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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물순환지도Hydrotope Map 작성의 필요성과 과제 통일성 있는 지도 형태의 면적面的 물수지 값 필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그린(빗물)인프라 등의 이름으로 도시 물순환을 개선하고자 하는 법제 정비와 시범사업들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러한 새로운 물관리 접근 방법이 나아가는 방향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임의의 시설이나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 평가의 기준, 기술의 표준은 해당 분야의 발전과 전개 과정을 결정짓는 핵심적 사안이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기술 분야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에서는 이러한 표준이나 기준을 선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저영향개발, 그린인프라 관련 시설 용량 산정, 목표 설정 등의 기준은 과연 어떠한가. 환경부의 저영향개발: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역할 강조 환경부의 『건강한 물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저영향개발(LID) 기술요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설치하는 목적에 따라 시설 용량은 저감 대상 유역 면적과 시설 내 체류 시간, 여과 속도, 제거 효율, 막힘 주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리고 시설의 표면적 및 여재 깊이는 수질 처리 용량과 여과 속도 등을 고려해 설계한다. 강우유출수의 원활한 유입을 위해 유출 지역과 유입부 사이의 구조가 중요하며 유입 수로, 유도 관거 등의 적용이 필요하다. 유입부는 강우가 지체되거나 역류되지 않는 형태로 설치해야 하며, 협잡물이 시설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전단에 침전, 스크린 기능을 갖는 전처리부를 배치해 시설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전처리부의 용량은 『비점오염저감시설의 설치 및 관리·운영 매뉴얼』(2008.12)을 참조해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17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치기준에서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계 규모 및 용량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초기 우수雨水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1) 해당 지역의 강우 빈도 및 유출 수량, 오염도 분석 등을 통해 설계 규모 및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2) 해당 지역의 강우량을 누적 유출고로 환산해 최소 5mm 이상의 강우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처리 대상 면적은 주요 비점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토지이용 면적 등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비점오염 저감 계획에 비점오염 저감시설 외의 비점오염 저감 대책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규모나 용량은 제외할 수 있다. 환경부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은 크게 자연형과 장치형으로 구분된다. 장치형 시설에는 여과형 시설, 와류渦流형 시설, 스크린형 시설, 응집·침전 처리형 시설, 생물학적 처리형 시설 등이 있다. 위에서 인용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저영향개발을 주도적으로 장려하는 정부 부처인 환경부의 기본 방향은 아직 비점오염원 저감시설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저영향개발의 비점오염 저감 역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개발 전과 후의 물수지 균형을 맞추는 근본 취지에서 볼 때 물순환부분이 너무 형식적, 소극적으로 다뤄지고 환경공학적 비점오염 처리 기작을 중심으로 이뤄져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또 하나의 불공정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권경호[email protected] /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도시물순환연구센터 센터장 / 2015년10월 / 86
  • [생태문화·생태복원] 사구 생태계의 훼손과 복원(2) 일본 돗토리사구와 프랑스 필라사구
    일본의 돗토리사구 돗토리사구鳥取砂丘(とっとりさきゅう, Tottori Sakyu)는 일본 서부지역 돗토리 현 돗토리 시의 동해 해안에 펼쳐진 광대한 해안사구로서, 남북 2.4km, 동서 16km에 이르는 일본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다. 일본 3대 사구의 하나로 꼽히며, 1955년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07년 일본의 지질 백선으로 선정됐다. 또한 산인해안국립공원山陰海岸国立公園의 특별보호지구로 지정돼 있다. 바다의 모래를 해안을 향해 흘려보내는 조류와 해안선에 퇴적된 모래를 내륙으로 실어주는 탁월풍에 의해 형성됐다. 최대 높낮이 차이는 90m로, 일본의 전통 스리바치와 비슷한 꼴로 움푹 패인 지형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큰 스리바치’로 불리는 지형은 높이가 40m에 달한다. ‘스리바치’의 사면을 따라 흐르는 ‘사렴砂簾(されん, 사렌)’이라 불리는 지형이나 바람결 때문에 발생하는 ‘풍문風紋’ 등이 알려져 있다. 돗토리사구에는 세 개의 사구열이 동해를따라 평행으로 펼쳐져 있다. 