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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의 도시 문법, 조경 문화로 읽다] 편집부가 꽂은 대구 책갈피
    이번 특집 의도 중 하나는 한 권의 잡지를 후루룩 훑어보는 것만으로 대구를 궁금하게 하는 것이다. 대구라는 도시의 역사와 특징을 완벽하게 읽어내지는 못하더라도, 한 번쯤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고 여행의 큰 틀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지면을 꾸리고자 했다. ‘편집부가 꽂은 대구 책갈피’는 『환경과조경』에 실렸던 대구와 관련한 기사를 정리해 소개한다(1982년~2020년). 모든 장면을 포착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구의 조경사에서 중요한 지점 몇몇을 이어 변화의 궤적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글의 제목, 발행년월을 표기해 언제든 궁금해지면 책갈피가 꽂힌 책장을 열어볼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환경과조경은 2014년 이전에 발행한 잡지를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단, 가입은 필수. 지방도시의 녹지행정: 대구직할시의 녹지 행정 이재환, 1989년 3월호 산업화의 여파로 자연이 점점 사라지고 지방자치제가 활성화되는 시기에 지방 도시의 바람직한 녹지 정책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살피는 특집을 기획했다. 서울특별시와 당시 직할시였던 대구, 인천, 광주를 다뤘다. 당시 대구직할시 도시계획국 녹지과장 이재환이 글을 썼다. 대구시 녹지 공간의 현황 및 이용 실태, 대구 공원 정책의 기조 및 공급 지표, 개발 계획의 문제점 및 개원방향, 녹지 공간 창출에 대한 의견이 주요 내용이다. 당시 대구는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라 도시의 과밀화를 겪고 있었다. 더불어 소득 증대에 따른 여가 선용 기회가 확대되며 시민들은 공원, 녹지 공간의 확충과 시설의 수준 향상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에 부응해 대구는 1982년 ‘제1차 5개년 공원, 유원지 개발계획’(1982~1986)을 수립해 두류공원과 범어공원을 비롯해 8개소의 도시공원을 개발 조성했다. 이어 ‘2차 5개년 공원, 유원지 개발 계획’(1987~1991)을 수립해 팔공산 자연공원을 활용해 개발 광역관광권을 형성하는 데 힘쓰고 있었다. 녹지 공간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절대적인 녹지 공간이 부족해 유지·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그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캠퍼스 조경: 경북대학교 김용수, 1990년 11월호 전국 대학교의 캠퍼스 조경을 살펴보는 연재 꼭지에 경북대학교를 소개했다. 당시 경북대 조경학과 교수 김용수가 글을 썼다. 경북대학교는 1946년 대구사범대학, 대구의과대학, 대구농과대학을 모체로 문리과대학과 법정대학을 신설해 1952년 국립종합대학교로 개편됐다. 당시에는 25만평 규모의 부지에 12개 단과대학 87개 학과와 6개 대학원의 154개 학과를 갖추고 있었다. 경북대학교 캠퍼스는 본래 산격동과 북현동 일대의 야산이었고, 지반 대부분은 청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게다가 극한 극서로 유명한 대구의 기후 특성으로 인해 식생 생육의 기반이 좋지 못했다. 교육 기능의 역할을 초월해 더 큰 스케일의 단지 혹은 도시로서의 질을 겸비한 활기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부적절한 식생 기반과 기후 악조건을 고려해 쾌적한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 꽃시계를 비롯해 일청담, 지도못, 야외 박물관, 교시탑과 시계탑, 야외 공연장, 장미원, 운동 공간, 학생회 관할 광장, 다목적 강당 앞 광장, 본관 앞 광장 등이 조성됐다. 태창철강 성서공장 1992년 12월호 1992년 도시환경문화상 조경부문 수상작 중 하나로, 설계·감리는 녹지환경연구소가 맡았다. 일반적으로 공장 조경은 공장의 본래 기능인 생산 기능에 치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태창철강 성서공장의 경우 토지이용계획단계에서부터 인공적이고 딱딱한 공장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나아가 종업원의 후생 복지, 지역 사회에서의 봉사 등 여러 측면에서 조경에 보다 많은 역할을 부여해 정원의 위치와 면적을 결정했다. 공장은 부지 안쪽으로 배치하고 길이 120m, 폭 40m의 정원을 과감하게 대로변에 접하도록 조성했다. 대로를 따라 높이 3m 정도로 계획했던 옹벽은 1m 이하로 낮춰 경사면으로 처리했다. 더불어 투시형 담장을 설치함으로써 외부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개방된 정원을 전개시킨 것이 핵심이다. 대구광역권 녹색플랜과 환경보전전략 이석희, 1996년 5월호 특집 ‘지방자치단체 녹색플랜과 환경보전’의 두 번째 시리즈에 수록된 글이다. 당시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지역개발실장 이석희가 글을 썼다. 주요 내용은 대구의 입지 특성과 개발 여건, 환경 오염 실태, 녹지자연도, 환경 보전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이 다. 당시 대구는 ‘지방의제 21’의 제정과 환경도시 선포를 앞두고 있었다. 