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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 적응대책으로서의 그린인프라의 가능성 기후변화, 조경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인간의 활동은 기후 체계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기후 체계는 다시 인간계와 자연계에 위험 요소가 된다. 많은 지역에서 강수량의 유형이 변화하거나 눈과 얼음의 용해로 수문학 체계가 변화하고 있으며, 수질과 수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다양한 영향들은 서로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이며, 양상 또한 변화하므로 이에 대한 잠재성을 고려해야 한다 (IPCC, 2014). 세계적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완화와 기후변화 영향, 취약성에 대한 이해를 통한 적응이 함께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크게 완화와 적응으로 구분되며, 완화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함으로써 기후변화 진행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목적이며, 적응은 물리·사회·경제적 요소를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그림1). 기후변화 완화의 측면에서는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통해 장기적인 기온 상승을 늦추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악의 기후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넘어선 안 되는 온도의 상승폭이 2˚C로 제안되고 있다. 2˚C가 넘는 기온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50%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3˚C 이상 온도가 증가할 경우, 해안습지대의 30%가 침수되고, 45억 인구가 기아의 위험에 처하며, 12~30억의 인구가 수자원 관련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IPCC, 2014). 따라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단기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 태풍, 폭염, 폭설, 혹한 등의 다양한 이상 기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기후변화 영향에 대비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응대책 수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Kim et al.,2016). 대표적인 피해로 기온 상승에 따른 도시 내 열환경 악화, 국지성 집중호우에 의한 도시 내 홍수 발생, 집중호우 및 태풍에 의한 산사태 발생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응대책으로는 단기적인 효과만을 고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후변화의 완화 또한 매우 중요한 이슈로서 적응과 함께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린인프라는 단기적인 피해저감 효과를 고려한 적응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변화 완화 효과 또한 함께 고려한 적응대책으로 제안되고 있다(Foster et al., 2011). 그린인프라 관련 요소는 적응대책의 효과와 완화대책의 효과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요소로서 기후변화 대책으로서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그림2). 이동근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교 녹지조경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통합적인 기후변화 영향 평가, 불확실성을 고려한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의 경제성 평가, 온실가스 저감 대책, 도시 열섬 저감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장, 『Landscape and Ecological Engineering』 편집위원장, 환경부 자체평가위원 겸 중앙환경정책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호걸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자체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불확도를 고려한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 경제성 평가, 도시 생태계 적응 관리 기술 등의 연구를 수행했으며, 공간분포모형을 이용한 산사태 위험지역 및 생물종 서식지 분석, 취약성 평가 체계 개발 및 중점 취약지역 분석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기후변화에 따른 식재 패턴의 변화 기후변화, 조경은 무엇을 할 것인가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계의 변화 오늘날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라는 큰 재앙에 노출돼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후변화 문제로부터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남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 같은 경우는 국가의 존망까지 걸려있다. 지구상의 생물은 기후대라는 조건에 따라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동식물의 분포 조건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세계 평균기온은 20세기 들어 0.6˚C 상승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기온이 약 0.23˚C 상승했고 특히 겨울과 봄의 기온상승이 큰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UNEP 등의 기관에 따르면 세계 기온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기후변화 모델에 의한 예측결과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2100년까지 1.4~5.8˚C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발표한 기후변화에 대한 2010년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지구평균의 