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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복원] 도시 내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1)
도시 지역에 멸종위기종은 존재하는가
들어가며
지난 글에서는 도시에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도시 습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그러한 습지를 포함하여 산림이나 다른 서식처 유형에서 ‘과연 멸종위기종은 살 수 없을까’하는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필자는 지난해부터 ‘도시 지역의 생태계 건전성 확보를 위한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 기술 개발’에 관한 환경부 R&D 사업을 생태학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제는 말 그대로 도시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조성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것인데, 우선은 대상 분류군을 양서류와 파충류로 정하였다. 더 구체적인 복원 목표종은 남생이와 맹꽁이다. 이와 관련된 상세한 연구 내용은 다음 호에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왜 이러한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왜 멸종위기종인가?
필자가 이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거나 발표를 할 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왜 도시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을 목표로 하느냐’는 것이다. 일반화된 생물종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마도 도시라는 환경이 단순화되어 있기 때문에 서식하는 생물종도 대부분은 일반적인 종general species 또는 common species이 우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물론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 목표종으로서 멸종위기종을 설정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식 환경이 특수하고 다양한조건을 갖추어야 서식할 수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의 범주에 포함되었다고 보는 견해다.
조동길은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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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해 다짐, 보고 또 보는 잡지
잡지의 매력이 뭘까.
종이라는 것,하루살이가 아니라는 것,그렇다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것.
전자 매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하늘을 찌를 때만해도 종이 매체는 곧 죽는다는 쉬운 예언들이 판쳤다.물론 여전히 종이 매체는 쇠퇴를 거듭 중이지만,아직 전자 매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종이의 장점 몇 가지를 부여잡고 끈질긴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어쩌면 생각보다 종이의 수명이 더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요즘 신문이나 잡지들은 종이 매체에 전자 매체를 융합해 가는 것이 추세가 됐다.누가 누굴 대체한다기 보다 둘 다 기본이 됐다고나 할까.
이유를 추측컨대,아직 종이만큼 텍스트를 읽기에 효율성을 부여하는 매체는 없는 듯하고,그래서인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아직 종이책에 대한 의존에서 많이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며,나이가 들수록 종이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글자를 대하는 것이 너무 피로해지기도 한다.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어쨌든‘종이’가 이 디지털 세상에 맞서 선전하고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월간지의 매력은 하루살이가 아니라는 데 있다.그만큼 일간지에 비해 덜 치열하지만 그만큼 깊어야 한다.월간지는 한 달을 책상 위에 놓였다가 다음 달 새로운 잡지가 배달될 즈음 책꽂이에 자리 잡게 된다.잡지 일생에서 최고의 전성기가 그렇게 지나간다.어떻게 보면 초라하지만 사실은 그만한 대접도 없다.한 번 보고 버려지는 수많은 종이 인생 중에선 귀족이 아닐까 싶다.게다가 책꽂이에 갇히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읽힐 수 있는 게 잡지다. ‘이게 몇 월호에 실렸더라’하면서 이것 저것 꺼내 뒤적여 놓고는,순번대로 맞췄던 잡지의 배열을 흐뜨려 놓았던 경험이 한번 씩은 있을 것이다.보고 또 보고,한 달이 지나도 보고,일 년이 지나도 보고.그리고 돌려도 보고.그 게 종이 잡지다.
종이 잡지는 적당한 삶을 산다.요즘 인터넷을 통해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적당한 세대를 거치면 알아서 퇴장해 주니 정말 인간적이기까지 하다.물론 요즘 잡지는 모두 디지털화 돼 보관되지만 말이다.그래서 말인데,우리 잡지 에코스케이프도 적당한 세월만 살더라도 독자들이 자주 뒤적이고,서로 돌려보는 잡지였으면 좋겠다.잡지는 기본적으로 열독률이 높지만,좀 더 유용한 정보로 더욱 불티나는 잡지가 되길 바라본다.
