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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공간 속 휴게시설의 색채
    휴게공간의 시설물 색채휴게공간에 다양한 목적을 위해 설치되는 시설물은 벤치, 그늘막 등이 있으며 위생시설물(휴지통), 통행시설물(안내사인, 유도사인, 볼라드, 가로등, 쉘터), 판매시설물(판매대) 등이 휴게시설물과 같이 공공시설물에 포함되어 있다.휴게공간 시설물 색채의 심미적 요소가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도시환경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감각기관들이 학습이나 정보를 받아들이는 비중은 전체의 1%, 촉각이 2%, 후각이 4%, 청각이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 전체의 83%를 시각이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시각 대상물이 인간생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또한 인간이 의식적으로 어떤 대상을 보았을 때 자극의 강도는 최초에는 색채 80%, 형태 20%였다가 20초 후에 색채의 비율은 급격히 감퇴되어 나중에는 색채와 형태가 같은 비율이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간의 분위기나 이미지를 좌우하는 강한 요소로서 색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시설물 색채계획은 도시공간의 환경색채 속 일부분이지만 이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영역이라는 인식을 하고 심미성을 통한 프로세스 구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배색과정에서 색 자체에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색채는 여러 가지 관계에 따라 그 이미지가 변하는 것이다. 자연계에는 돌출색과 은폐색이라는 두 가지의 색 사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채도의 색채일수록 돌출색이 되기 쉽고, 저채도의 색채일수록 은폐색이 되기 쉬운 경향이 있으나 최종적으로 돌출색과 은폐색은 배경이 되는 주위 환경의 관계에서 정해진다.녹색의 자연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공원의 목조시설물은 차분해 보이지만 이 시설물의 색채를 밝은 도시공간의 현대적 공원에 가져오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해양 리조트의 휴게공간에 어울리는 고명도의 시설물을 녹음이 우거진 산속의 휴게공간으로 가져오면 주위의 저명도 초록색과의 강한 대비로 인해 하얗게 떠버리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이렇듯 색상, 명도, 채도를 기준으로 한 색상 고유의 이미지, 또는 톤을 포함한 이미지 모두 최종적으로는 그 색채가 놓여지는 환경과의 관계에서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색채계획을 실시할 때는 주위환경이 어떠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휴게시설의 주변 환경에 자연환경이 많을 경우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색채를 충분히 배려해야 할 것이다.덧붙인다면, 같은 색채의 배색에 의한 시설물이지만 ‘획일성’과 ‘통일성’의 의미는 다르다. 획일성은 단순히 외형만의 색채를 같은 형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지만 통일성은 비물리적인 색채요소(소재의 특성, 기억, 흔적 등)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색하여야 한다.
  • 휴게시설물의 디자인과 최근 경향
    먼저 흥미로운 벤치(bench) 이야기부터 하나 해야겠다. 공원에서 흔히 마주치는 벤치가 은행의 어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banco(벤치, 이태리어로 ‘의자’라는 뜻)에서 유래된 bank는 14세기 이탈리아 베니스의 길거리에서 벤치를 놓고 각국 무역상인들의 돈을 바꾸어 주거나 자금을 빌려주던 업자들이 뱅커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은행이 되었다고 한다. 벤치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을 뛰어넘어 물물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자리매김 되었다는 사실을 볼 때 휴게시설이 놓이는 공간에 대한 해석이 과거 몇십 년 동안 건축물의 우위에 밀려 구전되는 유래에 비해 협소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래서인지 최근 휴게시설물의 디자인이 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형태적, 기능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이 한편으로 반갑고도 다행스럽다. 도시인들의 여가생활과 재충전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최근 휴게시설물의 디자인 또한 휴식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용자의 행위를 유추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형태의 디자인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공간의 성격을 담지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충전과 휴식이라는 것을 단순히‘쉼’의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새로운 정서적 감흥을 일으키는 심미적 욕구 충족과 자연과의 교감을 극대화시키려는 에코이즘(ecoism)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설계가의 시선, 물질 이외의 것들
    조경의 모법인‘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도 정의되지 않은 휴게 및 휴게시설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국어사전에 정의된‘어떤 일을 하다가 잠깐 쉼’이란‘휴게’의 의미만으로는 조경에서 생각하는 공간과 시설프로그램으로서의 정의로는 많이 미흡하고, 조경표준시방서에‘휴게 및 휴식을 위한 의자, 탁자, 야외탁자, 퍼골라, 쉘터, 원두막, 정자’의 문구가 소극적이나마 명쾌하게 표현된 정의가 아닌가 합니다. 조경 입문 시절 참 많이도 괴롭혔던 시설물! 생각 없이 그려 낸 형태 그리고 물량산출, 내역을 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자료가 많지 않았던 초창기, 건축물을 설계하듯이 구상하고, 누가 그려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퍼골라, 평의자, 등의자. 그때의 기억들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장소성, 상징, 의미라는 단어가 무의미했던 그 시절의 휴게시설은 기능 및 내구성을 우선하는 단순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휴게공간이란 개념도 막연하여 그저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을 휴게공간 설계라고 여겼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참으로 얼굴이 후끈거립니다. 그러기에 본고는 휴게공간과 휴게시설의 계획 및 설계시 설계가가 가져야 할 미덕을 가다듬으로써 과거의 만행을 조금이나마 반성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 의자, 보편적 가치를 넘어서
    오랜 동안 비어 있는긴 의자 하나오전엔 새가 한 마리 모퉁이에 앉아 고개를 갸우뚱대다간새가 혼자 앉기에는 너무 큰 긴 의자종일 햇빛만 앉아 있는긴 의자- 장석남 “긴 의자”중에서 <조경생태시공>에 의자에 관한 글을 실으며 시詩를 인용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여기면서도 장석남의 시 한 편을 옮겨 오면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때로는 우리가 행하는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의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지고 설치하는 것일까? 그 의자에 앉아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월든의 의자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 호수에서 생활하면서 의자 세 개를 선택해서 썼다고 하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해서, 다른 하나는 친구를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사교를 위한 의자였다고 한다. 소로우가 썼던 서로 다른 세 개의 의자 유형은 의자가 지닌 보편적인 기능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고독을 위한 의자라고 칭했으나 이는 혼자서 육체적, 정신적 휴식을 취하고자 했을 때에 사용했을 것이다. 옥외공간에서 고독과 마주하기 위한 의자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의자 인근의 환경과 장치물 등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우리 내면과 대화를 나누고 더 나아가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의자는 소란스러움으로부터 이격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어야 할 것이다. 번잡함에서 벗어나 사유하고자 할 때, 찾아가 앉아 쉬며 자신에게 말걸어 마주하고 싶은 의자는 현대인이 필요로 하는 의자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 의자가 배치된 주변의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자연과의 교감이 느껴지고, 자연 속에 내 스스로 동화되어 합일을 느낄 수 있을 때에 일상의 시끄러움과 복잡함은 스러지고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이미지가 전달되는 장소와 휴게공간을 우리 현대인들은 필요로 한다. 이끼가 낀 석탑 인근에 배치된 의자 하나는 무심코 스치고 지나갔을 공간에 구심점 역할을 하여 잠시 머무르게 하는 요소가 되고, 그 의자로 하여금 삼라만상이 변한 시간의 흐름 또는 역사의 한 장면과 마주하게 하는 시간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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