같은 조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대기업임을 의미하고, 더욱이 1918년 이전에 이런 호화 엽서를 만들었다는 것은 상당히 유명한 포목점이나 가능한 일이기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지방의 작은 상점이라면 인터넷상에 정보가 거의 없겠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찾을 수 있겠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량의 정보가 검색되었다.


나는 전혀 몰랐지만, 예전부터 나고야 사람들 사이에서 이토우 포목점은 대단히 상징적인 건물이었던 것 같다. 검색으로 맨 처음 확인한 것은 위키피디아Wikipedia의 ‘마츠자카야松坂屋’였다. 이토우 포목점은 바로 마츠자카야의 전신으로, 1611년에 처음 문을 연 상당히 오래된 노점포였다. 1910년에 주식회사로 전환되었고, 나고야에서 첫 백화점인 이토우 포목점을 개업했다고 한다. 바로 그 백화점이 사진 속 옥상정원이 있는 건물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좀 더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니 1910년에 지어진 건물 외관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림엽서와 비교하니 완전히 같은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감정은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 지 불과 몇 분만에 끝나버렸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만큼 이토우 포목점에 얽힌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꽤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월간 에코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