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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펠리스 옥상조경
  • 환경과조경 2003년 8월

·위치 :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펠리스
·조경면적 : 285㎡ (약 86평)
·조경설계 : 우정상(경원대학교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
·조경시공 : 새암조경(이진욱 대표)
·협력업체 : 조명등 - 흥전사(이성흥 대표), 석재 - 세진 그라나이트산업(류승범 대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타워펠리스. 거대하고 세련된 건물에 감탄하게 되지만, 한편으론 주변에 기죽어 있는 아파트의 모습과 비교하여 권위적인 느낌도 적지 않다. 땅값과 아파트값이 비싸기로 워낙 유명한 곳이고, 사회상류층들의 요새라는 말도 들렸던 터라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곳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가격이 궁금해 졌다. ‘도대체 얼마짜리일까?’
최근 아파트조경의 발전으로 일부에서는 아파트단지가 마치 공원처럼 변해가고 있지만 고층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약하여 적극적인 공간이용을 방해하고 역시 주거민들을 각박한 환경속으로 묶어놓게 된다.
이렇게 1층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정원을 갖기가 거의 힘든 것이 고층주거지의 특징 중 하나인데, 지상 50층이 넘는 곳에 사택정원이 조성되어 있다면 믿을까? 영화 속에서나 본듯한 옥상정원을 상상하게 될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타워펠리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록 많지는 않지만 건물의 여기저기서 외부로 돌출되어 드러나는 옥상정원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타워펠리스 내의 한 옥상정원을 찾아보았다. 이곳은 거실, 식당 또는 침실에서 3면(남:구룡산, 동:종합운동장, 북:북악산)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이 매우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ㄷ자 모양으로 주거공간을 둘러싸고 있어 일반주택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공간의 형태이며, 위치적으로도 토심과 바람을 대비한 식재선택 및 식재방법 등을 고려해야하는 과제가 설계당시 주어져 있었다.

설계자는 데크를 중심으로 좌 우측으로 공간을 구분하였다. 좌측은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한 인간의 욕구를 조경계획에서 표현하고자 해·달·지구의 3대 혜성인 원을 주제로 하였고, 사선으로 빛을 표현하였는데 특히 강한 사선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수로, 실개울 등 수경공간을 도입하여 차분한 분위기에 초첨을 맞추었다.
데크 우측은 잔디 위에 건물이 솟은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잔디를 위주로 하여 심플하게 계획하였으며, 마치 들(Field)이 연상되도록 조성하였다. 야경을 특별히 고려하여 조명등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명등 선택에 신중을 기하였다.


거실앞 수경공간
거실에서는 구룡산의 산등성이가 보여 경관이 매우 좋다. 거실에서 통하는 문을 열고 옥상정원으로 나서면 데크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다른 입구를 통해 다시 실내로 안내된다. 거실 앞쪽 바람막이를 겸한 장식벽쪽에는 사각형의 수조에서 물이 넘쳐 실개천을 흐르도록 조성된 친수공간이 있다. 실개천의 반대쪽에는 원형 수조에서 넘쳐 내려온 물이 만나서 이루는 소연못이 있으며, 그 주변의 야생화를 통해 깊은 계류가 연상되도록 구성하였다. 5개의 분수는 활기 넘치는 힘찬 율동을 보여주고, 바닥에 깔아놓은 괴석과 백자갈의 조화는 야간 조명의 빛을 받아 멋진 경관을 창출해 낸다.

휴식공간
남측에는 데크 위에 야외테이블을 설치하여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밤이 되면 내려다 보이는 서울의 야경과 정원의 조명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가족간의 파티나 대화장 및 휴식공간으로서 매우 좋은 장소가 되어 준다.

잔디위의 동선, 절제된 미
북측은 동선이 외부로 이어지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공간으로서, 잔디위주로 절제된 표현을 하였다. 앞으로 환경조형물을 놓을 예정이라고 하며, 코너에 장독대를 통해 생활적인 측면과 경관적인 측면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구상하였다. 이 공간은 특히 겨울의 운치와 전통적인 한국적 향취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족들의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개인 옥상정원을 조성해 놓은 이곳은 고층건물 옥상조경의 대부분이 공공공간이라는 점과 비교하여 무척 재미있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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