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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의 도심 재개발지역
  • 환경과조경 2003년 12월
- 시나가와(品川), 록번기(六本木), 시오도메(汐留) - 이번에 소개하는 장소는 일본의 수도 도쿄의 재개발지역이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기에 소개해 보기로 한다. 2000년 이후 도쿄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도심지의 재개발 형태이다. 과거에는 재개발 대상인 건축물 하나하나에 대해 즉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던 재개발 아니 재건축이 최근에는 여러 건축물과 그것들을 포함하는 공간 전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바뀌어 진행되게 되었다. 그 결과 공간을 전체적으로 계획하고 다룰 수 있게 된 까닭에, 지금껏 건축물과 건축물 사이에 생겨나던 자그마한 공간들을 모두 합쳐진 오픈스페이스로 만들거나 또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획안들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이제 막 완성된 시나가와(品川), 록번기(六本木), 시오도메(汐留) 등에서 그러한 성격을 가진 공간들과 만날 수 있었다(모두 도쿄역에서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지하철역의 이름이므로, 도대체 어떻게 가면되겠느냐 물을 필요도 없이 역에서 내리면 바로 지금 소개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도심 속의 공간인 만큼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지하, 지상 혹은 2층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중심부 혹은 여기저기에 오픈스페이스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곳에서 각 사방의 건물들로 연결되는 통로가 놓여있다. 각 장소의 성격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형태나 쓰임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아주 편안하게 효과적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던 시나가와를 중심으로 소개해 보기로 한다. 역에서 이어지는 보행로는 재개발지구의 2층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맞은편 건물들과는 구름다리와 지상부, 그리고 지하부로 연결되어 있으며 보행자가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달라진다. 필자 이외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듯한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만큼 느낌이 좋은 공간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지나치게 꾸며지지도 아쉬움이 남는 부족함이 느껴지지도 않는 공간이었으며, 장소에 따라 보행공간이 되기도 근린공원이 되기도 야외카페에 앉아있는 것 같기도 때로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광장에 서있는 느낌을 주는 변화가 느껴지는 장소였다. 최첨단의 인공구조물과 작은 바람에도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어떻게 하면 잘 조화될 수 있는가를 배울 수 있는 장소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디자인 강의시간에 책에서 그림으로만 보았던 형태들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제가, 디자인 모티브와 형태들이 단계적으로 변화되며 조화되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나가와에서는 인공과 잘 어울리는 자연을 찾을 수 있다. 건축물들 사이에 공간을 마련하고 자연을 가져다놓은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자연 공간 속에 비슷한 모습과 색깔을 가진 건축물들을 잠시 가져다 놓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한 장소이다. 도심재개발이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고도의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세련되고 거대한 고층건물들 사이에 만들어진 공간의 분위기는 시오도메, 록번기, 시나가와에서 서로, 아주 많이 달랐다. 록번기, 시오도메에서는 딱딱한 공간 속에 푸르름이 드는 자연을 아주 열심히 노력하여 형태를 다듬어 집어넣은 듯한 계획가의 땀과 노력이 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시나가와에 놓여져 있는 녹색공간에서는 자연의 형태도 계획가의 고뇌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녹색물감을 물속에 떨어뜨린 것처럼 흔적도 없이 스며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단지 배치하는 것, 기교를 부려가며 무리하게 채워넣는 것만으로는 자연스러움이 우러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좋은 예라 생각한다. 아울러 도시인들에게 진짜 자연을 쉽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장소가 도심재개발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즐거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다. 아주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지는 편안한 공간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공간을 둘러싸고 있던 높은 건축물들의 형태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10년 혹은 20년 후에 더 편안하고 성숙된 자연이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배현미 Bae, Hyun Mi · 목포대학교 건축조경토목공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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