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림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순천만 습지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300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때문에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 에코벨트의 방안으로서 선택된 키워드가 바로 ‘정원’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확장을막고, 순천만을 보호하는 완충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 것. 이러한 기대를 안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문을 연다. 최덕림 정원관리본부장은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 선정부터 개장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 대표로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인 TED에 강연자로 나서 생태계 보전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음을 알려 정원박람회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정원을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모델”이라고 말하는 최 본부장은 이번 박람회가 생태도시를 너머 생태국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습지와 정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만남을 주선한 최덕림 본부장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순천만 훼손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 방안으로 ‘정원’이 선택되었습니다. 에코벨트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텐데, ‘정원’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지?
순천만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그러다보니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왔고, 국제습지센터를 현재 박람회장 입구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주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도심이 더 이상 순천만으로 확장하지 않도록 에코벨트를 만들어 완충공간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상된 취지입니다. 에코벨트를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 정원 이야기』의 저자 고정희 박사에게 유럽에 정원박람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생소했기에 많은 토론을 거쳤고,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정원박람회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적인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순천만이 생태적이다 보니 정원으로 생각이 귀결될 수 있었을 겁니다. 순천에는 순천만이라는 생태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태적인 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생태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까지 생태적인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정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습니까?
시민들이 좋은 공원이 생겨서 좋다고 느낀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에게 국가의 일을 지방에서 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도 한 없이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 보람이 약해질 때도 있습니다. PRT 민자 유치를 통해서 지원을 끌어내었는데, 지정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여 문제된 바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순천만의 생태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했죠. 유리창을 닦은 사람이 깨는 것이지, 닦지 않은 사람은 깰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한 실수의 책임은 내가 감당하면 됩니다. 그게 겁난다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징계를 받더라도 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명성의 정원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닌, 행복감을 전해줄 수 있는 박람회가 되어야 합니다. 순천만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식물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의 보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순천만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곳에 조성된 정원을 통해서 시민들의 자부심이 올라가고, 외부의 호응을 얻으면 시민들 스스로가 보존하려 할 것입니다. 저는 이곳의 우리 전통정원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따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 곳에 조성해놓으니 한국의 정원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 정원을 두고 한 걸음 너머서면 선비 정원이 있고, 우리 어머니들이 이용하던 폭포수가 흐르는 소망의 정원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정원의 특징을 꼽자면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서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정원과 다른 나라의 정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조경을 공부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우리의 정원문화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박람회를 세계적인 명성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과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