이에 대기, 수질, 생활환경의 오염을 적극 예방하고,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각종 환경 사업과 연계해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1차, 1996~2006)을 진행했다. 11년간 천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목표로 추진해 1,093만 그루를 심었으며, 그 성과로 한국조경학회가 주관하는 2001년 제1회 한국조경대상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 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기초단체, 연구 기관 등에서 110회에 걸쳐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2차 사업(2007~2011)은 담장 없는 열린 문화 실현,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생활권 녹지 및 공원 확대 조성, 시민과 함께하는 쾌적한 숲의 도시 실현을 목표로, 3차 사업(2012~2016)은 양적 목표 달성을 넘어서 디자인 질을 높이는 녹화 사업으로 추진됐다. 2017년부터는 미세 먼지 절감과 도시 열섬 현상 완화를 목표로 4차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실험적 도시가로 테마공원: 들샘공원 1999년 2월호 대구시 북구 동북로 229에 위치한 공원으로, 박찬용 교수(영남대학교 조경학과)와 디멘션 조경설계사무소가 설계했다. 대상지는 예부터 맑은 샘물이 솟아나 농사가 잘 되었다고 해서 ‘물새미’라 불리던 곳이다. 북구의 ‘휴먼도시 북구 창조’ 발전 계획에 따라 테니스장으로 활용되고 있던 부지를 도시가로형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바꾸었다. 공원법상으로는 어린이 공원에 해당하지만, 지역의 상징성을 지녔으며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고려해 어린이 이용 중심의 단편적인 기능을 위주로 하기보다 지역 주민의 정서와 문화 행사를 담는 복합 용도의 공동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공간감과 인지성을 높인 주진입광장, 중앙수변광장, 휴게광장, 조형벽체, 놀이 공간과 가로 공간으로 구성된다.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사옥 1999년 9월호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사옥의 조경은 조경과 박수미가 설계하고 감독했다. 토목 공사 일정이 늦어지며 식재 공사 물량의 80%를 식재 부적기인 혹서기(6~7월)에 시공하게 되었는데, 여러 노력을 기울여 하자 발생률을 최소화한 과정을 담은 기사다.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생육 기반 조성 공종을 조경 공사 설계 단계부터 적극 반영해야 한다. 둘째, 조경용 보조 약품의 국산화 및 사용 기준의 명확한 설정이 필요하다. 셋째, 수목의 대형 용기(컨테이너) 재배가 정착되어야 한다. 넷째, 식재 공사에 유지·관리비를 적극 반영해 철저한 사후 관리를 꾀한다. 다섯째, 부적기 시공의 경우, 적기 시공과 시공 단가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현장감독 박수미와 함께 확장 구간을 감독한 이흡 과장(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조경과)은 “조경 관리는 사후 관리만이 아닌 공사의 시작 단계부터 고려되어야 하며 공사의 엄연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암지 수변공원 1999년 10월호 대구시 북구 구암동 349에 위치한 공원으로, 박찬용 교수(영남대학교 조경학과)와 디멘션 조경설계사무소가 설계했다. 당시 대구의 여러 저수지는 도시개발로 인한 농지 감소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대상지 역시 농지가 택지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매립될 저수지였으나, 조경가의 강력한 권유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으로 수변공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완성된 공원에 많은 시민이 찾아와 대구 경실련이 실시하는 도시환경문화상에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설계 주안점은 자연성과 현대적 감각의 조화였다. 기존 저수지 보존을 원칙으로 하되, 저수지 동쪽 일부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 평지를 집약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동쪽에 전망데크, 계류, 놀이 시설, 체력 단련 시설을 설치했다. 전망데크 주변에 무대 개념을 도입해 친수 공간의 이용성을 함께 도모했다. 반면 자연학습장으로의 기능을 위해 수변에는 목재 데크를 조성해 저수지와 사람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켰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1단계 완공 1999년 10월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의 1단계 구역이 완성됐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대구에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고자 49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계획했다. 1만3천여 평 중 1단계 구역에 해당하는 2천 7백여 평에 종각과 광장, 진입로, 조형 분수, 산책로 등이 조성됐다. 광장에는 달구벌대종이 설치된 종각이 들어섰는데, 종각 후면부에 조성될 잔디밭과 함께 대규모의 행사장으로 쓰이도록 계획했다. 광장의 바닥 포장에는 종의 울림을 상징하는 곡선을 반영했다. 진입부에서 시작하는 산책로에는 단풍나무를 열식하고, 그 아래 아이비와 옥잠화, 맥문동, 원추리를 군식해 숲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원의 일부를 완성해 개장했음에도 하루 1천여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정도로 호응이 좋았고, 특히 동성로와 가까워 젊은 층의 유입이 활발했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대구의 도시 문법, 조경 문화로 읽다] 대구 도시 공간 10선
