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찬 ([email protected])
우리나라에 만병초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1 970년대부터다. 당시 천리포수목원을 비롯해 전문 식물원과 일부 만병초의 매력에 빠져있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외국의 품종들이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재배에 실패했고 천리포수목원이 그 당시의 품종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에서 만병초는 재배하기가 몹시 까다롭고 어려운 식물로 알려져 있다. 초기 도입자들이 대다수 실패를 경험했던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만병초는 뭔가 특별한 식물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반적인 정원식물에 비해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몇 가지 유의사항 정도만 잘 지켜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이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성공적인 재배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번식이 가능한 농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원예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경북 봉화의 백두대간수목원과 강원도의 하이원리조트, 충청남도의 천리포수목원, 제주의 여미지식물원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만병초를 이용한 정원을 계획하고 조성하면서 만병초원의 대중적 확산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식물원이나 공원, 아파트단지 등 정원을 고민하는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소재와 주제원에 갈증을 느끼던 이들이 하나둘 만병초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병초원을 조성하고자 한다면 먼저 구입이 가능한 만병초를 확인해야 한다. 만병초는 워낙에 품종이 다양하고 품종마다 재배 환경이나 특징이 다소 상이할 수 있어 정확한 학명을 알고 특성을 파악한 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종종 품종명이나 학명이 표기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는 만병초들이 있는데 이 경우 식물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해 재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름을 알아야 내한성과 자라는 형태, 꽃의 색깔, 꽃이 피는 시기 등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정보를 숙지하고 있어야 그 식물에 맞는 재배 환경을 조성하고 세심한 배식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