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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여행자를 걷게 만드는 다문화도시, 멜버른
    멜버른 풍경읽기 지난 2008년 10월의 한적한 오후, 인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몸을 싣고 11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멜버른은 사실 내가 가장 처음으로 만난 호주였다. 이러한 설렘 덕분일까? 빅토리아풍 건축물 사이로 안개 자욱한 아침 풍경은 화려하기보다는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은은했고, 남반구의 초여름 날씨만을 생각하고 공항을 벗어난 나는 하루에도 십 수도가 오르내리는 일교차에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아련하다. 허겁지겁 옷가지를 추스르고 택시에 올라 도심으로 향하던 당시에는 초당 100원씩 올라가던 미터기가 배낭여행객인 나에게 무척이나 야속했지만, 굽어진 언덕 아래로 펼쳐진 도크랜드(Melbourne Docklands)의 풍광이 언짢은 마음을 어루만질 만큼 환상적이었다. 19세기 후반, 골드러시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며 호주 제2의 도시로 거듭난 멜버른은 채광업자와 노동자의 가혹한 탄압으로 태동한 유레카 혁명의 도시답게 거리를 거닐다 보면 멜버니언(Melbournian)이 사랑하는 광장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중심업무지구인 허들 그리드(Huddle Grid)와 버려진 항만시설을 리노베이션한 도크랜드가 유일한 도심일 만큼, 1000만 명이 북적이는 서울에 비해 매우 소박한 풍경이다. 허들 그리드를 순환하는 35번 트램에 올라 도심 곳곳을 누비다 만나는 고풍스러운 거리나 야라 강(Yarra River)에서 호각에 맞춰 힘차게 노를 젓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멜버른만의 수수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모래알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마저 감미로운 세인트 킬다 해변(St. Kilda Beach)은 그들만의 안식처처럼 평온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석회암 절벽의 아름다운 풍치를 만끽할 수 있는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12사도 바위(The Twelve Apostles)와 원시림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오트웨이 국립공원 내 우듬지(Otway FlyTreetop Walk)도 경험해보길 바란다. 멜버른 산책 하나. 페더레이션 스퀘어 지난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플린더스역(Flinders Street Station)을 둘러보다가 기차역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떠밀려 도착한 곳은 멜버른의 키 낮은 랜드마크인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였다. 3.6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의 이 연방 광장은 호주연방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내가 찾았던 당시의 광장 풍경은 멜버른 최고의 축제인 ‘멜버른 컵(Melbourne Cup)’이 열리던 날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로 활기찼다. 중심업무지구와 야라 강(Yarra River) 사이의 좁은 부지에 위치한 이 시민광장은 인공지반에 조성된 공공 공간으로, 불과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의 연료 공급을 담당하던 빅토리아 가스석유공사와 졸리몬트 철도부지, 프린스 브리지역이 자리하던 산업시설단지였다. 하지만 도시 미관을 해치는 낙후시설로 전락하면서 도심에서 야라 강으로의 접근을 단절시켰다. 구도심 내에는 시민을 위한 만남의 장소와 공공문화시설이 부족했다. 그래서 시정부는 멜버른의 관문으로서 시각적 경관을 회복하고 플린더스 스트리트와 야라 강의 연결을 촉진하기 위한 광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고, 두 차례의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영국의 기반을 둔 랩건축사무소(Lab Architecture Studio)와 멜버른 지역 건축가인 베이츠 스마트(Bates Smart)의 컨소시엄의 설계안으로 결정됐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 LH 진주신사옥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5년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공공기관을 11개의 지방혁신도시로 나누어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계기로 지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미래형 도시를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장기계획이다. 이중 경남혁신도시에는 LH본사신사옥을 비롯한 주택건설관련기관 3개, 산업지원관련기관 3개, 기타 기관 5개 등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된다. 