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 수리·수문학 측면에서 본 한반도 대운하
  • 환경과조경 2008년 3월

새해 들어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대표적으로 공약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에 올랐다. “논의는 하되, 운하는 건설한다”, “내년 2월에는 착공한다”, “대운하 특별법을 만든다” 등의 말들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와 찬반 양측의 논란이 뜨겁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치적 공박은 있는데 공학적 논란은 없다.
그동안 찬성측에서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하여 비논리적 주장을 많이 했는데, 그러한 주장중에서 운하수심 변경, 홍수위험 증가, 수질오염, 한강과 낙동강의 연결방안과 같은 수리·수문학 분야에 대해서만 요약하여 살펴본다.

첫째, 운하수심 문제이다. 골재채취량, 주운선박 종류, 운하용수의 규모 등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운하수심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당초에 운하수심이 9m로 설정하였는데, 과도한 준설에 의한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9m로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하였는지, 2007년말 갑자기 운하수심을 6m로 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골재채취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운하용수 역시 10억톤이 추가로 확보된다는 논리를 유지하고 있다. 운하수로에서 골재량과 물의 양이 최대 1/3/9m에서 6m로 수심 감소)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더구나 찬성측은 “경부운하 전체 540km 중에서 한강과 낙동강 500km 정도는 자연하천을 그대로 이용한다”라고 국민에게 선전하고 있다. 경부운하는 단순한 ‘스케치 수준’이었다는 것을 찬성측에서 단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질오염 문제이다. 찬성측은 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하천의 물이 더 깨끗해진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수원을 이전하고 취수원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운하를 건설하면 물이 더 깨끗해진다면, 기존 방식대로 더 깨끗해진 물을 먹으면 된다. 이것은 운하가 건설되면 물이 더 더러워지기 때문에 상수원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반론이 제기되자, 찬성측은 상수원이전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는 별도로 진행시킬 사업이라고 화살을 피하고 있다. 그 이유는 홍수시 팔당댐으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심미적으로 나쁘기 때문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게 하기 위하여 취수원과 취수방식을 바꾸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수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아니라 가정오수와 산업폐수 같은 점오염원과 농약과 비료 같은 비점오염원이 하천의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셋째, 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운하를 건설하면 홍수 위험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찬성측에도 전문기술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운하댐을 건설하면 홍수 위험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예견되기 때문에, 운하를 건설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거부감을 억지로 숨겨보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밝히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기존의 경부운하 계획대로 공사를 하면 홍수위험이 오히려 감소한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들어 찬성측은 기존 계획이 오히려 홍수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한 듯하다. 운하로 증가되는 홍수량을 저감하기 위하여 땅을 더 깊게 파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아마도 홍수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주운댐 상류부에 하천을 더 깊게 굴착하여 홍수를 예방하는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럴 경우 한강과 낙동강의 하류부를 제외하고 전 구간에 걸쳐 5m 이상 하천바닥을 굴착하는 공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저서생태계의 파괴, 지하수위의 저하, 굴착으로 인한 교량기초의 붕괴, 갈수기와 홍수기에 발생하는 운항차질 등과 같은 악영향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몹시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경부운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강과 낙동강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당초에는 22m×22m 단면을 가진 22km 조령터널을 뚫으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대규모 터널을 뚫는 것이 다소 무리라 판단했는지 아니면 선거과정에서 갑자기 나타난 충청운하와의 연결성을 고려해서인지 세칭 ‘스카이 라인(sky line)’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스카이 라인은 속리산 국립공원 계곡에 물을 채워 약 35km에 이르는 물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도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물길을 터널로 할 것인지 계곡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글 _ 박 창 근 Park, Chang Keun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