새해 다짐은 자꾸 보고 여럿이 돌려 보는 잡지를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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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일본의 명원21
에도 시대 중기의 정원(3)
고카와데라의 정원
고카와데라粉河寺의 창건연기를 담고 있는 『분하사연기회권粉河寺緣起繪卷』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고카와데라는) 호키宝龜 원년(770) 이곳의 엽사猟師 오토모노구지코大伴孔子古가 산중에서 상서로운 빛이 발해 그곳에 가보니 천수관음이 출현한지라, 그 자리에 결계結界를 하고 초암草庵을 지어 천수관세음보살을 봉안했다.” 이절은 창건시에 시음사施音寺라고 했는데, 시음사는 사세가 발전해 승방이 550개가 될 정도로 번영했다고 한다.1 그러나 덴쇼天正 13년(1585) 도요토미 히데요시豊神秀吉의 와고로공격根來攻으로 시음
사는 당탑가람堂塔伽藍이 전소되는 병화를 입었고, 급기야 법등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 후 도도 다카토라藤堂高虎에 의해서 판본당板本堂과 배전拜殿이 건립되면서 법등을 다시 잇게 됐으나, 겐나元和 2년(1616)에 다시 소실됐고, 소실된 당우를 칸에이寛永 2년(1625)에 재복원했다. 이 절의 본격적인 부흥은 기슈紀州에 입봉入封한 아사노浅野가의 후원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소실과 복원이 반복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그러던 중 쿄호亨保 5년(1720)에 법당을 재건하고, 지속적으로 소소한 정비 사업에 착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고카와데라의 정원은 산문과 본당 사이의 넓은 마당과 본당 앞마당 사이의 단차를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즉 본당의 전면 공간을 마당으로 만들면서 경사 지형을 처리하기 위해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이것을 보면 고카와데라의 정원은 지형의 안정성과 시각적 경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석이조의 수단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은 다양한 석조石組가 중심이 되는 호방한 작풍을 보이는데,2 석조는 학구봉래鶴亀蓬萊가 주제가 된다.
정원을 만든 이는 교토의 정사庭師였던 것으로 전해진다.3 이 정사는 처음에 석단의 우측을 만들고, 그 다음 해에 제자에게 좌측의 정원을 만들도록 시킨다. 교토의 정사가 만든 우측의 정원은 석조를 직벽에 가깝게 수직적으로 조성했고, 그의 제자가 만든 좌측의 정원은 경사를 잘 활용해 약동감이 넘치도록 만들어 서로 비교된다.
석단에는 안에이安永 2년(1773)이라는 명문名文이 새겨져 있어 본당을 완성한 후 53년이 지난 시점에 이 정원이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근년에 이루어진 발굴 조사에서도 정원이 본당 재건 후에 작정된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원은 경사면을 정리한 벽체에 석조를 해 마치 전체가 돌로 조성한 수미산과 같다. 이곳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거북석조인데, 마른 폭포 좌우에 암수 한 쌍의 거북이를 상징하는 구갑석龜甲石과 구두석龜頭石을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했고, 축벽 하부 평지 공간에도 또 다른 거북이의 커다란 구두석이 벽체 하부에서 불쑥 머리를 내민 것 같은 느낌이 나도록 배치했다. 또 다른 볼거리는 석단 좌측의 정원에 조성한 마른 폭포인데, 이것은 정원 상단과 하단의 고저차를 이용해 깊이가 충분히 느껴지도록 만들었으며, 마른 폭포에는 깊은 계곡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석교를 높이 설치했다. 이와 같이 깊은 계곡에 석교를 높이 설치한 양식을 특히 옥간식玉澗式이라고 한다(大橋治三·齊藤忠一, 1998).4 한편 석교인 옥간교玉澗橋 옆에는 학의 날개돌羽石을 세워 마치 학이 공중을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했고, 계곡 상부에는 가늘고 긴 돌을 높이 세워 봉래석으로 삼았으니 이것으로 인해서 고카와데라의 정원은 학구봉래정원으로서의 면모를 완성하게 된다.
