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관리형 도시설계(WSUD, Water Sensitive Urban Design)
개발 이전의 수문학적 특성을 유지·회복하기 위해 단지조성에서 소규모 빗물관리 시설의 적용에 이르기까지, 유출수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빗물이 관리되도록 하는 토지 개발 방식을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이라고 한다(City of LA, 2009). 이러한 목적을 위해 설치된 빗물정원, 옥상녹화, 잔디도랑, 잔디블록포장 등의 시설은 대부분 자연의 소재인 토양과 식생 위주로 구성되는데, 기존의 콘크리트 중심(Gray Infrastructure)의 도시 물관리 시설과 대비하여 협의의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로 통용되기에 이르렀다(New York City, 2010). 또한, 빗물을 일률적으로 관거로 모아서 방류하거나 하수처리장에서 정화하여 하천으로 내보내는 중앙집중형(End of Pipe)에서, 소규모로 발생원에서 분산하여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 또는 병행한다는 측면에서 분산형 빗물관리(Decentral Rainwater Management)로 불리게 되었다(Sieker, F., Kaiser, M., Sieker, H., 2006).
이러한 분산형 빗물관리에는 증발산/침투와 같은 ‘자연 물순환 기능’과 서비스용수의 빗물이용, 첨두유출 저감 그리고 비점오염 저감과 같은 ‘도시 물관리 기능’이 있다. 증발산과 침투를 통해 도시 미기후를 개선시키고, 지하수가 함양되어 동식물의 서식처가 보호될 뿐만 아니라, 수자원이 보전되어 자연과 후세대를 위한 방법이 된다. 또한, 첨두유출을 저감하는 기능은 도시 침수로부터 스스로 뿐만 아니라, 저지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정량적이고 생태적인 기능의 목표량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문학적 분석과 모의(simulation) 결과를 통해 필요한 시설 설계용량을 산출해야 한다. 또, 해당 시설들이 목표하는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오픈 스페이스와 기존 도시 배수체계에 효율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이때, 연계되는 빗물관리 시설이 물순환 관리 기능의 정량적 목표 달성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도시 오픈 스페이스 구성요소로서 사회 공동체 형성, 도시 어메니티 등과 같은 사회적, 미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성적 가치들이 정량적 목표와 함께 달성되도록 하는, 분산형 빗물관리의 조경설계적 접근이 ‘물순환 관리형 도시설계(WSUD)’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