    편집부는 이번 특집을 위해서 주목할 만한 대구 도시 공간 10곳을 선정해 안내한다. 대구라는 도시가 궁금해서 방문했는데,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 이들을 위해서 준비했다. 유서 깊은 공원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복합문화공간까지 다채로운 공간을 잡지로 미리 둘러보며 대구가 가진 매력을 살펴보자. 두류공원 대구광역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36 대구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공원. 산자락에 조성된 공원을 가로지르는 두류공원로를 중심으로 두류산 권역과 금봉산 권역으로 나뉜다. 두류산 권역에는 대구의 대표 랜드마크 83타워, 이월드 등이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금봉산 권역에는 성당못 수변길, 분수대 등 자연 친화적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기존의 두류야구장을 리모델링해 시민광장으로 조성했다. 시민광장에는 넓은 잔디광장, 피크닉 공간, 전망대 등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마련했다. 사유원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태창철강 유재성 회장이 그동안 수집하고 가꾸었던 바위, 소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 등을 활용해 팔공산 자락에 조성한 수목원. 축구장 4개에 달하는 면적에 알바로 시자, 웨이량, 정영선, 승효상 등 세계적 건축가, 조경가, 서예가 등이 조성한 공간과 산책길이 펼쳐진다. 팔공산을 조망할 수 있는 소대, 한국 전통정원을 구현한 유원, 108그루의 모과나무로 조성한 정원인 풍설기천년 등 계곡과 능선을 가로지르는 산책길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은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금호꽃섬 대구광역시 북구 노곡동 665 금호꽃섬은 대구시 북구 팔달교와 노곡교 사이에 위치한 금호강 하중도로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강변 안에 있는 들이라는 뜻으로 ‘갱부내들’로 불린다. 원래 농가에서 버린 폐비닐과 쓰레기로 인해 악취가 나던 버려진 땅이었는데, 테마공원 등이 조성되면서 많은 시민이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봄에는 유채꽃과 보리,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을 심어 계절별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하류에는 물억새를 심어 하천 정화를 꾀했다. 금호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과 자전거길이 있어 대구 나들이 명소로 손꼽힌다. 대구 삼성 창조캠퍼스 대구광역시 북구 호암로 51 대구 삼성 창조 캠퍼스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제일모직 부지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벤처창업존, 문화 체험을 위한 문화벤처융합존, 삼성의 역사를 담은 삼성존, 그리고 주민생활편익존 등으로 구성된다. 부지 내 기존 수목과 기숙사 외벽 담쟁이를 보존해 부지의 역사성을 반영한 특색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대상지 앞 호암로 특화설계를 통해 대형 수목 식재 및 조형 가벽을 조성해 도시 경관 개선을 꾀했다. 특히 넓은 잔디광장에 야외무대, 바닥분수 등 지역 주민이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디아크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57 디아크는 낙동강과 금호강 합수 지점에 위치한 강 문화관으로 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건축가 하니 라시드(Hani Rashid)가 설계했는데,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순간과 물수제비가 물 표면에 닿는 순간의 파장을 건축물의 형상으로 표현해 조형미와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층 규모로 갤러리, 전망데크 등은 시민들의 휴식과 다양한 문화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3층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노을과 수시로 변하는 디아크의 조명은 대구 야경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670 1907년 대구에서 비롯된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기리며 조성한 공원이다. 넓은 잔디광 장과 주위에 심은 1,000여 그루의 수목과 곳곳에 벤치를 배치해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도심의 오픈스페이스로 기능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에 는 공원 주변 곳곳의 루미나리에, 은하수 길을 통해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야경을 선 사한다. 22.5톤의 달구벌대종이 있어 해마다 제야의 종 타종식을 거행하며, 대구 시 민의 도심 내 휴식 공간으로 각종 전시회와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mrnw(미래농원) 대구광역시 북구 호국로 300-22 소나무 농원 부지에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 길 수 있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장소로 거듭났다. 건축물 앞 기존의 소나무 밭을 가로지르는 메탈 브리지는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입체적 보행 경험을 선 사한다. 크기와 형태뿐 아니라 모든 식재 수종이 동일하게 구성된 쌍둥이 중정은 건 물에 들어온 이용자들로 하여금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게 함으로써 건물 내부가 거친 숲 한가운데 놓여 있다는 착각을 들게 만든다. 건축설계는 SoA, 조경설계는 디 자인 스튜디오 loci가 맡았다. 