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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5) 산책로 조성과 식재 시 유의사항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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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연못에 조성된 목재 데크(제주 비오토피아)

 

수생식물원 산책로 조성

수생식물원의 산책로 역시 일반 정원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소재와 방법으로 계획이 가능하다. 다만 여기에서는 물과 인접하여 연못 위를 지나거나 연못 주변으로 조성되는 데크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물은 사람이 거닐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러나 물이 지닌 매력은 오래전부터 사람을 물가로 이끌었다. 데크는 사람과 연못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데크를 거닐면서 물과 그 속에 자라는 다양한 생명들을 발견하고 일순간 수서환경 안에 또 다른 구성 요소로서 공존하는 느낌을 얻는다. 유연한 수면과 수생식물 군락 사이에서 단단한 질감과 형태로 공간의 디자인적 미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조성되는 사례를 살펴보면 데크 자체가 과도하게 설계되어 부담스럽거나 연못 중앙을 개념 없이 관통하여 전체 수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못의 지형은 일반적으로 평활한 열린 경관이어서 데크의 형태가 가감 없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른 어떤 산책로보다도 디자인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데크는 수평의 수면과 평행하게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평면의 수면 위를 지나는 동선에 경사도가 불필요하기도 하지만 애매한 경사도는 수면과 만나면서 불안정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수면의 높낮이가 다른 두 연못을 데크로 연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면 위로 지나가는 데크는 수면과 평행하게 조성하고 지면에서 경사로를 두거나 계단을 설치하여 처리한다. 지면에서 조성하는 계단은 일반적인 계단 조성과 동일하게 시행한다.


데크는 물가에 조성되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난간이 필요하다. 난간은 가급적 습지 경관에 방해되지 않도록 단순한 형태로 두텁지 않게 조성하는 것이 좋다. 만약 데크 주변의 수심이 30cm 이하라면 난간을 낮게 조성하거나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수심은 연못의 생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마냥 낮게만 할 수는 없다. 때문에 터파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연못은 수심을 다양하게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심이 낮은 곳으로 데크를 설치해도 수면과 데크 면의 높이 차이가 크면 위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수면 바로 위로 데크를 설치해도 안 된다. 최소한 연못 가장자리의 방수턱보다 위로 데크면을 조성하고, 방수턱은 최고 수위보다 일반 연못의 경우 30cm 정도, 대형 연못의 경우 50cm 정도 높게 조성한다. 이는 집중 강우 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연못에 모여들 경우 원활하게 넘쳐흐를 수 있는 수량을 고려한 것이다.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연에 있는 습지에도 관찰로의 목적으로 데크가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데크 하부의 환경 변화다. 습지식물은 보통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데크면이 넓게 조성될 경우 햇빛이 차단되는 면적이 넓어져 희귀한 습지식물의 서식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데크면은 최소 두 사람이 왕복할 수 있는 폭 1.2~2.4m가 적당하며 가급적 측면을 막지 않아 광량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용객이 많은 곳은 중간에 참이나 전망대를 두어 이용의 편의성을 높인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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