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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배경과 의의
  • 환경과조경 2013년 5월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단순히 예쁜 꽃과 나무, 정원용품, 시설물 등을 나열한 전시박람회가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증대하는 생명산업의 장이며 한편으로는 전시, 문화, 힐링 등을 총망라하는 융합산업의 장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인 순천만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계획된 생명문화박람회이다. 다시 말하면 매년 300만 명 가량의 탐방객이 찾아오는 순천만의 생태적 수용력을 유지하고 도시의 확장에 따른 환경압력을 줄여 에코벨트를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다. 따라서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유치하게 된 배경과 의의를 살펴본다.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의의  
인간은 수렵채취의 시대를 벗어나 가축과 작물을 기르기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면서 집과 농토를 만들어 모여 살기 시작하였다. 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인간이 끊임없이 자연을 동경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었다. 개인의 집에, 동네에, 도시 전체에 먹을거리를 위해 작물을 재배하였고, 아름다움을 위해 관상용 나무를 심었다. 따라서 정원의 중요한 특징은 자연에 의지하며 자원을 얻으며 살았던 인간이 담을 두르고 스스로 만든 토지를 가꾸면서 보호하려는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종류와 기능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정원은 일반적으로 시각적, 신체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열락정원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화려한 계단식 정원, 프랑스의 기하학적 정원, 일본의 축소지향적 정원, 영국의 자연풍경식 정원 등은 모두 빼어난 경관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상위주의 정원은 최근 휴식과 치유, 소통과 이해의 공간으로 그 기능이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 ‘정원가꾸기’는 최고의 정신적, 육체적 활동이며, 옛 조상이 살던 숲과 자연을 동경하는 인간의 본능적 행위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원을 가꾸는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다. 정원문화의 완성은 단순한 정원만들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가꾸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치유와 건강과 자긍심이 개인과, 지역사회에 충만하게 되고 구성원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박람회 기간 동안 개최되는 습지보전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은 순천만보전에 많은 유용한 정보와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박람회장에 펼쳐지는 11개소의 세계정원에서 각국의 고유문화를 체험하고 정원을 통한 즐거움과 치유를 느낄 수 있다. 국내외 정원디자이너, 기업, 도시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주제로 조성한 참여정원은 정원미학과 참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영국의 유명한 건축·조경가 찰스 젱스가 순천시의 풍경과 순천만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정원인 ‘순천호수정원’은 세계정원 구역의 메인공간으로, 영국 첼시플라워 쇼의 금상 수상자 황지해 씨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과 더불어 현대정원문화의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정원박람회 동안 치러지게 될 크고 작은 많은 문화행사에는 전문예술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여 정원을 통한 나눔과 소통의 미덕을 보여줄 것이다. 정원해설사를 비롯한 자원봉사자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 참여와 봉사의 소중함이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할 것이다.
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하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얻는 가치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생태적 가치, 심리적 가치, 문화적 가치가 훨씬 더 클 것으로 확신한다. 박람회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수를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보다 관람객의 만족과 순천시민의 참여를 통해 나타나는 건강한 도시문화의 창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관계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노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글로 표현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순천은 오랫동안 교육과 교통의 중심지로 전남 동부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지난 시절 급격한 산업발달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산업적, 경제적으로는 다소 뒤쳐졌을지라도 생태문화적으로는 뛰어난 잠재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순천시는 생태문화의 가치에 주목하였으며, 생태문화의 지속가능한 보전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간파하였다.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한 민관학의 협력을 바탕으로 순천만은 생태관광의 모델지역으로 발전하여 순천시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순천만 보전을 전제로 개최된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순천시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인식의 전환이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생태문화의 지속가능한 보전이 도시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정원을 통해 누리는 즐거움과 여유로 이해 우리는 치유를 통한 생명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정원 ‘순천만’과 인간의 정원 ‘정원박람회장’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역과 세계가 소통하고, 세계인이 함께 나누고 누리는 생태수도 순천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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