돗토리사구의 입구 주변에는 관광 사업의 하나로 낙타나 말 등을 사육하고 있으며, 근처 학교들의 소풍 장소나 글라이더, 샌드 보트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구에 의해 바다에서 분리돼 생성된 호수인 다네가이케 늪이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우기에만 형성되는 계절성 습지다. 사구 근처에는 유명 노래 기념비가 몇몇 존재하며, 엔카 가수 미즈모리 가오리의 ‘돗토리사구’라는 노래는 일본에서 지명을 소재로 한 노래들의 원조가 되기도 했다. 사구 주변의 민가는 사구로부터 날아오는 모래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방풍림을 조성하되, 사구 및 생태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방풍림의 면적을 줄임으로써 지역 주민과의 공생을 도모하고 있다. 모래 괴물, 프랑스 필라사구 필라사구Pillat Dune(Grande Dune du Pilat)는 프랑스 남서쪽 아키텐Aquitaine 지역의 중심도시인 보르도Bordeaux 부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사구로서, 유럽 최대의 사구로 알려져 있다. 와인의 고장으로 유명한 보르도에서 약 60km 정도 떨어진 대서양 연안의 아흐까숑만Bassin d’Arcachon 일대는 람사르 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Bassin d’Arcachon(Secteur du delta de la Leyre)로 지정돼 있다. 이곳은 앞서 소개한 스페인 도냐나 국립공원과 더불어 대서양 연안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철새의 중간 기착지이며 월동지이기도 하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 구본학[email protected] /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도시생태복원] 도시생태축 복원(1) 도시생태축에 대한 개관
    도시생태축 복원은 자연 서식지를 포함해 공원이나 녹지, 하천, 가로수, 자투리땅의 녹화 지역 등을 활용해 생물종의 이동을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생물들의 서식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 폐선로의 공원화 사업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옥상녹화사업도 생태축을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앞으로 진정한 생태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간들을 어떻게 생태적으로 만들고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3가지 원고로 나누어서 ①도시생태축에 대한 개관과 간략한 방법론을 기술하고 ②도시생태축의 조성 사례를 제시한 후에 ③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순으로 연재된다. 첫 번째 원고인 이번 호에서는 도시생태축을 바라보는 시각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시생태축을 바라보는 시각 도시지역에서 생태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도시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가 생태축을 생태 네트워크로 부르기도 하고, 세분화시켜서 녹지축green network, 하천축blue network, 바람길white network 등으로도 부른다. 최근에 여기에 개념을 더해서 토양축gold network의 개념도 들어와 있다. 더 나아가 설계가들의 입장에서는 핑크 네트워크pink network나 옐로 네트워크yellow network와 같은 다양한 색깔을 넣어서사람이 이용하는 동선을 네트워크화시키기도 한다. 문화적인 요소들을 네트워크시킬 때는 컬쳐 네트워크culture network라는 명칭도 사용한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 조동길[email protected]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 2015년10월 / 86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
    이번 호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의 제목은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에 대한 오마주hommage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그렇게 문학적인 사람은 못 됩니다. 그저 사진에서 보이는 재료들을 쭉 열거한 수준이니까요. 돌과 철과 물과 콘크리트가 만나면 뭐가 될까요?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들이라 이런 재료들로는 걸작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저 그런 평범한 작품이 되기도 하겠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재료를 사용했느냐’보다 ‘이런 재료들을 어떻게조화시키느냐’일 겁니다. 이번에 소개할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바우지움 조각미술관’의 모습입니다. 올 여름에 개장한 개인 미술관인데, 치과의사 분이 조각가 부인과 함께 평생의 꿈을 실현한 곳으로 최근 언론을 통해서 소개되기도 한 곳입니다. 거친 돌들이 매끈한 콘크리트 사이로 드러난 독특한 느낌의 벽체로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합니다. 저도 SNS를 통해 개장 소식과 함께 사진을 접했는데, 조금 멀어서 망설이다가 마침 근처에서 열린 워크샵을 마치고 방문을 해 보았습니다. 