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에 훌륭한 인재가 많은데, 올해의 조경인 상을 받으니 쑥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을 더 갖게 된다. 공로로 인정 받은 일들은 모두 홀로 이뤄낼 수 없는 일이었다” 심왕섭 이사장은 여섯 개의 조경 단체장과 재단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21년부터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환경부에 국한됐던 환경조경발전재단 주무관청에 국토교통부를 추가해 2개 부처로 확대했다. 2023년 재단이 공식 조경지원센터로 지정된 후 ‘조경수 거래가격 조사공표 방안연구’, ‘2024년 제14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주관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조경 전문 싱크탱크 기반 조성에 이바지했다. ‘조경인 신례교례회’, ‘조경의 날 기념식’, ‘조경지원센터 간담회’를 추진해 조경인의 소통을 도모했다.
환경조경발전재단 주무관청 확대,
적극적인 소통의 기틀을 마련하다
1992년 제29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이후 장기적 비전과 정교한 계획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조경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조경의 사회 기여도가 커지면서 재단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됐다. 조경 산학 여섯 단체(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사회,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시설물설치공사업 협의회)가 연합해 2004년, 한국 조경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 구축과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환경조경발전재단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환경부가 재단의 주무관청이었는데, 조경 정책과 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정관에 국토교통부를 주무관청으로 변경 및 추가하는 일을 추진했다. “조경에서 필요한 대부분 법이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에 명시된 조경은 국토교통부에 뿌리박고 있을 뿐 아니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과 2015년 제정된 조경진흥법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한다. 조경 정책과 사업의 확대와 변화에도 불구하고 환경조경발전재단은 환경부 1개 부처만 주무관청으로 두고 있어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이에 비영리법인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고, 법무부의 업무 편람에 적시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재단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정관 변경 허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토와 협의의 과정을 통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2개 부처로부터 정관 변경 허가 승인을 받게 됐다.”
심 이사장은 주무관청 변경을 위해 새로운 재단 법인을 설립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서류를 준비했고 절차 이행, 심의, 협의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다양한 사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토교통부가 재단 주무관청으로 추가된 후 재단과 정부 간의 소통이 이전보다 강화되고 있어 녹색도시과와 직접적인 협력이 늘어나고 있다. 지속적인 소통 덕분에 조경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뿐 아니라 그는 재단 정관의 목적 및 사업에 공원녹지법, 조경진흥법과 관련된 사업을 추가했다. “공원녹지법과 조경진흥법은 조경 산업 육성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조경 정책 연구, 사업 발굴을 통해 조경의 진흥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다. 재단 정관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국토교통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 조경 분야에서 제안하는 건의 사항이나 법률 개정에서 조경의 영역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조경지원센터 설립,
새로운 한국조경 50년을 위한 발판을 만들다
심 이사장은 재단 정관 변경 허가 승인 후 조경진흥법에 따른 조경지원센터 지정을 추진했다. 2023년 11월 24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환경조경발전재단이 ‘조경지원센터’로 지정됐다. 11월 30일에 조경지원센터 사업 계획(단기·중기·장기 계획)을 보고하면서 조경 전문 싱크탱크로서의 기반을 구축했다. “조경지원센터는 공공과 민간의 중간 위치에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기존에 조경학회에서 운영하던 조경지원센터 활동은 활발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을 조경지원센터로 지정하면서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조경지원센터는 조경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발전시키며 개선할 수 있게 도와주고, 다른 부처의 법령과 정책으로 인해 조경 영역이 침해당할 때 대응해 조경 영역을 확보·유지하는 일을 담당한다.
조경지원센터는 2024년 제14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을 주관했고,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에서 발주한 ‘조경수 거래가격 조사공표 방안연구’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조경진흥법 실효성 제고를 위해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조경진흥법 개정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경진흥법 제11조에 적힌 조경지원센터에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 공기업으로부터 조경 정책 연구와 사업을 수행하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조경발전재단과 조경지원센터 위상을 높이고 조경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새로운 한국조경 50년을 만들어 나가는 기틀이 될 것이다.”
'조경수 거래가격 조사고욮 방안연구' 과업 수행과 조경 관련 법 제개정,
조경 산업의 발전과 업역 침해 방지를 도모하다
조경 산업의 중요 소재인 조경 수목은 일반적인 공장 제품과 달리 살아 있는 생물 자원이므로 가격 공표에 어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지만 대처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2019년 이후 가격 조사와 공표가 중단됐다. 심 이사장은 기준 가격 부재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국토교통부에 조경 수목 가격 조사와 공표 추진 필요성을 보고하고 ‘조경수 거래가격 조사공표 방안연구’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조경수 가격 고시 중단 후 여러 차례 건의가 있었고, 국토교통부에서 이런 문제점을 숙지하면서 과업이 진행됐다. 학술 용역, 기술 용역, 가격 조사 및 통계까지 복합된 연구 과제이기도 하고, 보다 개선된 결과를 도출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다. 특히 조경수 가격 조사에 대해 조경수 생산 업체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조경인 모두에게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며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
심 이사장은 도시숲법·시행령 제·개정, 산림기술법·시행령과 산림보호법 개정 등 조경 산업 발전 및 침해 방지를 위한 법령 제·개정 추진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시숲법)은 산림청 소관인데, 업무가 산에서 도시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도시 지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건설산업기본법, 공원녹지법 등에 따라 설계·시공·감리를 조경이 담당했는데, 산림청이 도시 지역의 도시공원, 생활숲, 가로수를 포함하는 도시숲법을 제정하면서 조경 업역을 침해하게 됐다. 이를 해결하고자 2021년 국토교통부와 산림청이 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로 인해 도시숲법 제정 과정에 조경계의 의견도 반영될 수 있게 됐다. 이에 힘을 받아 산림기술법과 시행령의 불합리한 규정을 개정했고, 최근 산림보호법도 조경계가 동의하지 않으면 개정되지 못하도록 대응했다. 조경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조경과 산림의 협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조경 50주년 기념행사,
미래 세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1972년 12월 29일 한국조경학회 창립을 기점으로 잡는다면, 한국조경은 2022년에 50주년을 맞이했다. 환경조경발전재단은 ‘한국조경, 화합과 미래를 위한 도약’이란 주제로 한국조경 50년 기념행사를 주최했다. 조경 관·산·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조경인을 초대해 한국조경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조경 5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재단 소속 단체로 추진위원회와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에 오휘영 교수님, 정영선 소장님, 김귀곤 교수님 등 조경계 원로들이 참석해 미래 세대와 함께 이야기하며 향후 50년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자리가 되어 뜻깊다.”
마지막으로 심 이사장은 2세대 조경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강조했다. 조경설계만 강조하는 기존 교육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숲을 설계하고 만드는 것과 더불어 미세 먼지도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는, 조경설계와 더불어 조경 공학도 함께 배우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