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로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튼튼하고 건실하게 기반을 다져 ‘조경업체 중 유일한 코넥스 상장사’로 성장하며 수목 유통 비즈니스를 전문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벤처 열풍’이 한국을 휩쓸었던 지난 2000년,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의 재무 관련 부서에서 일하던 채일 대표는 대학 동문과 함께 ‘수프로’를 설립했다. 당시 벤처 열풍 속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사업분 야는 IT와 하이테크 쪽이었지만 채일 대표와 창업멤버가 주목한 창업 아이템은 ‘나무’였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지만 ‘유통’에 있어서는 여전히 낙후된 시스템으로 수목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포착한 그는 과감하게 수목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약 15년이 흐른 지금, 설립 당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많은 닷컴 기업들이 경제 위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쓰러졌다. 하지만 수프로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튼튼하고 건실하게 기반을 다져 ‘조경업체 중 유일한 코넥스 상장사’로 성장하며 수목 유통 비즈니스를 전문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목 유통 비즈니스 생태계를 선도하다
수목은 원하는 규격의 수종을 필요한 수량만큼 직접구매하기 힘들뿐더러 직접 구매한다 하더라도 여러생산자를 방문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또한 수목은 일반적인 공산품처럼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고 수요에 따라 공급할 수 있는 자재도 아니다.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굴취, 전정, 배송, 공정 관리 등 까다롭고 복잡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수목은 전문적인 유통 비즈니스가 반드시 필요한 조경 자재다. 하지만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수목 시장에는 불투명한 거래 관행과 전국적인 유통망 부재, 정확한 수요와 공급량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 등으로 인해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이 부재했다.
채일 대표는 이렇게 낙후된 시장일수록 참신한 아이디어와 윤리적인 경영 마인드만 있다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유통 방식에서 탈피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지난 15년간 수목 전문 유통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수프로의 가장 큰 자산은 수프로만의 유통 관리 시스템, 수프로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다. 수프로는 전국 농장의 생산 수종, 생산 수량, 가격, 수요처의 위치, 수요수량, 공사 금액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체계화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목의 수요와 공급 현황을 파악하고 가격 변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수프로의 유통사업부 직원들이 오랜 기간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를 쌓아온 덕에 수프로 ERP는 후발 신생업체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수프로만의 강점이 되었다.
수목 생산에서 시공까지, 유기적인 계열화
수프로의 주요 사업 분야는 수목 유통이지만, 연구와 생산, 시공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확장하여 효과적이 고 유기적인 계열화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 수프로는 유통사업부, 도시녹화생산사업부, 자연환경복원사업부, 기획관리부, 식물환경연구소 등 5개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식물환경연구소에서 조경수 생산 기술, 기자재, 신품종 등을 개발하고 연구해 도시녹화생산사업부에 기술을 이전하면 도시녹화생산사업부는 이를 토대로 전국의 농장에서 고품질의 수목을 상품화해 출고한다. 유통사업부는 도시녹화생산사업부에서 생산된 수목과 다른 생산자들로부터 매입한 수목을 매출처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프로 유통 시스템의 심장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목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관한 현황을 파악해 그 정보를 도시녹화생산사업부와 식물환경연구소에 넘겨 연구와 생산에 도움을 준다. 자연환경복원사업부는 유통사업부를 통해 필요한 수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직접 국내와 국외에서 환경 복원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수익을 낸다.
이렇게 수프로의 전 부서가 수목 사업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넓게 포진함으로써 각 부서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식물환경연구소에서 보유한 컨테이너 재배 기술은 해외 환경 복원 사업에, 도시녹화생산사업부에서 관리하는강진 애그로파크는 수프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의 토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