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작은 섬 제부도는 아름다운 자연 자원을 가진 섬이다. 차별 침식으로 만들어진 해식 절벽, 파도와 바람이 만든 해안 사구와 염생 식물, 서해안에 얼마 남지 않은 갯벌을 가진 섬이자 서해안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경관을 가진 장소다. 이런 환경은 인근 도시의 주민을 끌어당겼다. 케이블카가 놓이고 24시간 연결을 위한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관광객을 위한 상업 시설도 들어서고 있다.
변화의 시기, 우리의 고민은 공공시설로서 제부도 근린공원은 어떤 성격이어야 하는가에서 시작됐다. 거대한 시설로 점유되기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할 수 있는, 그래서 사람으로 채워질 수 있는, 채움을 대비한 비워진 장소로서 공원을 제안한다. 빠른 속도로 개발의 밀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부도를 찾은 모든 사람이 서해를 바라보며 쉬어 가고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바쁜 일상 속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면하는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느림의 장소로서 공원을 제안한다.
대지 현황
대지는 해안가부터 당산에 이르는 완만한 지형 안에 놓여 있다. 서측으로는 서해의 경관이, 동측으로는 당산의 초록이 펼쳐진다. 공원이 마주한 네 변은 각기 다른 조건을 갖고 있다. 서측 해안 도로변은 많은 관광객이 이용하는 도로다. 공원과 도로를 적극 연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동측에는 해안 방풍림 일부가 남아 있어 대상지와의 2~3m의 단차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안 도로에 집중된 교통 여건을 고려할 때 이면 도로에서 공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북측과 남측에 면한 필지에는 상업 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며, 맞닿은 도로는 대상지와 2~3m 정도 단차가 난다. 공원과의 접점, 경계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조성 전략
여섯 단계를 통해 공원을 만든다. 1단계,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마당을 만든다. 2단계, 열린마당을 중심으로 휴게/전망 영역, 조경 영역, 주민 영역, 시설 영역을 설정한다. 3단계, 바다와 산을 향한 전망을 가리지 않도록 시설을 배치하고 계획한다. 4단계, 열린마당을 중심으로 동선을 연결한다. 5단계, 바다 숲을 조성한다. 6단계, 공원과 해안을 연결하는 지하 통로를 조성한다.
* 환경과조경 441호(2025년 1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