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찬 ([email protected])
월가든
월가든Wall Garden은 이름 그대로 담장을 쌓아 만든 정원이다. 담장의 윗면과 수직면 돌 틈에 고산식물을 비롯한 암석 식물을 소재로 암석원 조성 기법에 맞게 식재하는 정원 양식이다. 월가든은 차갑고 경직된 느낌을 주는 담장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아름답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가치를 향상시킨다. 자연 둔덕의 한쪽사면을 이용하여 옹벽처럼 만드는 방법과 평지에 낮은 돌담을 쌓아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후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월가든은 바람이 적고 햇빛이 잘 드는 평지에 조성하는 것이 좋다. 규모는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최소한 폭 0.5m, 높이 0.6m, 길이 2m 정도는 되어야 한다. 돌은 편평한 형태의 편암片岩을 주로 사용한다. 편암은 돌을 쌓았을 때 안정감이 있고 돌과 돌 사이에 식물을 심기에 용이하다. 크기는30cm×20cm×10cm 정도가 좋지만 규격에 맞는 것을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운반하기 쉽고 편평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단, 너무 작은 것은 돌을 쌓기가 어려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월가든 조성지 하부는 터파기를 하고 자갈을 메워배수층을 조성해야 한다. 우천 시 빗물이 아래쪽으로 재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굵은 자갈과 정제마사를 차례로 포설하고 배수층 밑으로는 배관을 연결하여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한다. 배수층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을 경우 빗물이 돌담 사이로 흐르면서 용토가 유실되거나 식물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배수층 조성 및 용토 포설은 암석원 조성 방법과 유사하며 식물은 고산식물 또는 다육식물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주로 쌓아올린 돌 틈에 식재하기 때문에 아래로 늘어져서 잘 퍼지고 건조에 강한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조성 방법
① 재료: 자연석(300mm×200mm×100mm), 자갈, 굵은 마사, 진흙
② 용토(피트모스 : 마사 : 부엽 = 1 : 3 : 1)
③ 월가든은 폭 0.5~0.6m, 높이 0.6~1.0m 정도로 하고 길이는 여건에 따라 조절한다.
④ 조성지를 깊이 20cm 내외로 터파기하고 자갈 등으로 채워 배수층을 조성한다.
⑤ 조성지의 지면을 고르게 정리하고 계획된 폭과 길이에 맞게 각 모서리에 기둥을 세운다. 기둥은 위치를 잡고 줄을 치기 위한 것으로 각목이나 파이프 등을 이용하면 된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