약 2배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반도의 아열대지대는 북상하는 추세이며, 주로 남해안과 동해안지역으로 북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과거 축적된 자료가 빈약해 현재의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가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자료로는 임경빈 교수 등이 1975년 진행한 온도와 지형에 의해 결정되는 식생분포 특성연구가 기후변화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를 기반으로 후학들에 의해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이동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반도 산림대의 구분과 주요수종의 분포는 지형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만, 온도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분포는 1월 평균기온과 1월 평균최저기온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은 대구와 함께 기온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런 원인으로 최근 서울에서는 과거에 보지 못했던 남쪽지방 식물들이 도입돼 조경공간에서 자라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서울에 도입된 이팝나무가 대표적이다. 필자가 소속된 동국대학교 생태계서비스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5년 동안 기상청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기후변화 특성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서울지역에 도입 가능한 수종을 선정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를 위해 지난 1960~2010년 기후자료를 바탕으로 연평균기온, 월평균기온, 평균최저기온, 내한성대, 온난지수, 한랭지수 등을 분석했다. 또한 서울 기후와 유사한 지역 및 시기를 도출해 서울에 식재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식물종을 도출했다. 오충현은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생태계서비스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적응 식물종, 구상나무 등 고산지역 기후변화 위기 식물,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주요농업유산보호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오충현[email protected]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 2016년08월 / 96
  • 기후변화, 조경은 무엇을 할 것인가
    유엔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평균기온 상승률은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인간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경관도 기후에 따라 변한다. 이는 인간과 생태계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각계 각층의 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번 호 특집에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조경과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후변화가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식재 패턴, 그린인프라, 설계전략 등을 통해 조경분야의 대응전략을 짚어봤다. — 기후변화에 따른 식재 패턴의 변화 _ 오충현 — 기후변화 적응대책으로서의 그린인프라의 가능성 _ 이동근 — 해외의 그린인프라 사례분석 _ 김승현 — 써멀 시티: 당인리복합화력발전소 공원화 현상설계 _ 박윤진·김정윤
    • 편집부 / 2016년08월 / 96
  • [식물 디자인의 발견] Case Study: 존 브룩스 가든 디자인의 교과서, 존 브룩스의 식물 디자인: 내추럴 가든
    가든 디자인의 교과서 가든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존 브룩스John Brookes(1933~)의 책 한 권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는 1969년 ‘룸 아웃사이드Room Outside’를 시작으로 수십 권의 책을 발간한 가든 디자이너이자 저술가, 강의자다. 그는 영국 더럼Durham 대학교에서 농업을 전공한 뒤 다시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조경학을 마쳤고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영국은 물론 미국, 호주, 인도 등 세계 각국에 수백 개의 정원을 디자인해 왔다. 2004년에는 가든 디자인에 공헌한 공로로 대영제국훈장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받았을 정도로 가든 디자인의 교과서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존 브룩스의 가든 디자인 철학은 무엇보다 인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정원은 사람에 대한 것이다Gardens are about people’라는 자신의 철학을 가든 디자인에 깊숙이 녹여냈다. 즉 정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사람이 무엇을 느끼고, 즐기는지가 가장 중요한요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브룩스는 특히 ‘작은 정원Small garden’이라는 개념을 발달시켰는데 이는 존 브룩스가 넓은 정원을 갖기 힘든 현대인들의 상황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비록 한두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울타리와 바닥의 패턴, 구조물, 화분, 특별한 식물 구성을 통해 큰 정원 못지 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가든 디자인의 세계를 제시했는데, 이는 이전 가든 디자이너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으로 지금까지도 ‘도시 정원의 디자인 원형’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추럴 가든, 내추럴 가드닝 존 브룩스는 정형적인 레이아웃과 패턴을 많이 구사했지만 식물 디자인에 있어서는 매우 상반된 내추럴리즘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저서 The New Garden: how to design and plant a garden in tune with the landscape (DK, UK, 1998)를 통해서 내추럴 가든의 경향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식물 디자인 연출법의 바탕이 여기에 있음을 자세히 설명했다. 