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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튜디오 loci] 브릭웰 정원 Brickwell Garden
  • 박승진
  • 환경과조경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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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청오

 

공공의 취향

길을 걷다 보면 공사 현장을 자주 마주친다. 높은 가설 펜스가 설치되고 공사 분진과 소음을 막아줄 가림막도 놓인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궁금증이 유발된다. 친절한 건축주라면 크게 확대한 조감도라도 벽면에 그려 넣지만, 그만그만한 현장에는 일반적인 공사 개요와 현장 소장 연락처 정도로 그친다. 건설 장비가 수시로 드나들고 그로 인한 소음, 공사 분진이 발생하기에 언제나 민원이 들끓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사 현장을 이웃한 주민들의 고충도 나름 이해가 간다.

 

통의동이라는 말에 우선 솔깃했다. 몇 해 전 사무실을 옮기고자 시내 곳곳을 알아보던 중, 통의동에 나름 근사한 적산 가옥을 발견하고 계약 직전까지 같으나 결국 무산된 적이 있었다. 집이 되었건 일터가 되었건 한 번쯤은 터를 잡아 보고 싶은 동네였다. 작은 설계사무실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을 가리는 것이 가당치 않겠으나, 관심 있는 동네의 프로젝트는 일단 환영이다.

 

백송터 앞 대상지는 여느 현장처럼 가설 펜스로 둘러쳐 있었다. 생각보다 비좁은 도로, 사방이 주택으로 둘러싸인 부지 조건이 눈에 들어왔다. 건축 설계는 끝이 났고, 이제 막 시공사가 정해져 공사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백송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다지 크지 않은 건물에서 이웃한 백송터와의 관계는 중요한 것이었다. 오래전에 태풍에 쓰러진 후 육중한 밑둥치만 남은 고목. 마치 고목의 유해를 견고히 호위하듯 둘레에 새로 심어진 젊은 백송 네 그루. 건축주의 생각은 확고했다. 건축물의 공지는 당연히 백송과 연결되어야 하고, 그 지점이 설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했다. 건축 설계는 이미 상당한 시간 동안 수많은 대안을 검토했고, 결론은 브릭웰brickwell(벽돌우물)이었다. 행태와 재료의 콘셉트를 한마디로 아우르는 개념이다. ...(중략)...

 

환경과조경 388(2020년 8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총괄디자인 스튜디오 loci(박승진)

진행디자인 스튜디오 loci(최상민구보배장수연오지훈)

건축 설계 SoA(강예린이치훈)

조경 시공 태극조경(금교식)

건축주 기산과학(강태선)

위치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35-17

설계 기간 2018~2019

준공 2020. 6.

사진 유청오

 

박승진은 아직까지 조경 설계라는 마당을 떠난 적이 없으며이 마당에 맞닿아 살고 있는 다양한 이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고 있다조경이라는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가치 있고 정교한 작업을 늘 꿈꾸지만 그것도 만만치가 않다그래도 읽고쓰고가르치며배우는 일상에 감사하고 있다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디자인을 공부했고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조경설계 서안에서 설계 실무를 거쳐 2007년 디자인 스튜디오 loci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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