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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올해의 조경인 [산업분야] 최신현
  • 환경과조경 2011년 12월

Choi, Shin Hyun
(주)씨토포스 대표

서서울호수공원 ASLA 어워드 수상, 한국 조경 우수성 알려
후학 양성 및 그릇된 심의 관행 개선, 분야 발전에 기여

지난 9월 28일, 우리나라 조경계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서서울호수공원이 미국조경가협회(ASLA)가 수여하는 Professional Awards에서 당당히 우수상(Honor Award)을 수상한 것이다. 더욱이 이번 수상 소식은 올 한해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와 도시숲법 제정 움직임, 조경기본법 계류 등 조경 분야로선 유난히도 시름이 많았던 터라 더욱 반갑기 그지없었다. 곧바로 이 소식은 YTN과 조선일보 등 일반 대중매체에도 보도되어 대중들에게도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공원이 건축가의 작품으로 둔갑될 정도로 분야 간의 업역 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조경가의 손으로 탄생한 공원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한국 조경 설계의 우수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다시금 조경가의 역할을 세상에 알리고 든든히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인 (주)씨토포스의 최신현 대표가 제14회 올해의 조경인 산업분야 수상의 주인공이다.

ASLA 수상, 한국 조경 설계 세계화의 한 걸음
ASLA 어워드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기로 정평이 나있는 명실공히 조경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매년 1천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지만 그 중에서도 단지 10여 개의 작품만 수상의 영예를 안을 정도이다. 약 1%의 수상확률, 그 중에서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작품이 수상을 한다는 것은 꽤 드문 경우이어서 이번 서서울호수공원의 수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금년 수상작의 경우 아시아권에서는 타이완과 우리나라 2개국이 전부이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수상작들이 수차례 도전 끝에 수상하는 반면 서서울호수공원은 단 한 차례의 도전으로 수상한 것이니 그 설계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도시 재생적 관점에서 버려진 부지의 요소를 잘 이용한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에서 볼 수 있듯 최신현 대표가 설계한 서서울호수공원은 조경가의 창의적 산물인 공원이 도시의 낙후된 지역의 재생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

오랜 실무 노하우, 후학 양성 및 분야 발전의 밑거름 되고파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영남대학교 조경학과의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최신현 대표는 씨토포스로 돌아온 이후에도 영남대와 홍익대 건축학과 등 다수의 학교 출강을 이어가고 있다. 약 20여 년 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는 그가 이렇듯 후학 양성에 힘을 쏟는 이유는 조경을 단지 이론으로밖에 배울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실무에서 직접 익힌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학교에 다닌 시기는 조경 실무에 관한 정보를 얻을 만한 선배나 기회가 없었어요. 졸업한 이후에도 거의 독학을 하듯이 실무를 익혔고, 그런 과정을 겪어보니 현장에서의 실제적 경험들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익힌 노하우를 오늘의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게 제가 강의를 하는 첫 번째 목적입니다.” 실제로도 많은 조경인들이 그를 설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조경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벌써 8년째 산림인력개발원에서 임업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녹지설계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공무원 교육에까지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조경 분야의 권익 신장 및 변화를 위해서는 제도권에 속한 공무원들의 마인드 변화가 우선이라는 생각에서이다.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변하게 되면 업체도 변하게 되고 결국 이런 움직임이 조경 분야 전체가 바뀌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관행을 뒤엎는 실천, 조경 분야 권익 보호
오랜 경력의 조경 설계가로서 그가 맡고 있는 또 하나의 업무는 설계 자문과 심의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서울, 대구, 인천, 안산과 군포 등 전국 각지에서 그 역할을 맡아오면서 그가 역점을 두고 실행에 옮긴 것은 바로 부실한 조경 도면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 “도면이 정확해야 시공이 정확해질 텐데, 특히 건축 심의를 나가보면 조경 도면이 부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건축가가 대충 그려온 경우도 많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는 조경 심의위원으로서 제대로 된 조경 도면작업을 요구했고, 이를 통해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았다. “조경 도면이 엉망이어도 심의를 통과할 수 있다면 조경가에게 일을 맡기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리 작은 규모의 일이라도 도면을 제대로 그려오게 하는 것이 조경의 업역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조경 분야를 향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용자를 배려한, 자연의 질서를 고려한 조경 디자이너가 될 터
북서울꿈의숲과 서서울호수공원 등 도시 내 오픈 스페이스를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그가 갖고 있는 디자인 철학은 마치 퍼즐에 있는 한 조각처럼 그 공간만이 가진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수많은 그의 작품들에서 작가적 일관성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이런 철학에 연유한다. 하지만 그런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이용자들이 즐거운, 이용자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공모로 당선된 북서울꿈의숲에서는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원 안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서서울호수공원은 정수장이라는 장소의 역사성과 항공기 소음이라는 제한요소를 이용해 낙후된 지역민들에게 회복과 치유, 그리고 즐거움을 주는데 주력했다. 이런 그가 현재는 또 하나의 역작을 준비 중이다. 바로 지명초청 설계경기에서 1등으로 당선된 동탄 2신도시의 워터프론트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어느새 형태주의를 넘어 자연주의 조경가에 천착해 있었다. “과거에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집착하다보니 다소 형태적 디자인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빛, 바람, 소리, 물, 색상 등을 이용해 조화롭게 아우를 수 있는 조경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곧 자연의 질서와 섭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이것이 바로 조경은 곧 삶이자 생활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가 만들고 있는 동탄 워터프론트의 완공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또 하나의 수작이 탄생하길 고대하며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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