더 상세한 내용은 본지 415호(2022년 11월호)에서 볼 수 있다. 동성로 대구광역시 중구 용덕동 12 대구를 대표하는 상징 거리로 편리한 교통, 백화점, 쇼핑센터, 학원가, 공원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와 쇼핑의 중심지다. 2007년부터 시작된 ‘동성로 공공디자인 사업’은 동성로 거리 정비는 물론 역사,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상인, 시민, 지자체, 전 문가 등과 함께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길 한복판을 가로질러 설치됐던 배전반을 땅에 묻고, 붉은 점토 블록의 보행자 전용 도로를 만들어 걷기 좋은 거리를 조성했다. 거리 구간마다 벤치를 설치하고 목백합과 대왕참나무 40여 그루를 심어 자연 친화적 경관을 만들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6-11 대구 출신 가수 고 김광석을 기리며 조성된 길. 명칭은 김광석의 앨범 ‘다시 부르기’에 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그를 그리워(miss)하면서 그리다(draw)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2010년 쇠락해 가던 방천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수성교부터 송죽미용실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김광석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 벽화 등 을 조성했는데, 전국적 명소로 거듭나면서 방천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현재는 버스킹, 벼룩시장, 공방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아양기찻길 대구광역시 동구 해동로 82 2013년 금호강 위를 지나던 ‘아양철교’를 리모델링해 산책로, 전망대, 카페 등을 갖 춘 도심 속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양철교는 2008년 2월 대구선이 폐선되기 전까지 70여 년 동안 대구시의 산업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근대 산업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아양철교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일부 구간의 바닥을 유리 로 마감해 이전까지 사용했던 철길과 그 아래로 흐르는 금호강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동촌유원지 등 주변의 관광 명소들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중앙 유리 구조물 안의 카페와 전망대 등에서 금호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네이처(The) Nature 주최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협회, 한국조경가협회 주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 환경과조경 후원 늘푸른 심사위원장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심사위원 김준연 STOSS 디렉터 박소현 코네티컷대학교 교수 오화식 사람과나무 대표 이영주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정홍가 쌈지조경 대표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Avian Exodus at GMP_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_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은상 티핑Tipping –3℃_신아영·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둠벙_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동상 시간의 메타포: 세 개의 숲_민세린·박나리·정인주(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브레이킹 더 월Breaking The Wall_Ke Fangni(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Mai Haotian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석박통합과정 탈바꿈: 경사지를 복원하다Metamorphosis: Restore a Slope_이희수·이민서·권용조·최민 배재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공모 경과와 심사평
    지난 9월 13일, 수원시 대유평공원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111CM 라운지에서 ‘제20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시상식이 개최됐다. 공모에는 104개 팀이 접수했다. 공모 주제인 네이처라는 큰 키워드 아래, 자연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해 그리고 응용을 통해 어떤 해법을 제시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본상 수상작 7작품과 장려상 및 입선 수상작 15작품이 선정됐다. 전시는 시상식이 개최된 111CM 라운지에서 9월 17일까지 열렸다. 공모전 주제와 심사 총평을 수록하고, 대상부터 동상까지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주제: 네이처 네이처(The) Nature는 일반적으로 ‘자연’을 의미하고 더불어 ‘본질’이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조경은 자연으로부터 시작하여 급속한 현대 문명의 발전 속에서 상실되어가는 자연성을 지켜주고 이어주는 중요한 균형자 역할을 해 왔다. 