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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3)
  • 환경과조경 2013년 3월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 7월 서울에서는 지역에 따라 시간당 최고 11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으며, 이틀간 431㎜의 강우량을 기록(기상청 자료, www.kma.go.kr)하여 100년 빈도 강우량을 상회하는 강우가 발생하였다. 비슷한 시기 일본 고치현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하루 동안 850㎜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로 이어져 지구온난화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열파,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의 발생이 증가하고 극지방의 빙하면적 감소, 해수면 상승 등 지구의 물리·생태계 전반에 걸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진행 속도는 세계 평균을 상회하여 지난 100년(1906~2005년)간 6대 도시 평균 기온은 약 1.5℃ 상승하였으며, 강우패턴의 변화로 침수 등에 의한 피해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방안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른바 ‘빗물세’ 도입 등 이미 빗물관련 정책들을 시행하고 관련 산업들도 활발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1999년 5월에는 미국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개발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두어 미국 각 도시에 녹색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 구축계획을 수립하도록 하였고, 2010년 뉴욕의 녹색 인프라 계획(NYC Green Infrastructure plan - A sustainable strategy for clean waterways)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의 대도시들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향후 20년 동안 전체 불투수면적의 10%에서 발생하는 초기우수 1인치를 그린인프라를 통해 저류, 침투시키는 것을 골자로 약 24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또한 급속한 기후변화로 인한 그린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이 야기되고 있으며, 관련 정책과 산업분야에서 우리 조경인들의 선도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 호에서는 해일 등 자연 재해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의 생태적 복원과 설계로 조경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고 있는 수잔 반 아타의 작품을 소개하여 조경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오리건 컨벤션센터의 레인가든을 통해 빗물관리에 있어서 조경의 역할에 대한 선구적인 작품을 남긴 캐롤 메이어리드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Van Atta
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
4.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 _ Julie Bargman, Dirt Studio
5.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
6.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
7.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
8.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
9.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
10.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
11.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2.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캐롤 메이어리드(Carol Mayer Reed)
오리건주 포틀랜드 Meyer/Reed 소장

도시 물관리의 선구자
캐롤 메이어리드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한 후, 유타주립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77년 포틀랜드에 정착한 후 두 곳의 사무실에서 6년간 경력을 쌓고 그래픽 디자이너인 남편 마이클 리드와 함께 지금의 회사 메이어/리드를 창립했다. 북서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조경과 도시설계, 시각디자인 실무를 해오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휴렛팩커드, 나이키 등 유수 대기업들의 본사 캠퍼스, 포틀랜드의 이스트뱅크 수변공원과 도심지 트랜짓몰 프로젝트로 각각 ASLA상을 수상했다.
오리건 컨벤션 센터에 조성된 레인가든은 그린 인프라스트럭처의 대표적 초기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포틀랜드 공항 내 항공항만청 프로젝트는 LEED 플래티넘의 최첨단 환경프로젝트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Q. 포틀랜드의 이스트뱅크 수변은 겹겹이 중첩된 고속도로로 인해 심하게 단절된 부지인데, 어떻게 이 난점을 극복하셨나요? 도시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A.
이곳은 포틀랜드에서도 가장 버려진 장소였습니다. 저는 사무실 창 너머로 보이는 이 풍경을 십수 년 이상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어떻게 하면 여기를 포틀랜드의 보석같은 존재로 기적처럼 변모시킬 수 있을까 이래저래 한참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이후 6년 내내, 과연 사람들이 낡은 고가도로 구조물과 소음으로 막혀있는 2.5km의 긴 땅에 아름다운 강변을 보러 와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핵심은 어차피 해결할 수 없는 고속도로에 대해 계속 고민할 게 아니라 시선을 돌려 강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의 반대쪽과 적극적인 연결을 맺어서 5km에 이르는 순환동선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가능한 곳에는 접근로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전체를 걷지 않아도 부분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물리적, 미적, 그리고 심리적인 장애물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려했습니다.
가장 우려했던 치안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자연히 해결됐습니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포틀랜드에서 가장 생동감있는 장소가 되었고, 이스트뱅크에서 산책하고 운동하거나 자전거 일주 하는 것은 포틀랜드 시민의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탁 트인 강의 전망과 도심지, 웨스트힐의 경치, 낙조,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예술품 등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이 이곳을 기억하고, 화제거리에 올릴 수 있는 풍부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Q. 오리건 컨벤션센터의 레인가든은 그린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중에서도 매우 선구적인 작업으로 평가됩니다. 당시 부딪쳤던 난관들과 이후 성과들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저희 팀은 이 프로젝트에 임할 때부터, 빗물 관리 분야에 있어 조경의 역할에 대한 탁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는 기념비적 장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도시에서 정화되지 못한 채 방류되는 빗물은 가장 심각한 비점오염원입니다. 세계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도시유출수에 대한 관리와 처리는 매우 중요한 안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컨벤션센터라는 거대하고 상징적인 건물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간 저희 회사가 쌓아온 경험이 크게 뒷받침되었습니다. 레인가든은 옥상면적 5.5에이커22,260㎡로부터 일시에 부하되는 빗물을 처리하고 침투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하나의 가든으로서 아름다운 도시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이 빗물 처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상당 부분 바꿔왔다고 믿습니다.
어려운 점이라 하면, 우선 발주처와 협력업체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지하에 매설될 거대한 파이프들에 대한 비용을 절약함으로써 지상에 독특한 경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토목 쪽에서 가장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했습니다만, 협업 체계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건강한 논의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기계 분야에서도 엄청난 양의 빗물을 가든으로 송수하는데 있어 특별한 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건축에서도 빗물이 가든으로 드라마틱하게 낙하하도록 배수구의 디자인에 크게 신경을 써주었고요. 마지막으로 발주처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이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레인가든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니 할 수 있는 말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가장 큰 성과는 아마도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 학생들에게 도시의 빗물을 이용해 무언가 관례를 벗어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자극을 준 점이 아닌가 합니다.

Q. 조경가는 스페셜리스트 아니면 제너럴리스트, 어느 쪽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조경이라는 분야는 매우 다양한 규모에서 일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나 젊은 디자이너로서 우리는 조경이라는 직업의 여러 가지 길을 보게 됩니다. 어떤 실무자들은 전체적으로 특별히 한 곳에 속하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반면, 대규모 도시계획 일만을 하거나 아주 미세한 기술적인 면에 특화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모든 직원이 제너럴리스트이되, 각자 한 분야에 남들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계획과 컨셉적인 측면의 일에서부터, 특별한 시공 기술이나 소재가 요구되는 일에까지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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