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압둘아지즈 국왕이 프로젝트 초석을 놓은 지 10년 만에 10만m2 규모의 이드라–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Ithra-King Abdulaziz Centre for World Culture(이하 이드라)가 대중에게 공개됐다. 건물과 주변 경관은 방문자에게 다양한 문화시설에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과거의 유산을 기리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나가는 과정이 담긴 문화 시설과 프로그램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대상지는 다란(Dhahran)의 고온 사막에 있으며, 고염수의 페르시아 만 인근 도시 담맘(Dammam)에서 남쪽으로 13km가량 떨어져 있다. 이러한 스텝 기후 조건에 이드라의 상징인 조약돌 모양의 구조물(이하 조약돌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 후반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California Arabian Standard Oil Company)는 대상지 인근 럭키 웰Lucky Well 7번 유정에서 석유를 발견했다. 사우디는 이 유정 덕분에 막대한 부를 얻었으며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네 개의 조약돌
가까이 다가가도 사라지지 않는 신기루처럼 하늘을 향해 110m 높이로 뻗어 있는 메인 타워는 열을 반사하며 반짝거리는 매끈한 입면을 자랑한다. 탑 형태의 메인 타워 주변에 조약돌 건물 네 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도서관, 대극장, 대회당은 지면에 놓여 있는 돌처럼 보인다. 나머지 한 동인 키스톤(Keystone)은 왼쪽의 메인 타워와 오른쪽의 도서관 사이에서 기울어진 상태로 고정되어 있다. 각 건물은 물리적으로 구분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도 저마다 고유한 성격을 띤다.
키스톤은 건물을 단단히 지탱하는 로마의 아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키스톤을 포함한 조약돌 건물은 구조적으로 서로를 떠받치며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형태를 유지한다. 문화적 상호 의존성의 개념이 반영된 아치 구조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힘과 아이디어를 한데 모을 때 통합적 문화를 만들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 가지 시간의 연결
문화적 상호 의존성이라는 콘셉트를 과거부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타임라인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역사와 과거로부터 동시대의 문화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타임라인을 건축적 표현으로 드러냈는데, 건물의 일부는 과거를 상징하는 기반 위에 세우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는 건물로 미래를 형상화한다. 미래에 대한 상징은 건물의 기능성과 더불어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프로그램에도 반영되어 있다.
* 환경과조경 419호(2023년 3월호) 수록본 일부
글 Snøhetta
Architect and Landscape Architect Snøhetta
Client Saudi Aramco
Location Dhahran, Saudi Arabia
Area 100,000m2
Completion 2018
Photograph Frans Parthesius, Ivan Brodey, Oddbjorn Farkvam, Snøhet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