최근의 급격한 환경 파괴는 더 이상 지구와 인류가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자연 스스로 치유하거나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조경은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과 문제를 대면하며 자연 속에 숨겨진 수많은 지혜를 찾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는 과거 익숙하게 여겨왔던 자연의 보전과 이용이라는 행위와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조경과 자연에 대한 관계와 접근법을 고민할 수 있다. 자연과 조경에 대한 관계를 되돌아봄과 동시에, 조경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경제적 양극화, 고령화, 공동체 해체, 도시 소멸, 탄소 중립, 재난 재해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문제에 대한 표피적 해결책을 제시하기 이전에 대상의 본질을 보다 섬세하게 가독하는 참가자들의 시선 또한 엿보고자 한다. 조경의 시작점이었던 자연성을 다시 돌아보고 그 속에 숨겨진 지혜와 관계를 재발견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본질적 가치를 살핌으로써 참가자들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대상: 에이비언 엑소더스 앳 GMP
    공항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새들이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항공기 운항률이 높아지며 증가하는 추세다. 버드스트라이크는 비행기 조종사가 가장 기피하는 사고이며 피해액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1조억 원에 달한다. 사고의 경중에 상관없이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나면 비행기는 회항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조류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하는 대참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김포공항은 국내 공항 중 버드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다. 한강 하류와 굴포천, 아라뱃길 같은 수계공간과 새들의 좋은 먹이원이 많은 대장동 농경지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항은 24시간 새들을 모니터링해 연간 비행 경로와 이동 패턴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해 새들의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가 사라질 경우, 혼란을 겪은 새들이 흩어지고 예측 불가능한 동선으로 움직이며 버드스트라이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표 동물의 시각에서 자연을 설계하고자 했다. 대장동 농경지를 개발하기 전, 새들에게 미리 한강 근처에 안전한 서식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밤섬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하중도를 설계했다. 새들이 선호하는 하중도의 특징을 고려해 섬의 형성 과정을 계획하고, 빠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소형 테트라포드를 사용했다. 목표종 분석 큰기러기와 흰뺨검둥오리의 경우, 취식지인 대장동 농경지에서 휴식지인 한강 본류와 굴포천으로 이동하는 도중 활주로 14 지역 상공에서 비행기와 충돌할 위험이 높다. 여름 철새인 황로와 왜가리는 공항 근처 산에서 번식한다. 번식처와 취식지, 한강을 오가다 비행기와 마주할 확률이 높다. 설치류를 먹는 황조롱이는 농경지와 한강을, 중부리도요는 장항습지를 많이 오가며 비행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아윤·김도연(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금상: 타이들스케이프(Tidalscape): 대지의 주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관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일대는 8,000년에 달하는 긴 시간에 걸쳐 형성된 송도 갯벌이 있던 곳이다. 풍부한 해안 생태계가 형성된 생명의 터였지만, 행락지가 개발되며 32헥타르의 갯벌이 간척되었고 송도유원지가 조성됐다. 송도 해상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후 기존 갯벌의 절반 이상이 간척되었고, 대상지의 일부도 콘크리트로 매립됐다. 그 과정에서 도시 한가운데 위치하게 된 송도유원지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결국 폐장되어 현재는 중고차 수출단지로 이용 중 이다. 2020년부터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유원지 용도 구역이 해제되었고, 난개발이 우려되어 2023년까지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도시와 자연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연 보편적인 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까. 대상지가 속한 연수구가 대도시로 성장함에 따라 기존의 개발 논리보다 더 고양된 방향성이 필요하다. 송도 갯벌의 원형 경관 복원과 해안 서식처의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다만 도시 개발의 속도는 자연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자연이 온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자연의 섭리 속에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연수구는 문명의 혜택을 누린 시간만큼 자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공동의 기억과 도시의 성숙 구 송도유원지 일대는 도시의 문화적 장소였지만, 콘크리트 복개로 인해 장소성이 소멸하고 그 기억의 흐름도 끊어졌다. 옛 기억과 공동이 만들어 가는 기억으로 도시는 점차 성숙해간다. 기억의 흐름을 다시 연결하면 대상지는 사람들의 기억과 개성, 자부심 있는 연수구 시민들을 키워낼 것이다. 갯벌, 송도유원지,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억이 중첩되며 대상지는 함께 배우고 만들어가는 원도심과 송도 국제도시의 화합의 장이 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최준영·신재호·백지웅(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티핑(Tipping) –3℃
