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email protected])
정원 팀장님! 뉴욕은 잘 다녀오셨나요? 뉴욕 출장으로 교육의 공백이 생겼네요.
팀장 잘 다녀왔어요. 교육이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뉴욕의 하이라인을 통해 옥상녹화설계를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하이라인을 통해 옥상녹화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답니다.
정원 알겠습니다.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인해 하이라인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팀장 그렇기도 하지만 하이라인은 전 세계에서 이미 그 자체로 걸작masterpiece으로 부를 정도의 가치를 갖게 됐습니다.
정원 고가철도를 공원화한 곳이 그렇게 불린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팀장님께서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팀장 그럴게요. 하이라인이 그렇게 불리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민간단체 주도로 만든 공원, 길고 아름다운 옥상공원, 완벽함에 가까운 설계와 시공, 연간 수백만 명 이상의 방문객 등이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 고유명사가 생겼는데 ‘The High Line, The High Line Effect, Friends of the High Line’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하이라인파크를 그냥 하이라인이라고 말할 테니 이해하세요.
정원 민간단체 주도로 만들었다는데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팀장 정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우선 하이라인의 위치를 살펴볼게요(사진1).
정원 녹색으로 된 부분이 하이라인이군요. 전체 길이는 어느 정도 되나요
팀장 전체는 약 2330m 정도 됩니다. 하이라인의 탄생 배경을 살펴볼게요. 고가철로가 만들어지기 전인 1934년 이전 이곳에는 많은 차가 다녔고 사고도 잦아서 ‘죽음의 거리death Ave.’라고 불렸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화물운송을 위한 고가철도를 건설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얼마나 복잡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사진2). 사고를 막으려고 카우보이를 고용했을 정도니까요.
정원 정말 복잡했군요. 이곳에 중요한 공장들이 있었나 봅니다.
팀장 맞아요. 그곳 명칭이 Meatpacking District라고 하니 육가공업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지금은 패션의 거리가 됐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고가철도를 만들었고 고가철도가 건물을 통과하면서 짐을 싣거나 내리도록 한 독특한 철도가 되었답니다. 지금도 하이라인을 가면 그 흔적들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고가철도를 운행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1980년에 고가철도의 열차운행을 중단해 폐허가 됐죠. 마침내 뉴욕시는 1999년 골칫거리였던 고가철도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고가철도를 이용했던 주민들이 공청회를 열었고 고가도로를 지키기로 의기투합했죠. 이 공청회에서 하이라인을 만든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인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와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가 만났고 두 사람이 주축이 돼 ‘하이라인 친구들’이란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정원 그 유명한 하이라인 친구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거군요. 그 두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것은 사실인가요?
팀장 하하. 맞아요. 원래 그 근처가 동성애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사귄것은 아니랍니다. 공청회에서 만나 같은 목적을 위해 잘 협력한 것이지요. 하여튼 두 사람은 ‘하이라인 친구들’이란 단체를 만들어 뉴욕시와 법정소송을 벌였습니다. 여기에는 하이라인의 하부 토지를 소유한 지주, 하이라인의 지상권을 가진 협회 등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이것을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06년도에 드디어 뉴욕시와 하이라인을 공원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잠시 후에 이 과정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할게요.
정원 결국 지자체를 상대로 법정싸움까지 벌여서 이겼다는 거네요. 시민단체의 승리인가요?
팀장 정당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승리한 것이지요. 뉴욕시도 소송과 협의 과정에서 공원조성이 타당하고 경제적 효과도 좋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럼 정원 양은 하이라인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나요?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