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현 ([email protected])
기후변화와 그린인프라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패턴의 변화와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층이 늘어남에 따라 도시홍수와 침수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매체를 통해 이러한 피해가 보도됐다. 지난 2010년 9월 21일 추석에 폭우로 물에 잠겼던 광화문 일대가 2011년 7월 27일에는 시간당 최대 113mm의 집중호우로 또 다시 침수돼 도로가 통제됐다.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의 피해를 보았다. 이러한 침수피해는 광화문뿐만 아니라 강남역, 사당역, 올림픽대로 진입로 등 서울시 곳곳에서 발생했다. 앞으로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홍수와 침수피해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Kamal-Chaoui et al. 2009).
기후변화가 이상기후와 강우패턴의 변화를 가져옴에 따라 도시지역의 빗물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고밀화된 도심지에 녹지를 확충하거나 보존하고 불투수층 면적을 저감시키며 도심지의 건전한 물순환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서 그린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이하 그린인프라)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Klaver, 2010 Foster et al., 2011 American Rivers et al., 2012). 또한 뉴욕, 필라델피아, 포틀랜드, 시애틀 등 미국의 여러 지방정부에서는 ‘그린인프라 계획Green Infrastructure Plan’을 수립해 도시의 물순환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계획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실행하고 있다(Chau 2009 DEP 2010EPA, 2010 Garrison, 2011 Mandarano, 2011 PWD, 2011).
도시의 건전한 물순환 회복을 위해 그린인프라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에서는 그린인프라를 ‘도시의 건전한 수자원을 보존하고 다양한 환경적 편익을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접근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빗물을 하수관으로 처리하는 단일 목적의 회색인프라Gray Infrastructure1와 달리 빗물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빗물을 관리하기 위해 식생과 토양을 사용하며, 건조한 환경 안에 자연적 과정을 통합함으로써 강우관리뿐만 아니라 홍수완화, 대기질 관리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한다는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최근 기후변화 대응전략으로서 도시의 건전한 물순환 회복을 위해 조성된 해외의 그린인프라 사례를 선정해 살펴보고 그 속에 적용된 그린인프라의 기술요소, 적용지역, 계획·설계기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린인프라 사례분석 대상지
해외의 그린인프라 사례분석 대상지는 미국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 ASLA의 프로젝트에서 선정했다. ‘Professional Practice Green Infrastructure’에서는 산림과 자연보호지역, 야생생물 서식지와 코리더corridor, 인공습지, 그린스트리트, 옥상·벽면녹화 등의 분류로 구분한 그린인프라 프로젝트를, ‘Designing Our Future: Sustainable Landscapes’에서는 도시조경계획, 공원녹지, 단지조경, 가로조경, 주택정원, 건물조경, 옥상녹화, 하천복원 등 지속가능한 조경설계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그린인프라 정책연구보고서 ‘Green Infrastructure Case Studies: Municipal Policies for Managing Stormwater with Green Infrastructure’에서는 그린인프라 조성사례 프로젝트 사례를 조사했고 이 중에서 11곳의 사례분석 대상지를 선정했다.
김승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 물순환 관리를 위한 빗물 그린인프라스트럭처 실천전략’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국내 녹지제도 개선, 도시열섬 저감 방안,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