    감전동 사상공업단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공업 지역으로 성장했다. 조립 금속 등 제조업 비중이 큰 산업 단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단지의 전통적 주력 사업이 쇠퇴했다. 이후 방치된 노후 건물이 늘어나고, 각종 소음과 악취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그 중 대상지가 위치한 학장동은 공업 지역으로 인근 상업 지역과 주거 지역에 비해 대기 중금속 농도가 각각 7.3배, 5.6배 정도 높았다. 대상지 반경 2km 이내에 산과 수변이 있어 생태적 이점이 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산시 녹지 부족 지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린 인프라가 몹시 부족하다. 바람길 도시의 공업화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공업화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도시 안에 갇히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린 인프라 단절, 찬 공기 유입 차단, 폭염 지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빌딩 숲, 자동차 매연, 산업 단지 등으로 인한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 내 오염 물질의 분산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숲을 통해 도심과 외곽 녹지를 연결하는 바람길에 주목했다. 바람길은 도시 외곽 산림과 도심 속 숲을 연결해 차가운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공기 순환을 촉진하고, 미세 먼지 등 대기 오염 물질과 뜨거운 열기를 도시 외부로 배출한다. 티핑포인트 대상지 일대에 다양한 숲을 조성해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 바람을 끌어들여 공기의 순환으로 온도를 낮추고자 한다. 흔히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작은 변화들이 기간을 두고 쌓여, 더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우리는 공단에 일종의 티핑포인트를 만들고자 했다. 공단 내의 온도 3도 감소를 목표로 점·선·면적 녹지로 바람길을 계획했다. 3도라는 변환점을 통해 공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바람이 불어올 수 있는 환경을 구상했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신아연·권가령·양찬희(동아대학교 조경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은상: 둠벙
    선조들의 지혜, 둠벙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는다.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에 위치한 신기마을은 매년 극심한 가뭄으로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 과거의 연평균 강수량을 고려해 만든 관개 시설은 현재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 교체가 어렵다. 누수가 일어나거나 부식되어 파이프가 터져야만 수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상수도 의존도가 높은 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여러 경제적 손실을 불러오고,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 영위를 힘들게 하고 있다. 비교적 연 강수량이 낮고 지형 특성상 대규모의 댐을 만들 수 없는 남부 지역, 그중에서도 특히 규모가 작고 갯수마저 적은 댐에 의존해 사는 섬 지역 주민은 장마철 전봄에 극심한 가뭄을 겪는다. 이러한 문제를 자연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선조들의 지혜를 빌렸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주로 벼농사를 지어왔다. 비와 지하수에 의존했던 과거에 선조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둠벙이라는 수리 시설을 고안해 이용했다. 이러한 둠벙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켜 농작물 관개 방식을 향상시키고, 각종 생물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정화하고 모아주는 방지턱 둠벙 암태도의 신기마을은 지반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환경에 자리 잡고 있다. 가파른 경사의 산에 둘러싸여 있고, 일직선 형태의 물길은 우수를 그저 흘려보낼 뿐 토양에 제대로 침투시키지 못한 채 바다로 보낸다. 이 때문에 저수지 아래로 흘러가버린 물을 다시 펌프로 퍼 올려 저수지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방지턱 둠벙은 강수 시 빠르게 유실되는 물의 유속을 낮추어 지하수를 모아주는 동시에 방지턱을 통해 물을 정화해 주는 둠벙이다. 덕분에 집수한 물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용수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방지턱 둠벙에 물이 모이며 형성되는 둠벙은 다양한 생물의 삶의 터전이 되어, 가뭄을 겪고 있는 동물에게도 해갈을 선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김현우·김한빈·박초현·안민지·김지응(청주대학교 조경도시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시간의 메타포: 세 개의 숲
