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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튜디오 loci] 어퍼하우스 남산 전시관 Upper House Namsan Exhibit Hall
  • 박승진
  • 환경과조경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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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고민 없이 작업 의뢰를 수락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예상되는 작업량에 비해 현저히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와 작업이 까다롭고 보상이 적어도 그 이상의 재미가 보장되는 경우.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일한 만큼 받게 되어 있고, 보상이 클수록 재미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설계 사무실의 많은 작업은 이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래도 가끔은 일탈의 수준을 넘나드는 작업을 상상할 때가 있는데, 어퍼하우스(Upper House) 남산 전시관이 여기에 해당됐다. 보상보다는 재미’. 이때 재미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낯선 미적 쾌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용도가 폐기된 넓은 실내는 낯선 공간이다. 바닥과 천장, 벽과 창만 남은 이 단순한 구조체는 2,700m3의 큰 용적을 갖는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사뭇 영화적이다. 사각 틀을 통과한 빛은 거침없이 바닥에 닿고, 서서히 움직인다. 아침의 빛은 가볍고 신선하며 늦은 오후의 빛은 지쳐 있고 농도가 짙다. 실내 공간은 자연을 배척한다. 빛은 제한적이고 공기와 물의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살아있는 식물은 실내에서 스스로 생육할 수 없다. 실내라는 공간적 한계, 여기에 자연의 일부를 이식한다는 역설에서 이 작업은 출발했다. 3개월 남짓 유지되는 한시적 설치 작업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중략)...

 

환경과조경 388(2020년 8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디자인 스튜디오 loci(박승진)

조경 시공 태극조경

건축 설계 두마인드오피스(민준기장별)

발주 어퍼하우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60.199

면적 900m2

준공 2019. 6.

사진 장미

 

박승진은 아직까지 조경 설계라는 마당을 떠난 적이 없으며, 이 마당에 맞닿아 살고 있는 다양한 이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고 있다. 조경이라는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가치 있고 정교한 작업을 늘 꿈꾸지만 그것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읽고, 쓰고, 가르치며, 배우는 일상에 감사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디자인을 공부했고,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조경설계 서안에서 설계 실무를 거쳐 2007년 디자인 스튜디오 loci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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