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길 ([email protected])
지난 글에서는 도시의 생태적 공간의 확대와 생태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전반적인 방향을 언급했다. 최근 환경부 담당자로부터 축과 망의 구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가 왔다. 법령, 제도, 지침 등에서도 축axis과 망network은 혼용되고 있다. 공원녹지계획 수립 지침에서 축과 망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진 않았다. 그동안 필자는 더욱 체계적인 생태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축과 망을 생각해 보았다.
생태축과 생태네트워크는 파편화된 공간들을 연결하기 위한 계획 용어로서 규모와 기능 및 성격에 따라서 분류했다. 규모에서 축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공간을 연결할 때, 강한 선형적 연결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한반도 생태축, 광역 생태축, 백두대간 생태축 등이 예이다. 그에 비해 망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간을 연결할 때 사용된다. 축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연결 형태가 만들어지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도시생태네트워크, 단지생태네트워크 등이 있다. 다만 경관생태학도 이 개념을 사용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관생태학은 일종의 규모scale에 관한 학문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인지, 도시 차원인지에 따라서 축과 망의 규모가 달라진다.
기능과 성격으로 분류하면 축과 망의 혼용은 더 심해진다. 이 둘은 인간 중심의 여가공간 활용, 보행동선 확보를 위한 녹지 등을 연결할 때 녹지축, 그린웨이green way 등의 개념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을 띤다. 반대로 자연의 생태적 기능을 우선할 경우에는 자연생태계 기능 향상을 위한 단일 서식처 보호가 아닌 서식처 연결의 개념으로 많이 사용한다. 녹지네트워크, 코리더corridor 등이 대표적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파편화된 녹지 등 일단의 토지 등을 연결하는 선형線形 또는 여러 선형의 연계망網形이라는 점은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즉 국토나 도시의 핵심을 이루는 중추적 연결선을 ‘축’으로, 이 축들을 더욱 상세히 서로 연결해 그물망처럼 구성된 것을 ‘망’으로 정의할 수 있다.
도시에서 생태적 공간을 확대하는 세부적인 방법을 제안하기 전에 일부러 개념을 언급한 것은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명쾌한 개념이 세워지고 그에 따른 대책이 마련돼 법제화로 진전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보다 세부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이번 원고에서는 도시의 생태적 공간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면적인 공간, 선적인 공간, 그리고 점적인 공간으로 구분해 짚어보고자 한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