    골프장이었던 부지에서 점차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지키기 위한 생태 공원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조경과 자연의 근본적 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느린 시간의 흐름과 변화의 과정을 담은 산물 그 자체인 자연을 감상하고 존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 공원은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기존의 자연’과 인위적 관리를 최소화해 자연 자체 속도로 변화하는 ‘느린 시간의 자연’, 두 요소의 조화로운 공존을 꾀한 ‘미래의 자연’으로 구성된다. 기존의 자연이란 옛 골프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의 변화를 최소화해 원래의 풍경과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느린 시간의 자연은 인위적 관리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느린 시간이 흐르는 공간을, 미래의 자연은 인간의 역할과 자연의 자생적인 성장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세 요소는 관람객들이 자연의 본질과 가치를 깨닫고, 자연의 보존과 이용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디자인 전략 패턴을 활용한 공간 분류: 골프 홀 패턴을 활용해 허브(hub), 노드(node), 루트(route) 구역을 구성했다. 허브 구역은 공원의 핵심 구역이자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노드 구역에서는 천이로 자연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고, 루트 구역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형성한다. 성격 부여: 일시정지 공간은 골프장 모습을 보존해 자연이 멈춘 상태를 지속하는 장소다. 재생 공간은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해 숲으로 만들고, 빨리 감기 공간은 자연과 인간 사이 균형 있는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조성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민세린·박나리·정인주(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 [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브레이킹 더 월
    원시 사회에서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었다. 동굴에 살면서도 식량 확보와 주거를 위해 자연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았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선은 불분명했다. 농경 사회에 접어들며 사람들은 고정된 생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자연에서 재료를 획득했고, 이 재료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고립시키며 마을이나 도시의 원형을 형성했다. 인간의 거주지는 원시적 재료로 건설된 ‘섬’과 같았고, 생산 활동은 여전히 자연에서 이루어졌다. 산업 시대에 도로와 해안가는 ‘직선’으로 굳어졌으며 ‘섬’을 서로 연결해 ‘면’을 형성했고, 인간과 자연 사이에 명확한 ‘분할선’이 만들어졌다. 인간 사회가 자연으로부터 고립된 것이다. 오늘날 인간의 삶은 자연에서 완전히 유리되어 있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서로 적대적이다. 인류세라는 시대적 배경과 기후변화라는 과제 앞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새만금 지역의 과제 1991년 한국 정부는 신규 도심 지역 개발, 농업 생산 증대 등 수많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새만금 지역 간척사업을 발표했다. 생태적, 경제적, 생계의 이유로 학계, 지역 주민, 각계 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간척 사업이 진척됨에 따라 제방 내부의 수위는 지속적으로 내려갔다. 방조제로 인해 안쪽 해수의 순환이 외부 바다와 단절되면서 원래의 생태적 기능들이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 사업은 생태적 문제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토착 생물의 서식지 상실, 어장 피해, 높은 유지·관리 비용, 지역의 전통 문화 파괴와 같은 여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콘셉트 ‘벽’은 새만금 사업으로 건설된 공간의 안과 바깥을 가로막고 있는 방파제를 가리킨다. 동시에 안정화, 순환, 성장을 향한 자연의 지향성과 생존, 개발, 수요에 대한 인간의 욕구 사이의 모순을 상징한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좁힐 수 없는 모순을 해소하고자 ‘벽을 허문다’는 콘셉트를 세웠다. 자연과 인간을 갈라놓고 있는 벽을 개방하고 두 관계의 조화를 추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Ke Fangni(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Mai Haotian(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조경학과 석박통합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