고카와데라의 정원이 화려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 지방에서 나는 기주청석紀州靑石을 대량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기주청석은 매우 귀해서 교토의 정사들이 이 돌을 얻기 위해 서로 다툴 정도였다고 한다. 교토의 명원에 숨어있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고카와데라의 정원에서 기주청석을 마음껏 사용했다는 것은 교토의 명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원에서 특히 눈에 띄는 기석奇石은 좌측 정원의 단상壇上에 세운 기둥 모양의 수미산 석주石柱로, 이 석주는 양석陽石에 해당되는 봉래석이다. 이 석주의 북측에는 남측으로 구멍이 뚫린 ‘U’자형돌이 놓여 있어 입석인 양석과 대응하고 있는데, 이 돌은 음석陰石으로, 하루에 한번 양석의 그림자가 음석에 와 닿도록 자리를 잡고 있다. 대단한 상상력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음양석은 다이묘 정원에서 자손의 번영을 발원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인데, 밀교계 사원의 정원에 이러한 음양석을 도입한 것은 드문 현상이다(野村勘
治, 2015).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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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6)
식물, 층의 개념으로 디자인하기
숲에서 배우는 식물 디자인 노하우
정원은 인간에 의해 연출되는 ‘인위적 예술의 공간’ 이다. 때문에 우리의 눈에 어떻게 아름답게 보이는지를 연구하고 그에 따라 식물의 구성이나 배치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 ‘우리 눈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기준’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많은 디자이너와 학자들이 이 기준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이에 대한 연구와 시도는 끊임없이 지속되는 중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변함없는 것은, 우리의 미적 기준은 결국 늘 지구의 자연환경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살아가며 그 속에서 답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원에서의 미적 기준은 더할 나위 없이 산 혹은 숲속에서 그 기준을 가져온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식물 디자인을 공부하는 데 있어 자연이 연출한 디자인을 연구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산 혹은 숲에서 배울 수 있는 식물 디자인의 노하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복합성’을 들 수 있다.
1) 식물 종의 다양성(다양한 종의 식물들)
2) 키에 따른 식물군의 다양성(다양한 식물들의 수직 높이변화)
3) 계절에 따른 식물의 다양성(사계절에 따른 식물의 뚜렷한변화)
우리의 숲과 자연 속의 식물은 절대 한 종류가 무한 반복되는 경우가 없다. 다양한 수종이 서로 이웃하며 혼합돼 있고, 이런 다양한 수종의 식물들은 그 높이, 크기, 모양이 각기 다르지만 어우러짐의 질서가 있다.
로버트 하트의 “7개의 층으로 구성된 식물군”
1990년대 로버트 하트Robert Hart(영국 원예가)는 이른바 자연 스스로 식물을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그의 연구는 사람의 지나친 관리와 간섭 없이도 이 지구상의 식물들이 스스로 자라고 열매를 맺고 있다는 데부터 출발했다. 이 연구를 통해 그는 이른바 숲의 생태 체계를 정원으로 활용하는 ‘포레스트 가든Forest garden’의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의 연구는 우선 숲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됐다. 그는 숲속의 식물들이 수직으로 층을 이루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이런 층이 식물 각자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예를 들면 가장 키가 큰 그룹의 식물(낙엽수)은 빛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로 구성된다. 키 큰 나무 밑에는 키가 작은 나무가 살고 있는데 이 나무들은 큰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낸다. 그리고 그 아래로 관목의 키가 좀 더 작은 식물군이 사는데 이 식물들은 촘촘한 잎으로 부족한 일조량을 잘 이겨낸다. 또 가장 작은 키의 그룹인 초본식물군은 숲속이 연출하고 있는 그늘졌지만 촉촉하고 풍부한 영양 속에서 살아간다.
