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기자수첩] 새해 다짐, 보고 또 보는 잡지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1월

잡지의 매력이 뭘까.

종이라는 것하루살이가 아니라는 것그렇다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것.

전자 매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하늘을 찌를 때만해도 종이 매체는 곧 죽는다는 쉬운 예언들이 판쳤다물론 여전히 종이 매체는 쇠퇴를 거듭 중이지만아직 전자 매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종이의 장점 몇 가지를 부여잡고 끈질긴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쩌면 생각보다 종이의 수명이 더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요즘 신문이나 잡지들은 종이 매체에 전자 매체를 융합해 가는 것이 추세가 됐다.누가 누굴 대체한다기 보다 둘 다 기본이 됐다고나 할까.

 

이유를 추측컨대아직 종이만큼 텍스트를 읽기에 효율성을 부여하는 매체는 없는 듯하고그래서인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아직 종이책에 대한 의존에서 많이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며나이가 들수록 종이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글자를 대하는 것이 너무 피로해지기도 한다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어쨌든 종이가 이 디지털 세상에 맞서 선전하고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월간지의 매력은 하루살이가 아니라는 데 있다그만큼 일간지에 비해 덜 치열하지만 그만큼 깊어야 한다월간지는 한 달을 책상 위에 놓였다가 다음 달 새로운 잡지가 배달될 즈음 책꽂이에 자리 잡게 된다잡지 일생에서 최고의 전성기가 그렇게 지나간다어떻게 보면 초라하지만 사실은 그만한 대접도 없다한 번 보고 버려지는 수많은 종이 인생 중에선 귀족이 아닐까 싶다.게다가 책꽂이에 갇히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읽힐 수 있는 게 잡지다. ‘이게 몇 월호에 실렸더라’ 하면서 이것 저것 꺼내 뒤적여 놓고는순번대로 맞췄던 잡지의 배열을 흐뜨려 놓았던 경험이 한번 씩은 있을 것이다보고 또 보고한 달이 지나도 보고일 년이 지나도 보고그리고 돌려도 보고.그 게 종이 잡지다.

 

종이 잡지는 적당한 삶을 산다요즘 인터넷을 통해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적당한 세대를 거치면 알아서 퇴장해 주니 정말 인간적이기까지 하다물론 요즘 잡지는 모두 디지털화 돼 보관되지만 말이다.그래서 말인데우리 잡지 에코스케이프도 적당한 세월만 살더라도 독자들이 자주 뒤적이고서로 돌려보는 잡지였으면 좋겠다잡지는 기본적으로 열독률이 높지만좀 더 유용한 정보로 더욱 불티나는 잡지가 되길 바라본다.

 

새해 다짐은 자꾸 보고 여럿이 돌려 보는 잡지를 만드는 것!

월간 에코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