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수입할 필요 있나요
대북 조림사업, 사회적기업이 나서면 일석이조 조경가, 사업 아닌 재능으로 사회적경제에 참여해야
- 박광윤 ([email protected])
박경복
산림형사회적경제협의회장, 가든프로젝트 대표
박경복 산림형사회적경제협의회 회장이 대북 조림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 사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지난 5월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산림형사회적 경제협의회의 초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서, 그간의 친목 모임에서 탈피해 협회 위상에 맞는 사업 구상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북한에 산림을 조림하는 것은 어차피 통일비용에 해당한다며, 북한의 산도 가꾸고 탄소배출권도 가져오면, 굳이 외국에서 탄소배출권을 수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사업을 사회적기업에서 추진하면 소외계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 효과 등 사회적 목적에도 잘 부합하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뒀다.
8월 초 박경복 회장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인 ‘가든프로젝트’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오늘 우리가 나눌 대화가 이렇게 신문에 나왔다”면서 테이블 위에 일간지 한 면을 펼쳐보였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청정전력계획’에 대한 기사였다.
지난 8월 3일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와 미래 세대에게 기후변화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미국이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며 청정전력계획 추진을 발표했다. 이후 확정된 계획에 따르면 미국50개 주의 발전소들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32%까지 줄이게 된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미국이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의 조짐들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합의를 이룬 바 있으며, 중국은 올해 7월 말에 ‘2030년까지 GDP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감축한다’는 계획서를 UN에 제출했다. 이는 교토의정서가 완료되는 2020년 이후의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 기후체제가 오는12월 파리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수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글로벌 합의가 강화되는 것은‘탄소배출권’ 활성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복 회장은 남한은 조림에 성공했고, 현재 유용한 경제림으로 바꾸기 위해 수종 갱신을 하는 상황이지만, 북한은 그간 조림이 잘 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그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조기에 녹화를 시켜줄지를 고민하고, 조림을 통해 홍수 예방 계획을 세우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이런 종합적인 안목은 조경가들이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정치적 상황이 엄혹하다보니 남북간 교류가 쉽지 않은 것이 장애다.하지만 박 회장은 정치적인 부분만 아니면 북한은 열려 있는 부분이 많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문화, 종교, 식량자원, 산림자원 등에 대해서는 북한 진출에 많이 열려 있으므로, 해빙 무드가 조금만 조성되면 충분히 진출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산림형사회적경제협의회는 지난 2012년 설립된 단체로, 그간 산림형 사회적기업간 친목도모 및 정보공유 모임으로 이어지다가 지난 5월 14일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법인체로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현재 박경복 대표의 가든프로젝트를 포함해 3개의 사회적기업과27개의 예비사회적기업이 회원사로 있으며, 이 중 3개사가 조경업이 기반인 회사다.
박경복 회장은 조경가들의 사회적기업 참여에 대해 “사업이 아닌 재능”으로 들어온다면 조경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큰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도시재생 파트 중 공동체를 만들고 마을을 가꾸는 데는 조경가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며 업자가 아닌 사회적경제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도시숲 공모사업이나 동네숲 가꾸기, 마을 만들기 등에서 핵심 전문가로 조경가들은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자기 사업을 가져오지 말고 자기 역량을 가지고 들어와서 그것을 사업화하는 데 집중해 주시면 좋겠다. 특히 예쁘게 만드는 조경, 비싼 조경은 사회적경제 영역이 아니다. 싸지만 건강한 조경은 가능하다. 쉽게 말해 다큰 나무를 가져다 심는 것이 아니라 작은 나무를 심어서 키우는 일이 사회적경제의 영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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