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인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해마다 ‘올해의 조경인’과 ‘조경계 10대 뉴스’를 정리하다보면 어느덧 흘러버린 한 해를 마감하며 ‘송년’을 준비하고 있음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2010년을 마무리하다보니 인위적인 눈금의 의미 때문인지 자연스레 조경분야의 10년, 잡지사의 10년을 돌이켜 보게 된다. 다시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세기의 변화를 맞은 첫 10년을 돌아보는 것이 다소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적 이슈가 아닌 조경분야의 이슈, 내부적인 이슈를 담기에 본지에 기록으로 남은 자료들을 통한 지극히 주관적인 감회로 사설을 풀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10년의 키워드
10년의 이야기를 한정된 지면에 정리하려니 턱없이 부족하지만, 단편적 예시로 짧게 훑어본 이야기 속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키워드이다. 2000년대에 제시된 조경분야의 전망과 관련한 키워드랄까.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정체성 재정립, 대중화, 환경, 조경관련 법규, 단합, 생태, 상상력, 디지털, 지역공동체, 참여, 생태도시, 장소, 문화, 전문적 파트너십, 조경의 지속가능성, 새로운 일거리, 비전, 제도개선, 신기술과 소재개발, 국제교류,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조경문화, 국제화, 디자인, 전 도시적 환경계획, 기획 및 정책, 활동영역 확장, 적극적 역할, 새로운 방향, 사회적 인지도, 창의조경, 기부문화, 조경폴리틱스, 통합과 조정, 조경가 양성, 국제화, 다변화, 상생, 공공성, 거버넌스, 녹색정책….”
어렵지 않게 문장 속에서 읽혀진 단어들이자 10년전부터 지금까지 조경분야 내에 지속적으로 떠다니는 단어들이라는 점이 다소 신기할 정도다(역시 주관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2000년부터 이야기되고 있는 정체성 확립이나 대중화, 조경가 양성 등은 아직까지도 단골 메뉴이고, 국제화는 모두 다 인식은 하면서도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반성해 볼 일이다.
물론 아무 변화도 없었던 것은 아니나 확대된 외형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끊임없이 말하고, 듣는 주요 키워드이면서도 그저 여전히 흘려듣게 되는 잔소리이자, 지켜질 수 없는 약속으로 치부되지 않았는지 우리 스스로 자성해 볼 문제다. 초기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최근 조금 움직임이 보이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특성과 짧아진 유행주기를 생각한다면 조경분야만이 너무도 느린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며, 그 시간 속에 항상 우리에게 어떠한 가치가 주어져 있었고, 또 어떠한 가치가 중요해져 왔는지 인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트렌드를 가장 잘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