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금옥((주)이산 조경부 전무이사)
지난 2010년, 국내 조경계의 이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조경가들이 힘을 합쳐, 놀이시설이 아직 열악한 라오스 비엔티안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기부하고 돌아온 것. 이 프로젝트는 여성조경인((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의 주최로 한국 놀이시설물 업체의 시설물 기부와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숙련된 기술진으로 구성된 기부사업단은 단기간에 정확한 시공 및 조립으로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고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기쁨을 주었다. 한국의 조경가로, 여성으로서 희망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변금옥 전무((주)이산 조경부)가 있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조경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혹자는 “한국에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2010년 그때 라오스까지 가서 기부사업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Vision’을 넓히기 위한 시험이었습니다. 또 과정이었습니다. 행동으로 옮긴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부행사 이후 LAWN(Landscape Architect Woman’s Network, 여성조경인모임)을 결성하여 각 분야의 여성조경인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나를 알고 서로를 알고 세계를 알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로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라오스 어린이 놀이터는 라오스 내에서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고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 벽화에 새겨 넣은 한국조경사회 및 참여 업체의 기부사업의 의미는 가끔 우리 관광객들의 감상을 통해 소소히 전달받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미 기부된 시설의 유지관리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입니다. 라오스 놀이터는 2회 정도 유지관리 할 수 있는 금액을 남겨놓았고, 각 업체에서는 비정기적이긴 하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시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기부 받은 라오스 비엔티
안시에서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 늘 걱정스럽습니다. 벌써 놀이터 공간에 기타 조악한 시설과 잡상인들이 북적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회참여활동 중 기부사업은 이후에 계속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유지관리업무에 관한 직접적이고도 총괄적인 마인드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배려와 기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실천해야하는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경 선배로서 실천을 통해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 받았던 우리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그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이웃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