막상 가보니 사진으로 보던 독특한 벽체 외에도 볼 게 많더군요. 3개의 건물과 주변 외부 공간이 서로 감싸 안은 듯 배치돼 있어서 각 공간을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투명한 유리를 통해 건물 전시공간과 외부 공간이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서 조각과 외부 경관을 동시에 감상하는 기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주신하[email protected]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녹화지붕 연구모임 시공 중인 지붕 녹화를 보며 이전에 소개했던 건축가 마에다 유리前田 由利씨가 주최하는 녹화지붕연구회의 제1회 연구 모임이 개최됐다. 2011년 2월 준공된 3층 목조건물에 녹화지붕을 시공하는 것을 보면서, 지붕녹화의 설계와 시공 기술에 대해서 토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참가 자격이 녹화지붕연구회 회원으로 제한된 데다평일에 개최되는 모임이어서,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녹화지붕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전문가이거나 상당한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개최 통지서에 ‘안전모 지참’이라고 쓰여 있어, 아마추어는 거절한다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실제 이번에 참가한 회원 중에는 녹화지붕 설계를 하는 건축가가 2명, 옥상녹화용 토양을 개발해 판매하는 기술자가 1명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전자에 해당하는 전문가 그룹으로 볼 수 있으며. 필자는 얼마 되지 않는 후자로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견학하는 입장이었다. 참가한 건축가는 방수나 토양 유출 방지 도구의 매우 미묘한 디테일에 대해서 마에다 씨와 열심히 말을 주고받았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축물 방수 개념보다 100배쯤 밀도가 높은 실로 미묘한 주제들이어서, 이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완전히 이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그렇구나’라고 이해하면서 나 스스로 그 동안 상당히 수련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어 자화자찬하고 싶어졌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 야마다 히로유키[email protected]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5년10월 / 86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행정수도 캔버라 사람이 모이는 도시
    한국의 세종시처럼 호주에는 국가의 주요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행정도시가 있다. 바로 캔버라다. 이곳의 지명은 원주민어로 ‘사람이 모이는 곳’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세계 최고의 수도 건설’을 목표로 개최된 국제현상공모에서 당선된 월터벌리 그리핀Walter Burley Griffin의 계획안을 바탕으로 계획된 이 도시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약 30만 명 남짓한 인구가 상주하는 호주의 행정수도다. 영국의 식민주의에 의해 형성된 공간적 패턴 속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각 주도의 종주성을 강화하며 성장한 타 도시들과는 달리 캔버라는 초기부터 철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러한 캔버라와의 인연은 대학시절, 학과 교수님의 권유로 참여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프로젝트의 선례 조사를 수행하며 시작됐다. 당시를 회상하며 간직한 설렘도 잠시, 예정됐던 투어가 갑작스레 취소돼 이른 아침부터 허겁지겁 뛰어다니다 시드니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버스에 몸을 맡긴 지 세 시간쯤 지났을까? 차창으로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너머로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정교하게 구획된 시가지는 한국의 세종시나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Putrajaya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방문 당일, 시내버스의 파업으로 난감해하던 나에게 자가용을 이용해 도시 구석구석을 소개해준 방문자센터 안내원 포스터 론Foster Ron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그에 대한 보답으로 생생한 경험담을 시작하고 자 한다. 캔버라 산책 하나, 호주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사무소 서재의 책을 뒤적이던 중, 이목을 사로잡았던 사진 한 장을 복사해둔 인연으로 호주국립박물관을 찾게 됐다. 호주국립박물관은 행정수도로서 호주의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는 곳으로, 원주민연구소·미술관과 함께 호주연방정부 수립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2001년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드니와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국립박물관을 국가의 상징시설로 인식한 연방정부에 의해 기각되며 그리핀 호수의 액턴 반도Acton Peninsula에 자리를 잡게 됐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 현대백화점 판교점 Hyundai Pangyo
    백화점과 같은 고급 상업시설의 외부 공간은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고 고급스런 내부 공간을 연상시킬 수 있게 조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조경과는 다른 특수성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조경설계는 아이디어의 경연장이 되기도 하는데, 백화점이 다른 조경공사와 차별화된 공간으로 연출되기도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시공자는 일반적이지 않은 디자인과 요구들을 현실화시키는 진정한 엔지니어의 역할에 직면하게 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디자인이 엔지니어의 노력에 의해서 현실화된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본 현장의 대표적인 외부 공간은 지상층, 5층 옥상, 10층 옥상이다. 