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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 22
당선작
  • 삶것건축사사무소(이흔주, 양수인, 정경진, 김지연, 노선영, 이아영, 백광익)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임동우, 김보연) +엘피스케이프(박경의, 이윤주, 남현경, 이윤 주, 김민지, 노세호, 김호영, 이동향)
  • 환경과조경 202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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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과거와 미래가 입체적으로 만나는 공간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대상지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고 역사적 정체성을 부각시켜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 공간을 만들고자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 22(이하 22)를 계획했다. 세종로공원의 지상 공간(윗마루)과 지하 공간(아랫마당)은 서울 원도심의 지상, 지하 공공 공간 네트워크와 적극적으로 연결된다. 윗마루는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의 연결축에서 살짝 벗어난 아늑한 정원이고, 아랫마당은 계속 확장 중인 서울 원도심 지하 네트워크의 중요한 결절점이 된다.

 

숲, 못, 문

윗마루는 광화문광장과 경복궁의 넓고 트인 공간감과 대비되는, 작고 밀도 높은 숲이 있는 공원이다. 과거 육조거리 관청 마당이 그러했듯, 수공간이 운치와 재미를 더한다. 이곳에 22의 조형물들을 광화문광장의 탁 트인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존재감을 갖도록 배치했다. 이로써 22는 그 사이를 걸어 윗마루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윗마루 내부의 경험을 아늑하게 정의하는 공간적 나눔채가 된다. 도심 속 숲과 보행 광장, 그리고 탁 트인 수경 시설은 지친 일상을 보낸 시민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리모델링 전략

기존 출차 동선을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해체 및 보강공사를 하는 대신 지하 1~2층을 과감히 철거하고 재구성한다. 2009년 광화문광장 조성 시 폐쇄된 세종문화회관 지하 출입 경사 차로를 발굴해 지하에 추모공간을 조성한다. 이 경사로의 하단은 기존 주차장의 지하 2층과 연결 가능하다. 식음 공간, 기계실, 하역 공간은 지하 2층에 복층으로 배치해 높은 층고와 지상 조경을 위한 토심을 확보한다. 지하 1층의 사무실과 지원 시설의 하부에는 주차장을, 측면에는 선큰 공간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기보강된 스틸 기둥과 보를 포함한 구조 그리드를 그대로 유지해 차량 및 방문객의 수직 동선 일부를 재배치한다. 지하 4~6층의 경우, 외곽으로 크게 회전하는 입차 동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새로 구성하는 출차 램프 중 안쪽 차선은 지하 5, 6층에서 지상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운영 가능하다. 모든 층에 세종문화회관 연결통로 방향으로 엘리베이터, 주차 정산 공간, 대기 공간, 만남의 공간을 포함한 로비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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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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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마루의 연못과 바닥분수 도심 속 숲과 보행 광장, 탁 트인 수경 시설은 지친 일상을 보낸 시민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윗마루

윗마루는 도심 속 일상에서 즐기는 공원으로, 지하 추모공간을 통해서도 접근 가능한 공간이다. 서로 다른 높이를 가진 단층의 세 파빌리온이 윗마루의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건축적 요소는 높이 10m의 투명한 아트리움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주야간에 명확히 인지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이 아트리움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윗마루와 아랫마당을 실용적으로 이어주는 넓은 계단실이자 지하 공간의 채광창 역할을 한다. 야간에 아랫마당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윗마루를 은은히 밝힌다. 윗마루는 대상지와 세종문화회관, 광화문광장 이용객들에게 쉼터와 정원이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인접 공간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경 시설로 구성된 오픈스페이스를 계획하고, 기존 시설 전시 공간과 포켓 정원을 통해 건물 내·외부의 연계도 도모했다.


지하와 천창을 통해 이어지는 윗마루의 연못은 감사하는 공간과 어울리는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윗마루의 바닥분수는 휴식, 놀이, 문화 행사, 기념 등 세종문화회관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가변적 광장으로 계획했다. 완충 녹지, 가로수, 포켓정원 등 다양한 녹지에는 그 성격에 맞춰 다채로운 경관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식재 계획을 세웠으며, 광화문광장에 심긴 수종을 주로 사용했다. 이로써 공간의 활력을 더하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 생동감 넘치는 공원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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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당은 원도심 지하 네트워크의 결절점 역할을 한다.

 

아랫마당

주된 식음 시설인 아랫마당은 5m의 높은 층고를 갖춘 공간으로, 아트리움과 유리 천창으로 충분한 채광을 확보한다. 합리적인 주차 및 동선 계획으로 3,800㎡의 식음 시설을 한 층에 계획했다. 광화문 근처에 수많은 음식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평범한 식음 시설을 계획하기보다 가변성 있는 공간을 제안하고, 인근 식음 시설과의 상생을 모색하고자 했다. 아랫마당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유일하게 기둥을 재배치한 공간인데 중앙 원형 기둥 사이 공간과 그 양옆 공간으로 구분해 전기와 설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계획했다.


현재 세종로공원 지상에 운영 중인 한식마당은 봄과 가을에 많은 시민이 찾는 인기 장소다. 하지만 혹독한 서울의 여름과 겨울에는 텅텅 빌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벌어지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날씨에서 자유로운 아랫마당에 수용할 수 있다. 모터쇼, 크리스마스 마켓,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트럭 등 차량 진입이 가능하게 계획하고 충분한 상하차 공간과 창고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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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간: 22는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위한 조형물을 넘어 광화문광장과 세종로공원을 다른 성격의 독특한 공간으로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추모공간: 22

하나의 상징 조형물을 제안하기보다 도시적 기능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미 존재하는 지하 공간을 발굴해 추모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지하 차도와 지하 주차 램프가 있던 공간을 활용해 추모의 공간을 계획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지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한 공간에서 추모와 감사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2는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위한 조형물을 넘어 윗마루를 광화문광장과 다른 성격의 독특한 공간으로 정의하는 도시적 역할을 한다.


22는 22개의 돌보, 돌보 사이의 유리 브리지, 그 하부의 추모공간으로 구성된다. 지상 조형물의 형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22개 우방국의 기상을, 캠브리안 블랙 석재의 물성은 그들과의 단단한 유대감을 은유한다. CNC로 정교하게 가공한 캠브리안 돌보는 동맹국의 기개를 상징하고 상승감을 자아낸다.


시민들은 유리 브리지 위를 걸어 윗마루로 진입한다. 유리 브리지의 지붕 덕에 추모공간 내부는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고, 음향을 활용한 연출을 할 수 있다. 돌보와 유리 브리지는 정밀하게 엔지니어링된 미디어 아트 기기다. 조형물 하부에는 LED 스트립이, 유리 브리지 내부에는 스마트 글라스가 내장되어 지하 추모 공간에서 올려다보았을 때 하나의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미디어를 통해 큐레이션된 콘텐츠를 전달할 수도 있고, 음향과 더불어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를 보며 사색에 빠질 수도 있는 흔치 않은 도시 공간을 만들어낸다. 우방국의 국경일 등 특별한 날에는 이 미디어 아트 기기와 지상 조형물의 업라이트를 이용해 광화문광장 어디에서나 인지할 수 있는 상징적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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