내추럴 가든은 ‘지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정원 디자인’으로 정원이 위치해 있는 지역의 기후와 지형적 특징에 맞는 식물 디자인을 통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정원을 말한다. 이런 내추럴 가든의 연출법은 존 브룩스의 독창적 개념은 아니다. 이는 이미 영국의 가든 디자이너인 거트루드 지킬Gertrude Jekyll (1848~1932)이 자신의 식물 디자인에서 강조한 ‘Ina wild way(야생이 하는 식으로)’의 개념을 더욱 확장한 것이기도 하고, 이미 수천 년간 자생종을 이용한 정원 연출을 구사해온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정원이라는 공간에 이 내추럴리즘을 끌어들인 것은 덴마크의 조경가 젠스 젠슨Jens Jensen(1860~1951)으로 본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의 링컨 메모리얼 파크 디자인에 낙엽수를 이용한 숲 그대로의 모습을 연출한 듯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내추럴 가든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후 내추럴 가든의 경향은 네덜란드로 옮겨져 야크 트이세Jac Thijsse(1865~1945)에 의해 더욱 발전된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오경아[email protected] / 오경아가든디자인연구소 대표 / 2016년08월 / 96
  • [식재기법] 그늘정원 조성 기법(7) 양치식물정원 조성
    식재 디자인과 조성 그늘지고 공중습도가 높은 곳이라면 양치식물정원을 추천한다. 이러한 환경은 양치식물이 자생하는 숲과 유사한 조건으로 식재토양만 잘 맞춰주면 아름답고 훌륭한 양치식물정원을 조성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식물을 심기 어려운 곳으로 여기는 중정이나 건축물의 북면은 양치식물을 만나 새로운 매력을 뿜어내는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다. 물론 양치식물을 비롯한 숲 속 식물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큰 나무를 모아 심어 적극적으로 그늘정원을 만들기도 한다. 양치식물은 생각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며 잘만 이용하면 그 어떤 식물보다도 가치 있고 매력적인 정원의 요소가 될 것이다. 양치식물정원을 조성할 때 주의할 점은 양치식물을 재배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우선 동절기에 부는 건조한 북서풍을 막아주는 장치가 필요하며 적당한 그늘과 공중습도가 유지돼야 한다. 공간적 여유가 있다면연못이나 계류를 함께 조성해 공중습도를 높이고 경관과 도입가능한 식물종의 다양성을 꾀할 수도 있다. 중정과 같은 협소한 곳은 미스트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큰 가든sunken garden은 주변보다 지형을 낮게 조성하므로 바람이 차단되고 습도가 높아져 양치식물을 식재하기에 적합하며 아늑한 분위기와 더불어 전시공간을 눈높이로 올려주어 또 다른 공간감을 제공해 준다. 단 대부분의 식물이 그러하듯 양치식물도 하루 종일 햇빛을 거의 볼 수 없는 깊은 음지deep shade에서는 생육이 가능한 종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유의한다. 위치를 선정하고 그늘과 습도를 만들어 주고 나면 토양을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양치식물은 다른 숲속 식물과 마찬가지로 보습력이 뛰어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좋아한다. 적당한 유기물도 필요하다. 사질양토에 부엽토를 혼합해 쓰는 것이 좋지만 사질양토를 구하기 어려우면 시중에 판매하는 원예용 용토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마사토와 피트모스를 1:1로 혼합해 쓰는 것도 방법이다. 양치식물은 일부 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성토양을 선호한다. 소나무 등의 침엽수의 잎이나 바크, 우드칩 혹은 볏짚이나 억새등의 그라스grass의 줄기 등을 구해 지속적으로 멀칭해 주면 토양 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석회질의 토양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 국내에 자생하는 양치식물은 약 350여 종, 거기에 최근 외국에서 수입돼 재배되는 종까지 합하면 500여 종이 넘는 양치식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양치식물에 대한 전문가가 부족하고 정원가 들조차도 양치식물을 식별Identification하고 재배하는 요령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관중, 청나래고사리, 나도히초미 등의 일부 종을 제외하면 재배·유통되는 종류가 극히 드물어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정원의 현실은 계속해서 양치식물과 같은 그늘식물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원이나 공원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식재돼 있고 나무는 계속해서 커지고 울창해져 그늘을 확장시켜 나간다. 그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정원에서 양치식물은 필수적인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봉찬은 1965년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식물생태학을 전공하였다. 제주여미지식물원 식물 과장을 거쳐 평강식물원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식물원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07년 조경 업체인 주식회사 더가든을 설립하였다. 생태학을 바탕으로 한 암석원과 고층습원 조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 제주여미지식물원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조성 사례는 평강식물원 암석원 및 습지원(2003), 제주도 비오토피아 생태공원(2006), 상남수목원 암석원(2009),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원(2010),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2012) 및 고층습원(2014) 등이 있다.
  • [옥상녹화 A to Z] 정원이와 알아보는 옥상녹화의 모든 것(7) 뉴욕의 하이라인은 어떻게 Masterpiece가 됐는가?