로버트 하트가 분류한 식물의 층은 총 7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1) 키가 큰 캐노피 나무 그룹(10m 이상의 키): 참나무류Querqus sp, 느티나무Zelkova serrata, 회화나무 Sophora japonica, 은행나무Ginkgo biloba, 자작나무Betula pendula
2) 키가 작은 캐노피 나무 그룹(5~10m 사 이의 키 ): 과실수, 벚나무류Pruns sp, 물푸레나무Fraxinusrhynchophyllus , 주목Taxus cuspidata, 호랑가시나무Ilex cornuta
3) 관목 식물 그룹(2~3m 사이의 키, 촘촘한 잎을 지닌 키가 작은 나무군): 조팝나무 Spiraea prunifolia, 회양목Buxuskorean,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 진달래과 Rhododendron sp. 개나리Forsythia koreana,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4) 초본식물 그룹(1m 미만의 딱딱한 줄기가 없는 풀과의 식물): 다년생 일년생 초화류 모두 포함
5) 지면에서 자라는 식물(30cm 미만, 지면을 덮으며 옆으로 번져 자라는 식물): 아이비, 빈카, 잔디, 고사리과 식물
6) 덩굴식물 그룹(다른 식물을 지지대로 삼아 위로 올라타며 자라는 식물): 으아리Clematis terniflora, 인동덩굴Lonicera japonica, 더덕Codonopsis lanceolata, 능소화Campsis grandiflora
7) 뿌리 식물 그룹(땅속으로 줄기나 혹은 뿌리가 자라는 식물군): 칡Pueraria thunbergiana, 각종 뿌리채소
층의 개념으로 식물 디자인 이해하기
최근에는 로버트 하트의 분류법을 좀 더 진화시켜 여기에 두 개의 식물 그룹을 추가하는 사례도 많다. 이때 추가되는 그룹의 식물은 여덟 번째 수생식물군, 아홉 번째 버섯을 포함한 균이다. 7개의 분류법이든, 9개의 분류법이든 중요한 점은 숲이나 산이라는 생태계는 식물들의 복합적인 구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여기에는 식물의 키 즉 높이에 따른 질서의 디자인이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로버트 하트에 의한 식물이 이루고 있는 층의 개념은 ‘숲 정원Forest garden’ 혹은 자연 농업의 개념인 ‘퍼머컬처Permaculture’로 영국을 비롯한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업의 차원을 넘어 정원 내의 식물을 디자인하는 기법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특히 원래는 숲이었지만 인간의 도시 개발로 숲이 사라져버린 도시 속에인위적이지만 다시 숲의 생태계를 모방한 ‘우드랜드 가든Woodland garden’이 등장하면서 단절되고 깨져버린 숲의 생태계를 이어가려는 노력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최근 식물 디자인의 세계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21세기 전까지만 해도 식물을 매우 인위적인 예술성과 구조적 조화에 초점을 맞춰식물 디자인이 이뤄졌다면 오늘날은 자연의 숲속을 재현하는 층의 개념으로 본 식물 디자인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층의 개념으로 식물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가든 디자이너들은 평면도라는 수평의 개념에서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는데, 층의 개념은 평면이 아니라 입면 즉 수직의 디자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정원은 인간이 서고, 앉고, 누웠을 때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느껴지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정원에 심어진 나무의 크기가 우리의 인체 혹은 건물과 비교했을 때 어떤 높이인지가 수평의 공간을 나누고 가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박사 과정 중에 있다.『가든 디자인의 발견』,『정원의 발견』,『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현재 신문,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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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1)
옥상녹화 설계를 위한 기초 지식들
취업을 하다!(들어가며)
그 숱한 어려움 속에서 정원 양이 조경설계회사에 취 업하게 됐다. 정원 양은 옥상녹화설계팀에 배정돼 팀장에게 실무 교육을 받게 됐다. 이제부터 정원 양이 팀장에게 전수받는 ‘옥상녹화에 대한 모든 것’의 좌충우돌기를 시작한다.
기초가 부족하다!
옥상녹화에 대한 정의와 기초 지식
팀장 정원 양!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축하해요. 더구나 우리 팀에 오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 회사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회사인데 어려운 경쟁을 뚫고 합격한 것을 보니 학교생활에 성실했던 것 같네요. 맞죠?
정원 저도 이 회사에 입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관심이 많던 옥상녹화설계팀에서 일하게 돼 기쁘고 설레요. 옥상녹화설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걱정이 많지만 팀장님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학교 성적은 나쁘진 않았죠. 하지만 성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가 합격의 비결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팀장 옥상녹화설계는 앞으로 매우 유망한 분야이니 열심히 배워보도록 해요. 특히 옥상녹화에서는 설계의 중요성이 큽니다. 설계를 잘못한다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것과 같은 거예요. 현장에서는 설계도에 따라 정확한 시공을 하게 되는데 잘못된 설계를 하게 되면 잘못된 시공을 하게 되고 결국 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옥상녹화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설계를 해야 합니다. 설계 분야에서 다시 세부적인 설명을 하도록 하죠. 조경의 기초적인 것은 학교에서 배웠을 테고, 옥상녹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죠? 옥상녹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옥상녹화의 장점이나 종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요?
