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길 ([email protected])
지난호 원고에서는 도시 유휴공간으로서 폐도로와 폐철도의 개념과 유형, 의미와 사례 등을 살펴봤다. 이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 사례를 조사하면서 필자가 폐도나 폐선 복원 관련 설계나 모니터링에 관여한 것이 적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짧게는 3~4년이 지났고 과거에 진행한 작업이 대부분이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생태복원 분야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번 원고에서는 폐도·폐선 복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폐도나 폐선의 복원과 관련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선형의 공간으로서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짧게는 수백 미터, 길게는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선형적 공간으로서의 특성을 고려해서 계획, 설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접근을 하다 보면 주변의 토지이용과 밀접한 관련성을 고려하게 된다. 즉 도심지역을 지나는 곳에서는 휴식 중심의 공원형 공간으로 만들어지겠지만, 자연지역을 접한 곳은 생태적 접근을 하거나 최근의 주요 이슈인 치유의 공간으로 접근하는 대안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철도 교량도 하나의 좋은 설계 아이템이 된다. 또한 긴 선형 공간의 특성을 활용해 구간마다 스토리 텔링을 도입하는 것도 좋다. 무조건 생태적일 필요는 없다. 이곳과 관련된 역사나 문화, 주변의 주요 자원, 복원된 지역의 내부 환경과 생물종, 그리고 특색 있는 주제들을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도 좋다.
선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특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폐도로나 폐선로의 규격에 따라서 폭의 차이가 천차만별이지만 주변의 토지이용에 따라서 적절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