    정원 팀장님! 뉴욕은 잘 다녀오셨나요? 뉴욕 출장으로 교육의 공백이 생겼네요. 팀장 잘 다녀왔어요. 교육이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뉴욕의 하이라인을 통해 옥상녹화설계를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하이라인을 통해 옥상녹화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답니다. 정원 알겠습니다. 서울역고가 공원화로 인해 하이라인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팀장 그렇기도 하지만 하이라인은 전 세계에서 이미 그 자체로 걸작masterpiece으로 부를 정도의 가치를 갖게 됐습니다. 정원 고가철도를 공원화한 곳이 그렇게 불린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팀장님께서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팀장 그럴게요. 하이라인이 그렇게 불리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민간단체 주도로 만든 공원, 길고 아름다운 옥상공원, 완벽함에 가까운 설계와 시공, 연간 수백만 명 이상의 방문객 등이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 고유명사가 생겼는데 ‘The High Line, The High Line Effect, Friends of the High Line’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하이라인파크를 그냥 하이라인이라고 말할 테니 이해하세요. 정원 민간단체 주도로 만들었다는데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팀장 정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우선 하이라인의 위치를 살펴볼게요(사진1). 정원 녹색으로 된 부분이 하이라인이군요. 전체 길이는 어느 정도 되나요 팀장 전체는 약 2330m 정도 됩니다. 하이라인의 탄생 배경을 살펴볼게요. 고가철로가 만들어지기 전인 1934년 이전 이곳에는 많은 차가 다녔고 사고도 잦아서 ‘죽음의 거리death Ave.’라고 불렸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화물운송을 위한 고가철도를 건설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얼마나 복잡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사진2). 사고를 막으려고 카우보이를 고용했을 정도니까요. 정원 정말 복잡했군요. 이곳에 중요한 공장들이 있었나 봅니다. 팀장 맞아요. 그곳 명칭이 Meatpacking District라고 하니 육가공업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지금은 패션의 거리가 됐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고가철도를 만들었고 고가철도가 건물을 통과하면서 짐을 싣거나 내리도록 한 독특한 철도가 되었답니다. 지금도 하이라인을 가면 그 흔적들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고가철도를 운행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1980년에 고가철도의 열차운행을 중단해 폐허가 됐죠. 마침내 뉴욕시는 1999년 골칫거리였던 고가철도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고가철도를 이용했던 주민들이 공청회를 열었고 고가도로를 지키기로 의기투합했죠. 이 공청회에서 하이라인을 만든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인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와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가 만났고 두 사람이 주축이 돼 ‘하이라인 친구들’이란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정원 그 유명한 하이라인 친구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거군요. 그 두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것은 사실인가요? 팀장 하하. 맞아요. 원래 그 근처가 동성애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사귄것은 아니랍니다. 공청회에서 만나 같은 목적을 위해 잘 협력한 것이지요. 하여튼 두 사람은 ‘하이라인 친구들’이란 단체를 만들어 뉴욕시와 법정소송을 벌였습니다. 여기에는 하이라인의 하부 토지를 소유한 지주, 하이라인의 지상권을 가진 협회 등 많은 사람의이해관계가 얽혀서 이것을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06년도에 드디어 뉴욕시와 하이라인을 공원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잠시 후에 이 과정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할게요. 정원 결국 지자체를 상대로 법정싸움까지 벌여서 이겼다는 거네요. 시민단체의 승리인가요? 팀장 정당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승리한 것이지요. 뉴욕시도 소송과 협의 과정에서 공원조성이 타당하고 경제적 효과도 좋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럼 정원 양은 하이라인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나요? 김진수는 다양한 경험을 거쳐 12년 전부터 옥상정원 분야에 전념해 오고 있다. 현재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독일 ZinCo GmbH사와 기술협약을 맺어 옥상녹화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랜드아키생태조경은 도시 집중화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으로 새로운 녹지 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옥상 공간을 가치 있게 재탄생시킴으로써 생태조경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 [도시생태복원] 도시의 생태적 공간 증진 방안(2) 도시에서 생태적 공간 확보하기
