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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환경조경대전] 동상: 탈바꿈: 경사지를 복원하다
  • 이희수·이민서·권용조·최민(배재대학교 조경학과)
  • 환경과조경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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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알프스

한국의 고도 성장 이면에는 무분별한 산지 이용과 개발이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산불과 산사태 역시 산림을 훼손시켰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자정 작용 덕분에 생물 다양성이 유지됐지만, 급격한 환경 파괴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1984년부터 2006년까지 스키장으로 사용된 강원도 고성시 알프스 스키장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스키장 슬로프가 침식되며 많은 양의 토양이 유실되었고, 스키장 운영 후 남아 있는 인공 눈의 화학 물질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땅에는 외래 식물이 침입해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산림의 지형을 조작하고 공간을 재해석함으로써 훼손된 생태계와 잃어버린 산림의 자정 능력을 되찾아주고자 한다.

 

전략

토양 보존: 이끼 포자 배양 기술을 활용해 이끼를 발생시켜 사막화된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이끼 포양 배양 키트의 경우, 포자 배양액과 성장을 돕는 영약액, 잘 퍼지게 하는 호르몬 액으로 구성한다. 활착한 이끼는 토양 내 질소와 인을 고정해 다른 수목의 뿌리 생장과 번식에 필수적인 매개체가 되어 산림 환경 복원을 가속화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대기의 질, 토양 오염도, 산림 영양 상태, 환경 건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어 재난 복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 효과도 있다.

 

새로운 구조 이식: 알프스 스키장의 지형을 목적에 맞게 흙을 채워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리조트 건물을 철거하며 나온 건설 폐기물과 흙으로 순환 골재를 만들어 계단식 녹지의 벽을 세운다. 계단식 녹지는 훼손 이전의 산림 기능을 되찾아줄 뿐 아니라 토양 침식과 유출을 막아 산사태를 방지한다. 이곳에 숲을 조성할 경우, 지하에 관정을 설치해 수목 생장에 필요한 물을 지하수를 통해 제공받고 가뭄에 대비할 수 있다. 계단식 녹지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경관을 형성해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식생 복원: 잠정적종자이동구역(Seed Transfer Zone)을 통해 식생을 복원한다. 잠정적종자이동구역이란 외래종과 토착 식물이 교잡하게 되어 유전적 교란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는 구역이다. 기후대, 습도, 토양 상태 등 지형과 환경적 특징을 기준으로 복원용 종자 서식지를 규정하고, 이를 통해 산림 복원의 성공률을 향상시킨다. 복원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곳곳에 토착 식물 종자 자료판을 설치해 방문자의 학습을 돕는다.

 

공간 활용: 산림학교와 산림연구시설을 설치한다. 산림학교는 방문자에게 산림 복원의 중요성을 알리며 자연과 환경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교육과 휴양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복원된 산림 속에 교육 휴양 시설을 구축한다. 이 시설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산림연구시설은 생물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산림 생태계를 보전한다. 식물 생장에 방해가 되는 해충과 질병, 백두대간 내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식물 활용 및 보전에 기여한다.

 

환경과조경 426(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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