우수한 교통 여건과 남해의 유서 깊은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기계, 항공 등 국내 주요 기간산업의 핵심인 지능형 로봇산업 클러스터로서 메카트로닉스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LH본사신사옥은 현상공모(무영건축, 토문엔지니어링) 및 실시설계가 기 완료된 상황에서 ‘기술제안 입찰방식’을 통해 현대건설 컨소시움이 최종 건설사로 선정됐다. 설계 개념인 ‘천년나무’에는 다가올 천 년의 삶을 준비하는 집을 짓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외관 디자인에서도 커다란 나무를 상징하는 디자인 개념이 나타나며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설계됐다. 영천강, 남강, 월아산의 통경축과 수변공원을 연계하는 녹지보행축이 외부공간계획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천년지가’를 천년의 삶, 아름다움, 기억, 여유 등 네 가지 해석을 통해 상징적인 경관, 자연 경관, 전통 경관, 생활 경관으로 구현했다. 더불어 교육, 운동, 전시 활동 등 이주 직원을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립했고,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공개공지계획 및 자전거 녹색교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저영향 개발기법으로 우수 재활용, 탄소저감수종 도입, 주변 식생을 반영한 식재모델을 적용했다. 지방 중·소도시에 LH사옥을 짓다 경남혁신도시는 경남지역에서도 다소 소외(?)됐다고 평가받던 진주시 동부지역과 문산읍 일대에 위치하는데, 총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된다. 전체 공사가 모두 한꺼번에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공공기관 건설공사 외 주거 및 인프라 시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기능인력 및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현장의 경우 공사 피크 시에는 하루에 1200명이넘는 근로자와 30대가 넘는 중장비가 투입됐는데, 지방 중소도시에서 모두 공급하기 어려워 인근 지역 및 대도시에서 보충했다. 특히 원거리 이동이 어려운 대형 장비들이 문제였는데 지역 내에 노후된 장비들이 많아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이 어려웠고 외부에서 장비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지역조합에서의 거부감이 심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투입이 최고조였던 시기가 건설공사 비수기인 11월부터 1월이었기 때문에 부족함을 메울 수 있었다. 조경 분야 BIM 활용 ‘BIM’은 Builing Information Modeling의 약자로 빌딩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며, 여러 정보의 유기적 관계를 데이터 베이스Data Base화하여 연동 활용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메가급 프로젝트에 한정적으로만 활용됐으며, LH사옥 신축공사는 건축, MEP, 토목, 조경 전 공종에서 설계 단계부터 시공, 유지관리 단계까지, 또한 공정/비용 정보까지 Full BIM이 적용된 국내 최초 사례다(건축시공학회지, 2015. 9.). 미국 오토데스크사의 ‘나비스웍’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오토 캐드 프로그램과 호환돼 기본적인 사용법이 크게 어렵지 않아 업무활용도가 높았다. 구축된 BIM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사 전 지하주차장 건축 구조물과 외부 계단 간 오류를 검토했고, 인공지반 상부 조경토 마운딩 하중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들까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건물 외장으로 사용됐던 옥상 세덤녹화의 디테일 문제가 중요한 문제가 됐는데, 지붕방수공법이 당초 TPO방수에서 폴리우레아 방수(강판지붕)로 실시설계가 바뀐 것이 공종별로 공유가 되지 않아 발생된문제였다. 다행히 BIM을 통해 공사 전에 확인할 수 있어 Mock up 및 새로운 금형 준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보완할 수 있었다. 공사내용조경공사,실내조경,옥상조경 외 공사기간2014. 9. ~ 2015. 2. 조경면적62,372m2 설계(원안)토문엔지니어링,그룹한어소시에이트/ (제안)사람과나무 시공사현대건설(금솔개발,방주,장원조경) 박현은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 후 현대건설에서 13년째 근무 중이며, 본사와 현장을 두루 수행하면서 많은 프로젝트에 관여해 왔다. 서울숲 조성공사를 첫 시작으로 킨텍스 2단계, 김포한강신도시 자연앤 힐스테이트, LH본사 신사옥에서는 조경담당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근무했고, 인공지반녹화대상 환경부장관상, 굿 디자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경의 영역 확장과 타공종과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대건설의 열혈 조경맨 중 한 명이다.
    • 박현 / 현대건설 과장 / 2016년03월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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