    지난 글에서는 도시의 생태적 공간의 확대와 생태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전반적인 방향을 언급했다. 최근 환경부 담당자로부터 축과 망의 구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가 왔다. 법령, 제도, 지침 등에서도 축axis과 망network은 혼용되고 있다. 공원녹지계획 수립 지침에서 축과 망을 언급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진 않았다. 그동안 필자는 더욱 체계적인 생태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축과 망을 생각해 보았다. 생태축과 생태네트워크는 파편화된 공간들을 연결하기 위한 계획 용어로서 규모와 기능 및 성격에 따라서 분류했다. 규모에서 축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공간을 연결할 때, 강한 선형적 연결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한반도 생태축, 광역 생태축, 백두대간 생태축 등이 예이다. 그에 비해 망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간을 연결할 때 사용된다. 축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연결 형태가 만들어지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도시생태네트워크, 단지생태네트워크 등이 있다. 다만 경관생태학도 이 개념을 사용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관생태학은 일종의 규모scale에 관한 학문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인지, 도시 차원인지에따라서 축과 망의 규모가 달라진다. 기능과 성격으로 분류하면 축과 망의 혼용은 더 심해진다. 이 둘은 인간 중심의 여가공간 활용, 보행동선 확보를 위한 녹지 등을 연결할 때 녹지축, 그린웨이green way 등의 개념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을 띤다. 반대로 자연의 생태적 기능을 우선할 경우에는 자연생태계 기능 향상을 위한 단일 서식처 보호가 아닌 서식처 연결의 개념으로 많이 사용한다. 녹지네트워크, 코리더corridor 등이 대표적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파편화된 녹지 등 일단의 토지 등을 연결하는 선형線形 또는 여러 선형의 연계망網形이라는 점은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즉 국토나 도시의 핵심을 이루는 중추적 연결선을 ‘축’으로, 이 축들을 더욱 상세히 서로 연결해 그물망처럼 구성된 것을 ‘망’으로 정의할 수 있다. 도시에서 생태적 공간을 확대하는 세부적인 방법을 제안하기 전에 일부러 개념을 언급한 것은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명쾌한 개념이 세워지고 그에 따른 대책이 마련돼 법제화로 진전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보다 세부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이번 원고에서는 도시의 생태적 공간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면적인 공간, 선적인 공간, 그리고 점적인 공간으로 구분해 짚어보고자 한다. 조동길은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 조동길[email protected]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 2016년08월 / 96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시선의 깊이
    어떻게 하면 3차원 공간을 2차원 평면에 표현할 수 있을까요? 동굴벽화를 그렸던 먼 인류로부터 핸드폰 셀카를 찍어대는 우리 세대까지 계속되는 고민이겠지요? 3차원 세상을 2차원 종이에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겨울 만큼 오래된 숙제였습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또한 꾸준히 제시됐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해결책이라면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투시도법에 의한 원근법perspectiv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세기 피렌체 화가들은 시점을 고정시켜 놓고 이에 대응하는 일정한 점을 화면 중앙에 설정한 후 그 지점을 기준으로 선을 긋는 방식으로 투시도법을 정립시켰습니다.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크게 보이는(원근법을 무시하는 얼굴 크기도 가끔 있긴 합니다만) 아주 단순한 경험을 작도법 형태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시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적 발달을 예술에 적용한 결과인 셈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빛의 산란현상에 착안한 대기원근법을 정립하기도 하였습니다.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더 푸른빛을 띠고 채도는 낮으면서 윤곽도 흐리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정말 다빈치는 못하는 게 뭐였을까요? 동양에서도 물론 원근을 표현하는 방식이 있었지요. 가장 단순한 방식은 먼 쪽을 화면 위쪽, 가까운 쪽을 아래쪽에 그리는 방법이었습니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 이런 방식을 원상근하(遠上近下, 상하법)라고 한다는 군요. 또 가까운 것에 의해 먼 것을 가리는 방법이나,먼 쪽은 옅은 색으로 가까운 쪽은 짙은 색으로 표현하는 방식도 쓰였다고 합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 주신하[email protected]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16년08월 / 96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 지붕에서 자라는바위솔 미묘한 군락 성립 조건 기왓장에서 자라는 바위솔 사진은 본지 2009년 여름호(통권 제54호, pp.188~191)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상당한 군락으로 자라고 있는 사례이다. 바위솔은 일본이 원산인 세덤―현재는 이와렌게속(属)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전에는 세덤속으로 분류됐다―의 일종이며, 도감에도 “지붕에서 자란다”고 명기돼 있을 만큼 지붕과의 궁합이 좋다. 유명한 곳으로는 오카야마켄 쿠라시키시岡山県 倉敷市 미관지구美観地区의 건물 지붕에 대규모의 군락이 있고, 근래에는 개체수가 줄어들어 일부러 채취해서 이식 작업을 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자연 환경에서는 산지 바위나 해안에 가까운 암벽 등에서 잘 자라는 것 같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얼마든지 사진을 찾을 수 있다. 보통 식물도감에는 쓰여 있지 않지만, 바위솔은 ‘먹부전나비(黒燕小灰蝶, Tongeia fischeri fischeri )’라는 희귀 나비의 중요한 먹이식물食草로 나비 애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유충이 식물의 잎 육내에 들어가서 가죽만 남기고 모두 먹어치우는데, 식물 입장에서는 무서운 대상이다. 