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 도심 속에서 다시 피어나다
600년 역사의 지층을 품고 있는 서울의 도심은 근대화와 현대화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격변의 시기를 견뎌냈다. 그럼에도 서울의 역사와 문화유산은 무분별한 철거와 재개발 그리고 전쟁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근대문화유산의 보전과 도심 재개발이라는 서로 다른과 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중구 정동이다. 정동은 서구 열강의 공사관이 밀집해 있던 곳으로, 조선 후기인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조선에 대한 보다 많은 영향력을 갖기 위해 벌어진 여러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격동의 구한말을 통과한 역사적 장소 한편에 구 러시아 공사관이 있다. 처음 러시아 공사관이 지어질 때, 이곳은 정동 어디서든지 쉽게 알아보고 찾을 수 있었다. 도심 개발로 고층 빌딩이 들어선 후 이제는 가까이 가지 않고는 그 존재를 인지하기도 어렵다. 6·25 전쟁과 무분별한 개발을 겪으며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훼손되기 전의 건물의 모습이 배치도로만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을 뿐, 이곳이 구한말 아관파천(1896)이 발생한 역사적 공간임을 인지시키는 정보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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