정원 팀장님, 죄송해요. 옥상녹화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학교에 강좌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누구에게 설명할 정도의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팀장님께 하나씩 배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팀장 알아요. 학교에서 꼭 실무에 맞는 것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서 실무에 오게 되면 새롭게 배우는 경우가 많죠. 아무튼 솔직해서 좋네요. 그러면 오늘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설명해주도록 할게요. 그리고 너무 학술적이거나 실무와 동떨어진 내용은 제외하도록 할 겁니다. 나중에 관련된 책들을 알려줄 테니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은 그때그때 책을 참고하면 됩니다.
정원 네,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씩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팀장 우선 옥상녹화에 대한 정의와 용어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옥상녹화와 비슷한 말로는 옥상정원이라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옥상정원은 옥상에 꾸며진 정원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옥상에 정원을 만드는 것이 정확하게 옥상녹화겠지요. 지붕녹화란 말도 있어요. 느낌으로는 지붕은 경사지붕을 포함하는 단독주택의 지붕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옥상은 주로 평면을 뜻하기 때문에 옥상녹화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해요. 그리고 옥상녹화는 인공지반녹화에 포함된답니다. 영어로는 그린 루프green roof 또는 리빙 루프living roof라고 합니다. 자, 그러면 옥상녹화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들을 표로 정리해보도록 하죠. 좀 더 세분화된 용어들은 그때마다 정리해주도록 할게요(표1).
정원 옥상녹화란 개념이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군요.
팀장 맞아요. 그러면 정원 양은 옥상녹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정원 메소포타미아문명의 수메르인들이 지구라트에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유명하다고 조경사 시간에 배웠습니다.
팀장 그래요. 하지만 그것은 역사적인 기록에 있는 내용입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유럽에서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작했답니다. 자, 다음 사진을 볼까요? 앞의 사진은 덴마크의 북 쪽 지방(사진1)이고, 두번째 사진은 스웨덴(사진2)이에요.
정원 정말 이 사진을 보니 지붕에 포근한 이불을 덮어놓은 것 같네요. 에너지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될 것같아요.
팀장 하지만 요즘 저런 형식의 집을 본 적 있어요? 없죠? 저런 전통 가옥이 현대의 도시에는 없기 때문에 콘크리트로 건설된 건물 옥상은 다른 방식의 기술이 필요한 거죠. 사람들이 높은 빌딩을 건설하면서 새로운 옥상녹화의 필요성이 생긴 겁니다. 다음 사진은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 있는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 빌딩입니다. 1939년도에 완공된 건물로 꽤나
아름다운 쌍둥이 빌딩(사진3, 4)의 옥상정원으로 유명합니다. 이 옥상정원은 특별한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토양층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하는 곳입니다.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현재(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독일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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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태복원] 도시 자투리 공간의 복원과 활용(1)
자투리 공간의 개념과 유형
최근 도시 자투리 공간이나 공개공지 등에 대한 활용방안을 놓고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다. 필자가 맨 처음 도시생태복원에 대한 전체 원고를 구상할 때 자투리 공간 부분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나 생태놀이터를 중심으로 소개할 계획이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나 생태놀이터는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공간들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부의 자연마당 사업이 생기면서 생태계보전 협력금 반환사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소규모 생태계 복원 사업이라는 명칭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은 시행한지 10년이 훨씬 넘어서 많은 독자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업일 것이라는 생각에 생태놀이터를 포함해 우리 생활 주변 공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형의 자투리 공간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도심 공간 내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공간dead space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원고에서는 ▲자투리 공간의 개념과 유형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 ▲자투리 공간의 활용사례를 살펴본 후 ▲마지막으로 자투리 공간의 향후 활용 방안 순으로 연재를 이어가고자 한다.
