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그 종류들
산이나 들을 지나며 또는 하천변이나 강가를 차를 몰고 지나치는 짧은 순간에도 주변경관에 까닭 없이 매료되는 경우가 있다. 누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닌데 자연의 변화와 억척스런 삶이 어우러져 자연이 빚어 놓은 그 풍광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양상이 녹아있는 듯 하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 것도 아니며, 특별한 기교를 부린 것도 아닌 그 그림 속에 주연은 대부분 갈대, 수크령, 사초류와 억새(정확히는 참억새) 등과 같은 식물들이 대부분이다. 무심코 지나치며 감동을 받아왔던 그 표현하기 어려운 정겨운 경관을 꾸며놓은 주인공들이다. 그 주인공중의 하나인 억새가 이번 호의 주인공이다.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그 흔한 이웃이 숨은 공로자 중의 하나인 것이다.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지역에 절로 자라는 억새는 또한 유럽이나 북미의 대부분의 정원에서 빠지지 않는 주요 인사이기도 하다. 이미 160여 종류의 품종들을 선발해가며 그 멋스러움을 찬양하고 있다. 억새밭으로 이름난 명소가 제법 있음에도 어디서나 볼 수 있어 흔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깊은 맛을 가까이하지 않았던가 싶다. 그 무리가 크던 작던 간에 바람을 따라 부드럽게 일렁이거나 한바탕 춤사위를 벌이면 그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경관이 함께 꿈틀거린다. 억새는 경관적 가치도 뛰어나지만 군소리 없이 착실하게 생태계에 부양하는 큰일꾼이다. 심지어 바이오연료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아 대체에너지로서 한자리 차지할 전망이다.
특성
억새 종류들은 주로 초지, 숲의 가장자리, 시냇가, 경사지 또는 해안가 등에서 주로 자생하며, 나무가 우거져 그늘이진 숲 속에서는 드물게 자란다. 모래밭이나 암석지대의 건조한 곳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주로 축축하고 비옥한 환경을 더욱 선호한다. 물억새의 경우는 비교적 길게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지하경이 발달하여 퍼져 자라지만, 그 외 대부분의 종들은 줄기가 빽빽하게 모여 자라 덩어리진 포기가 된다. 일부 상록성도 있으나 대부분 겨울에 입과 줄기가 말라 지상부가 고사하며, 잎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중앙맥이 뚜렷하고, 길게 자란 줄기 끝에 발달하는 화서는 사방으로 부채처럼 퍼지는 깃털모양이다. 사방으로 퍼지는 수염뿌리는 철사처럼 튼튼하며 흙 속에 단단히 박혀서 물가나 경사지 등의 토양을 고착시키는 기능이 뛰어나다. 꽃은 주로 8~9월에 피며, 깃털모양의 화서는 직립해서 자란 후 그대로 유지되거나 부챗살처럼 사방으로 옆으로 퍼지며, 때로는 곧바로 늘어지기도 한다. 화색은 백색에 가까운 엷은 은색에서 짙은 자주색까지 개체에 따라 다르다. 씨앗이 빠져나간 이삭은 잎과 자루가 말라버린 겨울까지 남아있는다.
벼과(Family Gramineae)의 억새속(Genus Miscanthus)은 태평양의 섬 및 아프리카 남동부의 일부 지역과 주로 아시아의 열대에서 온대지역까지 약 14여 종이 분포하는 숙근초이다. 아직은 분류학적인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새로이 발견되거나 확인되는 종들과 함께 재정리가 되면 그 종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속명인 Miscanthus는 그리스 어원의 ‘mikos’와 ‘anthos’의 합성어로 각각 줄기(a stem)와 꽃(a flower)를 의미하며, 소화서와 같은 소수(작은 이삭, spikelet)에 자루가 발달해 있음을 가리킨다.
(본 고는 요약문입니다)
은행나무 - 노란 단풍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로수
은행나무는 한자로는 은행(銀杏)이라 쓰고 영어 이름으로는 ‘silver apricot’라고 쓰는 일이 있다. 이는 은행표면에 은빛 나는 납질의 흰가루를 푹 덮고 있어서 보기에 은빛 나는 살구라는 뜻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쓰이는 ginkgo는 ‘銀杏’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고, 때로는 ‘maidenhair-tree’라고도 하는데 이는 고사리의 일종인 처녀머리고사리의 잎과 닮아 서양 사람들이 은행나무의 잎을 보면 처녀머리고사리를 연상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은행나무의 ‘행(杏)’ 자는 살구나무 행으로 읽는다. 사전에서 보면 행단은 중국 산동성 곡부현에 있는 공자의 묘앞에 있는 단의 이름이라고 한다. 공자가 이 단에 앉아서 제자들에게 학문을 강론하였다고 해서 행단이라 하면 학문을 하는 곳을 뜻하게 되었다. 그 단에 꼭 살구나무가 있어서 그러한 명칭이 유래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행단에 살구나무를 관여시키기 보다는 은행나무를 두어 강학분위기에 엄숙성을 부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구나무에도 큰 것이 있기는 하나 큰 나무가 적고 또 그늘이 짙지 못한 결점이 있으며, 실용적인 서민생활의 나무여서 문묘라든가 서원이라든가 향교 등에는 은행나무를 쌍으로 심어 장엄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경북 순흥에 있는 소수서원은 사액서원으로 이름이 나있는데 이곳에도 은행나무가 있어 서원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의 성균관에도 은행나무가 쌍식되어 있는 행단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은행나무를 학자수로 부르고 있다.
은행나무는 은행나무목 은행나무과의 낙엽침엽교목으로 큰 것은 높이 45m, 지름 5m에 달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3억 5천만년전 고생대의 석탄기 초에 지구에 나타나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무껍질은 회색이고 두꺼우며, 세로로 균열이 생긴다. 원줄기의 가지로부터 공기뿌리가 밑으로 늘어지기도 한다. 가지에는 긴 가지와 짧은 가지가 있는데, 긴 가지에는 잎이 드문드문 어긋나고, 짧은 가지에는 여러 개가 촘촘히 다발로 난다. 잎새는 부채꼴로 중앙에 깊이 들어간 부분이 하나 있으며, 그 이상으로 불규칙하게 깊이 들어간 부분도 있다.
가을에는 잎이 노랗게 물든다. 자웅이주로 수꽃은 담황색의 짧은 이삭이 되며 많은 수술이 있다. 암꽃은 녹색이며 열매자루 끝에 2개의 밑씨가 붙는다. 수꽃의 화분은 바람에 의해 멀리까지 날아 흩어진다. 4월에 밑씨의 화분실(花粉室)에 들어간 화분은 그곳에서 발육하고 9월 상순 성숙하기 전에 정자가 생겨 장란기에 들어가 수정한다. 종자는 핵과(核果) 모양이고, 익으면 외종피(外種皮)는 노란색의 육질(肉質)이 되며 악취가 난다. 내종피는 딱딱하고 흰색이며 2∼3개의 능선이 있다. 4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종자가 성숙한다.
중국 원산으로 내한성과 내서성(耐暑性)이 있다. 강건하고 저항력이 강하며, 토양을 가리지 않고 생육한다. 성장이 빠르고 병충해는 적다. 맹아력(萌芽力)이 왕성하므로 심한 가지치기에도 견딘다. 나무껍질은 두꺼운 코르크질이며, 기포(氣胞)구조로 되어 있어 내화력이 뛰어나 예로부터 방화수(防火樹)로 알려져 왔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