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진 ([email protected])
교육과 놀이에 대한 시선의 변화
유년기의 놀이와 교육은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느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신체적·정신적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다. 또한, 생태적 환경의 체험과 경험은 유년기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유익한 영항을 미친다.
우리시대의 교육에 대한 애착과 열의는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 열의는 대부분 전쟁을 겪은 우리 부모 세대들의 가난과 배고픔에서 시작된 슬픔과 억울함에서 비롯되었다. 전쟁과 군부 독재 시절을 겪은 그들은 자녀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교육을 선택했다. 그러나 산업화를 통해 얻어진 국민 소득의 증대는 경제적 여유와 교육의 공립화로 이어지긴 하였지만, 소득 증대로 인한 경제적 부가 사교육의 과열로 이어져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교육적 열의가 저학년과 미취학 아동들의 유아 시기까지 영향을 주어, 놀이를 통한 학습보다는 취학 이전부터 선행 학습이 유행처럼 확산되며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개개인이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 파괴는 교육 환경뿐만 아니라 생활 환경에도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히 이에 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도 확산되고 있고, 도심지내에서도 건강한 생태 놀이를 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놀이 공간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환경 역시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 프로그램,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개인 등이 생태놀이터, 숲체험장, 숲유치원, 수목원, 휴양림 등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생태 체험과 생태 놀이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의 인지 발달과 정서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시·지각적 다양성과 지역적 특색이 결여된 채, 획일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의 놀이와 교육시설은 안전과 편의라는 기능성과 실용성이 강조되었다.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에 건강에 유해한 놀이시설물과 바닥 포장재가 사용되기도 했다. 또한 기존 놀이터의 인공적인 시설물이 아이들의 감성에 좋지 못 한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생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놀이 공간 역시 자연과 흙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친화적이고 전통적인 놀이 문화를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영진은 1970년생으로 호주 The Newcastle University(학사), The RMIT University(석사)에서 순수미술 분야인 Visual Art와 Fine Art(조각)를 전공하고 귀국하여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화예 디자인 석사 학위(디자인학)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공공장소에 조성되는 화예 디자인의 이미지 특성 및 평가 기준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조경학)를 취득하였다. 현재 환경조형연구소 Leaf의 대표로서 친환경, 생태 환경 조성 단계에서 요구되는 조형 및 디자인 측면의 시각적 효과를 향상시키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 국립수목원 어린이 정원 생태조형물 제작, SK임업의 SUPE-i(수페아이) 디자인 총감독, 서울시 유아숲체험장 조성 계획 등에 참여하였다. 현재 천안연암대학 화훼디자인 계열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공저로는 『조경관』, 고등학교 교과서 『실내 디자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