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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설계 자격제의 문제와 대안] 영국과 독일의 조경사 제도
  • 환경과조경 2022년 8월

필자는 한국, 미국, 독일, 영국에서 수년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조경사 제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이를 토대로 영국과 독일의 조경사 제도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와 다르게 영국과 독일에는 조경사 제도 필기 시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문 교육(조경학과)을 받은 실무자에게 요구되는 조건이나 조경사가 되기 위한 시간적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두 나라 모두 교육과 실무를 중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조경사 자격이 주어진다.

 

영국과 독일에서 조경사 자격을 취득한 실무자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각 나라의 조경사가 되기 위한 절차를 알아보고 장단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공통점은, 해당 과정은 조경사 자격증 취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 자체가 본인의 커리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점이다.

 

영국 조경사 취득 절차

우선 영국의 조경사 제도인 CMLI(Chartered Membership of the Landscape Institute)는 교육과 실무 모두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했음을 확인시켜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자격이다. 조경사가 되려면 구술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전문 조경 교육을 마치고 조경협회의 어소시에이츠(Associate) 회원이 된 후 온라인 시스템 (P2C, Pathway to Chartership)에 등록해야 한다.

 

실무 시작 후 시험에 합격하는 데 평균 3년 정도 소요되고, 조경사 실라버스(Chartership Syllabus)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이해가 있는 경우 훨씬 더 빨리 취득할 수 있다. 시험의 내용이 담긴 조경사 실라버스는 6개 요소(전문적 판단, 윤리 및 가치/조직 및 관리/평가/구현/옵션 및 전략/지속적인 전문성 개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지원자는 멘토를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멘토는 지원자를 돕는 전문가로 최소 18개월 이상 CMLI의 공인 자격을 유지한 자들이다. 이들의 조언과 도움을 바탕으로 학습을 계획하고 검토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멘토는 비공식적 미팅과 공식적 분기별 검토 회의에서 진행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멘토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지원자의 학습 목표와 관련된 이해도를 레벨0~레벨4로 구분하여 점검하고 공식적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 시험을 준비하려면 대부분의 실라버스에서 레벨2 수준을, 특정 경험과 지식에서는 레벨3 수준을 보유해야 하며, 테스트 결과에 레벨0이 있으면 시험 응시가 불가능하다.

 

매 분기 수행한 프로젝트와 지원자의 발전 사항이 기록된 개발로그(Development Logs) 등이 포함된 개발팩(Development Pack)을 제작해 제출해야 한다. 지원자가 구술 시험 응시 준비를 완료하면 멘토는 감독관에게 시험 통지서를 제출한다.1 감독관은 제출한 모든 개발팩과 멘토 리뷰 검토 후 시험을 승인할지 거부할지 결정한다.

 

구술 시험은 약 40~45분 동안 진행되며 두 명의 조경협회 전문 공인 회원이 실시한다. 시험관은 개발팩, 이력서, 멘토 리뷰 및 감독자 피드백 등 P2C 계정에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고 조경사 실라버스를 기반으로 한 지식을 테스트한다. 지원자가 참여한 프로젝트를 참조하여 기본 원칙에 대한 지원자의 이해도를 평가한다. 세부적으로는 경관과 환경 실천에 대한 체계적이고 비판적인 이해, 영국 조경 전문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이해, 개인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 분석, 전체 조경사 실라버스에 대한 지식과 이해와 이를 실제로 적용한 경험,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 미래 평생 학습을 관리하는 능력 등을 시험에서 점검한다. 시험에 통과한 조경사는 이름 뒤에 CMLI를 사용할 수 있다.

 

환경과조경 412(2022년 8월호수록본 일부

 

각주 1. 감독관은 조경사 경력 5년 이상인 전문가이며, 조경협회가 소정의 보수를 제공한다.

 

이윤주는 런던의 마샤 슈워츠(Martha Schwartz Partners)와 독일의 라이너 슈미트(Rainer Schmidt) 사무실에서 실무를 했고, 2018년 귀국해 박경의와 함께 엘피스케이프를 설립했다. 다양한 분야와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주변과 조화롭고 독창성 있는 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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