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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환경조경대전] 댐 리무블 이펙트
대상
  • 강현지·박시연·송재영
  • 환경과조경 2024년 10월

영주 다목적댐, 전과 후

영주 다목적댐(이하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됐다. 하지만 2016년 댐 건설 이후 물의 흐름이 차단되어 녹조 현상이 일어나고 내성천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까지 사라졌다. 화이트 리버(white river)라 불리는 모래톱 경관마저 육역화 현상으로 사라지고, 4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금강마을 등이 수몰되며 지역 공동체도 해체됐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로 영주댐 건설 이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댐의 해체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설계 목표

영주댐에 물을 담수하지 않고 수문을 완전 개방할 경우, 녹조 지표 중 하나인 유해 남조류 수가 절반 가까이 감소해 녹조 현상이 줄고 수질이 개선된다. 더불어 수문을 개방함에 따라 댐 하류의 유속이 빨라지면 모래가 쌓여 모래톱 경관이 회복되고 깃대종들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영주댐 건설로 인해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댐을 개방하고, 댐 해체 잔해를 활용해 생태를 복원하고자 한다.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상지만의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이 댐 건설 이전의 영주를 기억하게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두 가지 효과를 설계 목표로 세웠다. 첫째는 재자연화 효과(rewilding effect)다. 오랜 담수 기간 동안 변화했을 내성천의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돌아오도록 돕는다. 둘째는 회고 효과(reminiscing effect)다. 댐이 사라지고 돌아올 생태 경관과 함께 수몰지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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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복원 및 공원 조성 프로세스

 

댐 방류와 해체 프로세스

영주댐 담수 이후 정수역이 되어 하류로 흘러오는 모래가 감소해 모래톱에 식생이 활착하는 육역화 현상이 발생했으나, 본래대로 수문을 개방해 강물을 흘려 보내는 기수역이 된다면 생태계 복원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댐의 일부는 해체해 생태 공원을 조성하는 기반으로 활용하고 일부는 존치해 내성천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능하게 한다. 영주댐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골재로 이루어져 있다. 댐을 해체하며 발생한 잔해 중 콘크리트와 석개댐 내 암석 골재를 크기별로 분류해 생태 복원 및 공원 조성에 활용한다.

 

2024년 9월, 정규화된 펄스 방류를 시작한다. 기존 수문 곡선에 펄스 패턴을 적용한 방식으로 하류로 갈수록 역동성이 커지며 댐 하류 환경 개선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류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상류 담수를 모두 흘려보내는 데는 약 10일이 소요된다.

 

2024년 10월, 방류를 완료한 뒤 댐 해체를 시작한다. 그 잔해를 다양한 공정을 통해 공원 조성 기반에 활용한다. 생태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계적 해체 방식을 통해 3년간 해체를 진행한다. 해체를 진행하며 물에 잠겼던 나지가 노출되어 수생 지역이 습지 및 강기슭 식생 지역으로 변화한다. 지형 및 토양의 변화로 침입성 외래종이 활착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높은 성장률을 가진 일년생 자생종을 초기에 식재해 빠르게 활착시킨다. 그 뒤 다년생 자생종을 심어 안정적 군집을 이루게 한다.

 

2027년, 담 잔해를 활용한 생태 복원을 시도한다. 첫 단계는 암석 골재를 재사용한 여울과 소를 조성하고, 콘크리트 잔해 중 작은 골재를 활용한 호안 블록을 제작해 호안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드러난 지형은 지반이 불안정하기에 침식 위험이 큰 구역에 호안 블록을 쌓아 방지한다. 본래 내성천 생태로의 복원을 돕기 위해 암석 골재를 내성천 하도 곳곳에 쌓아 여울과 소를 만든다.

 

2029년, 어느 정도 지반이 안정화되었으므로 자생종 교관목을 식재하고 공원 조성을 시작한다. 지반이 아직 단단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주 동선은 바닥면에서 띄운 데크로 만든다. 수몰마을 터가 남아 있는 지역은 콘크리트 잔해를 활용해 동선을 포장한다. 2030년 공원 조성을 완료하고 전 구간을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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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영주 브리지에서 바라본 전경

 

재자연화 효과

내성천에 서식했던 모래하상어종이 안정적으로 내성천에 서식할 수 있도록 여울을 조성하고 호안 블록을 활용한다. 또한 모래톱 복원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깃대종이 살 수 있는 서식처를 조성한다. 여울과 호안 블록은 내성천의 형태를 되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내성천의 공격사면에 생물 침식을 예방하고 생물의 서식처가 되어줄 호안 블록을 쌓고, 후퇴사면에는 모래 퇴적과 수생태계의 회복을 돕는 여울을 조성한다. 내성천 모래톱의 색을 닮은 호안 블록은 불안정한 지반의 침식을 예방하며, 다공성 구조를 통해 다양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해안선으로 기능한다. 단순화된 하상 구조는 암석 골재를 활용해 복원한다. 댐 잔해 중 암석 골재를 하천 여울 조성에 재활용함으로써 유속 변화와 수심 다양화를 유도해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골재를 재활용할 때는 공정이 비교적 단순한 샌드블라스트 공법을 통해 순환 골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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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와 호안 블록 수변 공간. 내성천 무섬마을의 전통 경관인 외나무다리를 재현하고, 다양한 높이의 호안 블록을 결합해 역동적인 호안 경관을 만든다.

 

회고 효과

댐의 잔해를 활용해 과거 영주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첫째로 댐의 잔해 위를 걸으며 수몰 이전의 영주를 기억하게 하는 방법을 마련했다. 수몰된 마을의 동선 중 일부를 그대로 살려 기억 흐름 길을 조성하는 것이다. 길 포장재로 댐의 잔해를 사용해 댐 건설 이전과 이후를 함께 느낄 수 있게 한다. 길을 따라 걸으며 남아 있는 마을의 터와 새로 자란 식물, 내성천의 전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둘째로 댐 구조물을 통해 영주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게 한다. 기존 댐 내부를 철거해 빈 공간은 메모리얼 타워로 활용한다. 댐 아래를 흐르는 내성천의 물소리, 타워 내벽에 드리우는 빛을 통해 댐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다른 타워는 아카이빙 타워로 활용한다. 1~3층은 대상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억 박물관으로, 4층은 공원 조성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미디어 센터로 구성한다. 두 타워 사이에 있는 메인 브리지는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메모리얼 영주 브리지로 바꾼다. 이곳에 올라 단절된 상하류가 유수로 인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모래톱이 돌아온 영주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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