자투리 공간의 개념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들 대부분은 체계화된 도시계획이나 다른 여러 가지의 공간 계획에 의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간을 계획하고 이용하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방치되는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이렇게 도시계획에서 방치와 방기가 만들어 낸 공간을 자투리 공간이라 한다. 이러한 자투리 공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존재하고 있으나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활용되고는 있으나 적합하지 않게 쓰이는 공간(김미나, 2008)이다.
한편 도시에서 유휴 공간이란 ‘쓰지 아니하고 놀림’
이라는 뜻으로 도시 속에 위치하고 있지만 활용되지 않거나 적합하게 쓰이지 않는 공간을 말한다(송원경,2013). 유휴 공간은 도시계획이라는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으로서 기능과 역할에 대한 수명과 활용이 다하여 생긴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에 대한 방치와 방기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도심 속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백나영, 2002). 쉽게 접근하자고 한다면, 자투리 공간은 별 쓰임새 없이 남겨져 있는 작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조동길은1974년생으로,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조경,환경디자인,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R&D사업을 이끌고 있다.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저서로는『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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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숲을 보다
숲. 이름만 들어도 어딘가 푸근한 느낌입니다. 푸르른 숲은 상상하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상이지요. 숲의 고요한 느낌, 숲속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숲이 주는 건강함. 우리를 보호해 줄 것 같은 그런 공간이지요. 숲속을 걸을 때 느끼는 상쾌함은 그저 기분 때문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피톤치드라는 물질의 발견으로 산림욕의 생체 효과가 널리 인정되고 있으니까요. 나무들은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휘발성 방향물질을 발산하는데, 이 성분이 인간에게도 유해균을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숲은 인간에게 공간적으로, 생리적으로, 때로는 심리적으로까지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역시 인간이 숲에서 진화했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생활 공간 가까이에서 숲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동네마다 앞산이나 뒷산은 거의 다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최근 도시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도시 주변의 숲들이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나무숲이 건물숲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안식처를 잃은 현대인들은 숲에 대한 갈증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근교 산에는 등산객들로 늘 붐비고, 휴양림의 숙박 시설은 순식간에 다 예약이 끝나는 걸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집이나 사무실 근처에 괜찮은 공원이라도 있다면 그건 정말 운이 좋은 경우라고 해야할 겁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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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 지붕에서 자라는식물
오키나와켄 나고시의 민가
본 연재를 통해 지붕에 식물이 자라는 사례를 여러번 소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것은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큰 식물이 자라고 있는 기왓장 건축물 사례다.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오키나와 나고시沖縄県 名護市에 있는 한 전통 민가의 우진각지붕 기왓장에 굵은 줄기의 피타야 선인장(드래곤 후루츠, Hylocereus Undatus)이 자라고 있었다. 이 건물의 류큐琉球 기와는 상당히 풍화됐고, 피타야 선인장 이외에도 다수의 돌나무과 수종이 기와 틈새로 자라고있었다.
이 건물은 외관상으로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옥 같다. 옆 건물 2층 창문에서 직접 지붕 위로 나올 수 있는 구조라서, 아마도 이 2층 건물에 사는 거주자가 창문 옆 지붕 위에 선인장 화분을 두었던 것이 기원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2층 건물은 도로변에 접해 있는 상점인데, 원래는 이 폐가옥이 본래 집이고 점포를 지어 2층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지붕에관상용 화분을 두었다는 추정이 가장 무리가 없을 것 으로 보인다. 다만 주위를 둘러싼 뿌리분을 아무리 찾아봐도 화분이나 플랜트 박스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세월 동안 뿌리 등이 팽창해 본래의 식재 기반을 완전히 덮어버린 듯하다. 돌나무류가 이렇게 많이 자랄수 있었던 것은, 선인장의 시든 가지 등 식물 찌꺼기가 식재 기반이나 영양 공급원이 됐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마치 바위산에 뿌리 내린 선인장과 같은 모습이었고, 건물이 무너질 때까지 살아남을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사례가 아니라는 것을 차차 알게됐다.