먹부전나비는 바위솔 이외의 세덤류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장차 도시의 세덤 지붕 주변에서 먹부전나비가 난무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바위솔이 기와지붕에서 자라는 것은 이번 기와지붕本{瓦葺 사례뿐이다. 이곳의 경우, 기와 아래에 즙토葺土가 놓여있기 때문에 이것을 식재기반으로 바위솔이 생육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잘 관찰하면 즙토보다는 기왓장 위에 쌓인 부식이나 먼지류를 주된 식재기반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기왓장이 심하게 풍화돼 반半토양화하고 있는장소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기와 그 자체가 식재기반이 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관찰한 결론을 말하자면, 이곳에 있는 바위솔의 식재기반은 ①기와 사이의 즙토 ②기왓장 위에 퇴적한 먼지류埃類 ③풍화한 기와 등 세 종류였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 야마다 히로유키[email protected]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6년08월 / 96
  • [홍콩으로 떠난 청춘 유랑] 홍콩기행(2): 습지 자연과 동거하는 방법을 배우다
    자연, 빌딩 그리고 인간의 아름다운 조화를 꿈꾸다 잎이 진 나무는 긴 겨울 동안 죽은 듯 서 있었다. 봄이 되니 푸른 새싹이 돋아나며 다시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여러 해 지나온 봄인데 새삼스레 신기했다. 조경을 공부하면서 자연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서 일까? 더구나 올해는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시작점을 맞이하기 때문인지 감성이 풍부해진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졌다. 때마침 홍콩으로 떠날 기회가 생겼다. ‘환경과조경’ 통신원 인연으로 알게 된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뜻을 모아 자리를 마련했다. 특별한 모임으로 떠나는만큼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도심 속 마천루, 황홀한 야경에 사로잡힌 여행보단 갓 졸업한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 꽤 오랫동안 여행 콘셉트를 고민하던 중 고층빌딩 숲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홍콩인들은 어떻게 자연을 접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또 한가지, 세계 최고수준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홍콩의 자연은 과연 급격한 개발의 압력 속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해 홍콩시내로 향하는 길에 예상보다 많은 수목들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높은 마천루 사이 절벽에 매달린 듯이 자라고 있는 푸른 나무들이 도시의 삭막한 이미지를 덮어주고 있었다. 홍콩은 전체 면적의 70%가 산으로 이뤄져 있고, 도심에서 조금만 빠져나오면 때 묻지 않은 산과 바다가 멀리 펼쳐진다. 100대 명산이 위치한 홍콩의 산지는 총 300km의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1963년 취임한 총독 머레이 맥리호스Murray MacLehose경은 ‘산이나 해안은 만인의 것’이라는 기치 아래 홍콩의 젊은이들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장대한 트레일을 만들기로 했다.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약 100km 길이의 ‘맥리호스 트레일MacLehose Trail’ 개통을 시작으로, ‘란타우 트레일Lantau Trail’, ‘홍콩 트레일Hong Kong Trail’, 마지막으로 ‘윌슨 트레일Wilson Trail’을 완성한다. 각 트레일은 다시 세부 구간으로 나뉘는데 구간마다 완만하고 아기자기한 산길과 에메랄드 빛 해안이 도시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번 여정은 홍콩 트레일 중 2004년 타임지 아시아판에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로 선정됐던 ‘드래곤스 백Dragon’s Back’에서 시작했다. 홍콩 섬에 있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시작할 수 있는 드래곤스 백은 다귈라D’Aguilar 반도의 섹 오 피크(Shek-O Peak, 284m)와 완참산을 잇는 굽어진 산길이 마치 용의 등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래곤스 백은 이제 막 트레킹을 시작해서 높은 산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쉬운 트레일 코스로 알려져 있다. 도심과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도시의 소음은 바다와 나무들로 인해서 완전히 차단돼 바람소리와 새소리만 들렸다.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등산로를 걷다 보면 고층 빌딩숲과 대조를 이루는 키 작은 수목들이 도심 속에서 받지 못한 햇빛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드래곤스백을 찾은 한 홍콩인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이 곳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삭막한 도시 삶에서 팍팍해지기 쉬운 사람들의 곁에 푸르른 자연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어주고 있었다. 1. 워터프런트(Waterfront) _ 윤호준 2. 습지(Wetland) _ 박성민 3.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_ 조유진 4. 식재(Planting) _ 김수정 5. 야간 경관(Nightscape) _ 이향지 6. 영화(Movie) _ 백규리 박성민은 1990년생으로 전남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했다. 2015년 ‘환경과조경’ 통신원 활동을 통해 조경과 농촌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농어촌컨설팅 회사인 (주)하이엔드솔루션에서 실무를 경험했으며, 소외된 농촌의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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