지상층 공개공지 지상층은 백화점을 찾는 이들이 최초로 접하는 공간인 만큼 조형미가 돋보이는 조형플랜트의 배치와 디테일에 중점을 둔 화강석판석포장, 보행동선이 편안한 내부 진입로 확보가 포인트다. 조형플랜트는 GRCglassfiber reinforced cement성형공법으로 시공했다. 질감을 부각시켜 보행자로 하여금 다각형 잔디면과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GRC공법은 일반적으로 조형물을 만들 때 쓰는 방식으로 건축 외벽에 특수한 모양을 연출할 때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예술 조형물을 만드는 기공들을 통해 시공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러한 연출의 예시가 전무하고 설계 회사 또한 경험이 없기에 확실한 가이드라인이없는 상태여서 샘플 시공을 여섯 번 시행해 최적안을 찾아냈다. 완성된 지상층은 타 건물에서는 보기 어려운 질감이 강조된 공간이 됐다. 지상 5층 외부 공간 5층의 외부 공간은 백화점 이용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어린이책미술관, 백화점, 대형 멀티플렉스 공간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어 다양한 이가 찾는 공간이다. 휴식 목적으로 계획됐으며 다양하고 특이한 조형물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화강석판석포장으로 직각형 체스판 형태를 디자인하고 체스 말을 형상화한 가제보를 설치했다. 특히 정형적인 공간에 동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왜곡된 형태로 바닥 포장을 디자인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의 바닥을 묘사했다. 화강석판석으로 왜곡된 형태의 포장 디자인은 일반적인 조경 포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공간을 탄생시켰다. 선적인 포장의 대표격인 화강석판석을 물 흐르는 듯한 곡선으로 가공해 시공하는 것은 발주처의 강한의지와 시공사의 책임감 없이는 완성하기 어려운 난공사였다. 인공지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녹지의 배수 체계와 하중 분산 문제는 실제 시공에 있어 기존 방식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했고, 수차례의 도면 수정과 변경이 동반됐다. 이러한 고민과 기술자들의 빠른 대처가 현대백화점의 외부 공간 중 이용자가 가장 만족하는공간이 된 배경이다. 조경시공㈜한라, ㈜하림조경 조경설계디자인 알레 건축설계㈜디에이그룹 엔지니어링 종합 건축사 사무소, 현대종합설계,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정림건축 건축시공㈜한라 발주알파돔시티 위치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41번지 대지면적22,918.50m2 건축면적16,759.52m2 연면적237,090.90m2 조경면적3,557.97m2 지상: 2,203.71m2 옥상: 1,354.26m2 규모지상 13층, 지하 7층 완공2015 장우현은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다 꿈꾸던 이상과 멀어지는 데 회의감을 느껴 대학을 가기로 결심했다. 학과를 알아보던 중 제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나무를 좋아해서 조경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담당 교수에게 신임을 얻어 조경회사에 취업했고, 현재 제자이자 부하직원으로 가르침을 받으며 학업에서 배웠던 것을 토대로 시공 경험을 쌓으며 조경을 알아가고 있다. 디자인적인 감각을 살린 조경에 많은 애착을 갖고 이를 구현하는 기능력을 기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 장우현 / 한라+하림조경 / 2015년10월 / 86
  •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
    순천시는 지난 9월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자인전’을 순천만국가정원 나눔숲 일원에서 개최하고 있다. 개막식은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과 함께 열렸다.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전은 공모전을 통해 작가부문 10명, 학생부문 26명, 일반부문 24명을 선정해 총 60개의 정원을 시공해 전시중에 있다. 경연 주제는 작가부는 ‘순천만정원 익숙함과 새로움’, 학생부는 ‘호기심’, 일반부는 ’행복 느낌, 생활 속 정원’이었다. 작가전에는 ▲김지환 작가의 ‘pot garden(화분정원)’ ▲김진홍 작가의 ‘텍스트(The text)’ ▲김창국 작가의 ‘urbanJUNGLE/prop2015’ ▲김현민 작가의 ‘일상 너머의 풍경’ ▲김효성 작가의 ‘움직이는 정원’ ▲박아람 작가의 ‘숲사귐’ ▲배동균 작가의 ‘흙의 정원’ ▲오기자 작가의 ‘창조와 생활의 변화’ ▲이승용 작가의 ‘익숙한 풍경으로의 동행’ ▲최윤석 작가의 ‘발견: garden by upcycling’ 등 10개 작품이 전시됐다. 폐막식 날 열리는 ‘작가의 밤’ 행사에서는 최종 경연 수상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작가부문 10명의 완공작품을 소개한다. ― pot garden(화분정원)_김지환 ― 텍스트(The text)_김진홍 ― urbanJUNGLE/prop2015_김창국 ― 일상 너머의 풍경_김현민 ― 움직이는 정원_김효성 ― 숲사귐_박아람 ― 흙의 정원_배동균 ― 창조와 생활의 변화_오기자 ― 익숙한 풍경으로의 동행_이승용 ― 발견: garden by upcycling_최윤석 “좀더 많은 일반인이나 학생 등 아마추어들이 가드닝을 직접 실현해 보는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5 대한민국 한평정원 디자인展의 전시연출을 맡은 김영준 감독은 정원을 구경하고 “멋지다”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집에 가서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공모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12년 처음 시작된 한평정원 디자인전은 처음에는 순천지역의 행사였다가 지난해부터 전국 행사로 확대됐다. 