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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팀 동산바치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
  • 환경과조경 2018년 5월

팀 동산바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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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식목일, 학생점자도서관에서 다 같이 호미를 들고 있다.)

최영준(이하 최) 그러고 보니 이 동네였죠? 3년 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AP의 대상지를 보고 걸어서 국숫집에 들어갔던 게.

김지환(이하 김) 그러네요. 오늘처럼 비가 오려는 날씨였는데.

안기수(이하 안) 카톡 전화만 엄청나게 하다가 처음 만났었지.

도면 놓고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만, 우리의 조경 토크가 국수 면발만큼이나 길게 길게 이어졌죠.

사실 우리가 참 다른 사람들인데 말이나 톡이 끊이지가 않았어요.

다르니까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었겠지. 내가 시공이야기하면 너희 둘이 재미있었을 거고, 지환이가 하는 정원 설계는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고, 지환이는 영준이가 미국 일, 중국 일 하는 게 재밌었을 거고.

그러게요. 우리가 비교적 좁은 조경 테두리 안에서 서로 큰 교차 없이 지내오다가 ‘지붕감각’(2015 YAP,『 환경과조경』 2015년 8월호, pp.142~143 참조)을 접점으로 삼아 여기까지 왔네요.

제가 몸담았던 회사의 시공을 안 팀장님이 계속 맡아주셨고, 영준 형과는 나름대로 국제적인 합사를 했었는데, 결국 ‘지붕감각’ 덕에 여기까지!

SoA(2015 YAP 당선팀)의 이치훈 소장님과 스튜디오 엘의 이대영 소장님은 명예 멤버쯤 되는 거네.

하하, 그렇습니다. 근데 이제 남은 맥문동은 어디에 더 심을까요?

기수 형이 더 던져주시죠.

그래, 조오기가 좀 비어 있네. 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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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의 주인공인 섬분꽃나무를 심으려 한다.)

안 형이 무릎이 좋지 않으니 제가 일단 돌을 옮기고 분을 빼볼게요. 이 정도는 형에게 많이 배워서 이제 후딱 합니다.

솜씨가 프로네요.

사실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다면 이런 거 전혀 몰랐을 거예요. 안 팀장님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웠죠.

맞아요. 우리는 각자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려왔죠.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궤적, 서로의 매력과 마력의 힘!

맞아요. 특히 안 팀장님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유명할 정도로 멘토 역할을 잘해주셔서, 설계할 때 시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죠.

안 팀장님의 전문 지식과 친절한 해설이 우리의 목마름에 얼마나 큰 해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촉매제가 되었다면 기쁘지. 그런데 너희 둘도 다른 환경에서 다른 전문 지식, 내공을 쌓아 와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최 소장은 한국 일 할 때 김 소장에게 한국의 실정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김 소장도 설계에 대해 의논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 것 같아 좋아 보여.

정말 저는 김 소장님 없이는 한국에서 아무 일도 못했을 거예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제반 지식뿐만 아니라 냉철한 판단을 듣고 의논하며 좋은 조경 시스템을 많이 구상할 수 있게 되어서 더 좋아요.

제가 조경의 문화를 바꾸고자 만든 조경작업장 라디오LADIO의 비전이 거기에 있습니다.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좋은 선례가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겠지.

믿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30도만 틀어볼까요? ...(중략)...

 

* 환경과조경 361호(2018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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