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지방자치의 가장 큰 힘은 시민으로부터 나오며, 지방자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위한 행정으로 시민들과 밀접한 정책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의회 선거 부활을 통해 지방자치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 지방자치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시민들이 소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적으로는 성립되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치와 분권이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는 결과가 있다. 2012년 효과적 민주주의 지수(EDI)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80개 나라 중 53위로 평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자치와 분권 차원에서 한국의 정치수준은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치와 분권을 통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에 의한 자치분권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정책이나 정치에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주민자치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자치의 도시를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 추세에 맞추어 소수의 뛰어난 전문가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시민이 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집단지성의 철학에 기초함이 바람직하다. 집단지성이란 여러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해 달성하는 집단적 능력을 의미한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집단지성은 전문가의 견해보다 더 정확한 예측이나 답을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의 손으로 도시를 만드는 주민자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민이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여 실제로 도시를 바꿔나갈 수도 있고, 지방재정운영에 대해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을 자기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커뮤니티 디자인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주민자치 방법 중에서 본 글은 그동안 필자가 학자로서 행정가로서 주민자치 도시의 가능성을 실천한 수원시의 마을만들기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