또 매년 행사의 명칭이 바뀌고는 있지만 그 규모나 명성이 오르며 점차 대한민국 대표 정원 공모전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김영준 감독은 올해 전체감독을 맡아 진행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을 ‘일반부와 학생부의 특색을 못살려 준 것’이라고 꼽았다. “학생부에서는 완성도보다 아이디어나 새로운 시도를보고 싶었는데 그것을 못살려줬다. 애초 심사나 제출 형식부터 달리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심사 포인트를 미리 알려줘서 방향성을 가져갔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현재 순천 시민정원 네트워크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과 2015년 한평정원 디자인전 전체감독에, 나무사랑이라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작업 기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작가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치열하게 작업에 임해준 작가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 박광윤 / 2015년10월 / 86
  • [기자수첩] 나무에게 쾌적한 주거권을
    요즘 어디를 가도 자작나무가 쉽게 눈에 띈다. 자작나무는 수피가 하얗고 수간이 수직으로 곧게 뻗어 공간에 세련미를 더해준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 앞에 서 있으면 무거운 분위기를 중화시켜주고, 주변이 화려한 곳에서는 시선을 정돈해주는 느낌이 든다. 단조로운 공간에 때론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여러모로 훌륭한 미적 효과를 자랑하는 조경 소재다.자작나무는 이런 장점을 가져 조경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알고 보면 식재 기반과 관리, 기타 생육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롭기로 손꼽힌다. 이 나무는 묘목은 잘 활착되지만 큰 나무는 이식이 어려워 ‘점’ 수가 높으면 하자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큰 나무를 심는 조경공사에선 주의를 요하는 나무다. 지난해 발표된 논문 『아파트 조경변화에 따른 조경수목하자 경향 연구』(2014)에 따르면 자작나무는 2013년 기준 39%의 높은 하자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LH 수목하자 현황에도 자작나무의 하자율은 약 4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 설계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 자작나무를 꼭 심어야 하는데 현장의 조건이 생육에 부적합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시공업체에서는 하자의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보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자작나무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상을 대체할만한 수종을 찾기가 여간어렵지 않아 그냥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같은 현장을 다음에 찾아가면 수목이 있던 자리가 빈자리로 남아 있거나 고사목으로 심겨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설계 단계에서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수종을 선정했다 하더라도 시공 과정에서 대상지가 생육 조건이 맞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있다. 한 예로 계획대로 시공을 할 경우 높은 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 현장이 있었다. 원안대로 시공을 하려면 식재 여건을 개선하거나 수종을 변경해야 해 발주처에 건의를 했다. 또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후 철저한 유지관리가 없이는 생육이 어려울 것이란 설명도 함께 했다. 감독관도 내용에는 공감하는 듯 했지만 결국 그대로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이후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는 온전히 시공사에 있었다. 나무는 저마다 선호하는 환경이 있다. 적절한 환경에 놓여야 올바른 생육이 가능하다. 이 문제를 시공사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나무의 하자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된다 해도 적절하지 않은 환경에서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나무는 조경 공간에서 저마다의 기능과 역할을 한다. 이를 따져 필요에 따라 식재 수목을 선정한다. 그중 심미적 효과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에 더해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요건과 환경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 조경공사를 수행하게 되는데, 다른 요소들에 비해 식물 자체는 비교적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하기 위해 주변에 나무를 심는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환경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자신과 맞지 않으면 주변 여건을 개선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환경으로 옮겨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 나무도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살아야 건강해진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나무도 건강해야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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