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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기법] 수생식물원 조성 기법(3) 해외 수생식물원 조성 사례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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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소개한 평강식물원 습지원을 조성하기 직전 나는 다시 한 번 일본에 있는 하코네습생화원箱根濕生花園을 방문했다. 하코네습생화원은 폐 논을 활용해 다양한 자연습지를 재현한 곳으로 평강식물원 습지원의 모델로 삼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었다. 하코네 습생화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내가 구상하고 있던 습지원에 대해 설명했고 원장은 습생화원 조성 당시부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련된 자료들과 귀한 조언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하코네습생화원, 자연습지 같은 인공습지

하코네습생화원은 습지를 주제로 한 식물원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습지를 주제로 한 전문 식물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코네습생화원은 지금부터 약 40여 년 전인 1976년 개원했으며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에 위치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센코쿠하라 습원을 보전하고, 습지 및 자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하코네습생화원의 내부 전경은 빼어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마치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원 내의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습지라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하코네습생화원은 철저한 계획 아래 생태적인 기반을 구축해 자연의 습지 생태를 재현해 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아름다운 습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일반인에게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경관이 필요함을 인지하여, 가급적 다양한 습지식물을 식재하고 사계절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센코쿠하라습원을 복원하고 동일한 식생 유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지대부터 고층습원까지 다양한 습지식생을 연출했다. 이는 전반적인 습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고층습원의 아름다운 습지식물을 도입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해서 습생화원은 1년 내내 귀한 꽃과 열매가 피고 지며 절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축축한 땅에 대한 배려와 크고 인상적인 고층습원의 호습식물들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대표적인 호습식물인 물파초Lysichiton camtschatcense 는 이른 봄 대군락으로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이외에도 고산앵초류, 고산붓꽃류, 수련과 개연꽃군락 등이 시기별로 연이어 꽃을 피우며 습지원을 장식한다.

 

 

하코네습생화원 개요

▶위치

•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 센코쿠하라 817

▶설립 취지

• 천연기념물인 센코쿠하라습원의 보호

• 일본 자연습원의 모델 설정 및 습원의 보존과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

▶설립 과정

• 1934년, 센코쿠하라습원 일부가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

• 1975년, 센코쿠하라습원 전체 면적과 습원의 물을 공급하는 지하수원 일대가 국가 특별보호지구로 지정

• 1972년, 선석원습원의 보호와 홍보, 관광객 유치 도모 등을 목적으로 센코쿠하라습원 견본원(하코네습생화원) 설립 계획

• 1972년, 계획 예정지의 식생 조사를 위해 ‘하코네자연학술조사단’에 조사 위탁

• 1973년~1975년, 조경 공사, 식재 공사, 묘포 정비, 자료관 건설 공사 등 추진

• 1976년 5월 21일, 개원

▶식물 구성

• 센코쿠하라습원 자생종 및 일본 내 자생하는 다양한 습지식물 전시

• 관람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꽃의 개화 기간 고려

▶식물원 구성

•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생태적 조성 기법 도입

• 습지와 습지 주변 환경을 대표하는 식생 유형을 선발해 총 8개 구역으로 구성

• 습지구역: 저층습원구-진퍼리새초원구-고층습원구-센코쿠하라습원구

• 습지주변구역: 습생림구-낙엽활엽수림구-억새초원구-고산정원구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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