사진을 찍기 위해 주위를 걸어 다니며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면서 정말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사진에서도 일부 보이는데, 선인장의 굵은 뿌리가 기와 위를 기듯이 아래로 늘어져 자라고 있는 것이다. 피타야 선인장 종류는 콘크리트 등에 붙어서 자랄 때에 부착뿌리와 같은 것을 대량으로 발생시켜 휘감고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변형이 아닐까 싶었다. 이 뿌리는 지붕의 구석구석으로 뻗어서, 거기에서 공중으로 처져 있었다. 그리고 그중 2개 정도는 지면까지 뿌리를 내려 도달해 있다. 이 선인장은 건물 전체를 껴안듯이 뿌리를 계속 뻗었고, 결국 땅바닥까지 닿아 그곳에서 물과 양분을 흡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붕 위의 얼마 안 되는 수분으로 장수하고 있었던 기특한 식물이 아니라, 거대한 뿌리로 먼 거리에 있는 땅바닥으로부터 물을 빨아올리는, 괴물 같은 생명력을 과시하는 공포스런 식물이었던 것이다. 분재 기법에 뿌리올림大根上がり이라는 형태가 있다. 나무의 본래 높이나 그 이상의 길이까지 뿌리를 인공적으로 노출시켜서, 그 위태로운 모습을 관상観賞하는 것이다. 지금은 유행하지 않지만, 아마 에도막부말기(1853~1868) 무렵 문인들의 취미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 분재 기법이다. 그런데 이 선인장은 뿌리올림을 훨씬 더 초월한 모습으로, 식물 뿌리의 잠재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우리에게 과시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됐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 야마다 히로유키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6년01월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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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랑 인 호주] 리버시티 브리즈번(2)
걷고 싶은 도시, 달리고 싶은 도시
브리즈번 산책 셋. 두발로 걷는 여행, 중심업무지구브리즈번 강으로 경계가 구분되는 브리즈번 중심업무지구CBD, Central Business District 2.2km2는 도시의 중추 기능을 담당하며, 시청사를 비롯한 주요 관공서가 위치해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층 빌딩숲 사이를 걷다보면 독특한 거리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영국 왕족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으로, 동서(여성: Queen, Elizabeth, Ann)와 남북(남성: Edward, George)으로 구분해 방향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흔히 이곳을 보행자의 천국이라 부른다. 차 없는 거리인 ‘퀸 스트리트 몰’, 만남의 장소인 ‘킹 조지 스퀘어’, 지하에 위치한 버스환승센터 등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한 교통 시스템과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0월 15일에는 브리즈번 시정부가 보행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퀸 스트리트 몰에서 센트럴역까지 1.6km 구간에 점자블록을 설치해 시각장애인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우스 뱅크 파크South Bank Parklands와 퀸 스트리트몰을 연결하는 빅토리아 브리지Victoria Bridge를 건너면 오색의 레고블록을 연상시키는 주립도서관과 151m 길이의 브리즈번 스퀘어Brisbane Square,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레다클리프 플레이스ReddacliffPlace를 만날 수 있다. 이 작은 광장은 과거 모턴만연안에 탈옥수를 수용하던 정벌 식민지에서 명명된 것으로, 광장 한 편에 설치된 조형물이 당시의 상황을 가늠하게 해준다. 평상시에는 오피스 근무자들과 퀸 스트리트 몰을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이용되며, 주말에는 벼룩시장으로 활용된다.
브리즈번 쇼핑의 메카 퀸 스트리트 몰은 백화점과 각종 상점이 위치한 보행자 전용 거리다. 대홍수가 발생한 19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비포장도로 였던 이 보행자 거리는 브리즈번 연방 경기Brisbane of Commonwealth Game(1982)와 리버사이드 엑스포Riverside Expo 1988가 열린 시기에 맞춰 두 차례 정비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몰 내부로 들어서면 ‘원 스톱 숍One-Stop-Shop’이라는 단어처럼, 수많은 상점과 쇼핑센터, 음식점이 가로변을 점하고 있다. 또한 몰 곳곳에 늘어선 대형목과 나뭇잎을 형상화한 캐노피는 이곳의 강렬한 태양을 가려주며, 중심부에 위치한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패션쇼와 인디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윤호준은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환경과조경』과『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저서로 지난2012년에 출간한『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현재『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