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한국 조경은 도시와 경관, 지역과 환경, 삶과 문화의 틀과 꼴을 직조하며 발전을 거듭했지만, 자료의 저장과 성과의 기록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 다음 50년, 한국 조경의 시선으로 도시와 경관을 둘러싼 글로벌 이슈를 대면하고 창의적 해법을 마련해가기 위한 필요 조건은 지난 50년의 성과, 작품, 제도, 교육, 인물을 촘촘히 기록하고 면밀히 저장하는 체계적 아카이브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소실되고 있는 자료와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 정리, 공유, 소통하는 범 조경계 차원의 기획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환경과조경』의 편집도 ‘한국 조경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설계하는’ 아카이브에 비중을 둘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2023년 1월호 ‘에디토리얼’을 통해 올해 『환경과조경』의 편집 방향을 공유한 바 있습니다. 이번 특집은 그 아카이브 작업의 시작입니다. 한국 조경이 태동한 지 50년이 된 2022년을 보내고 우리는 이제 새로운 50년을 맞이합니다. 다가올 50년을 위한 설계안을 그릴 때입니다.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관찰하며 자성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첫 작업으로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조경협회의 새 목표를 담은 글을 싣고, 2022년의 의미 있는 사건들을 기록합니다.
2013년 제정된 ‘한국조경헌장’이 새로운 조경의 좌표를 제시할 수 있도록 현재 사회의 요구에 맞춰 개정됐습니다. 변화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개정 전후의 헌장 전문을 수록했습니다. 박승진의 글에서 유럽, 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지역 조경 헌장의 형식 및 내용과 개정 과정에서 오간 논의 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조경50 비전플랜’은 새로운 50년을 모색하기 위한 선언입니다. 조경진(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은 제25회 올해의 조경인 인터뷰를 통해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은 미국의 자연과 공원을 관리·보존하기 위해 10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며, 싱가포르, 중국, 미국 디트로이트의 여러 기관과 지자체는 50년 계획을 설정하기도 한다. 한국도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환경과조경』 2022년 12월호)며 긴 시간을 내다보는 비전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수립 과정을 담은 이유직의 글을 통해 조경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전문 분야이자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기술 분야로서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연말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에서 열린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 한국 조경 50년 기념전+IFLA 한국 개최 성과전’을 지면으로 중계합니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협회, 한국 조경 50년 기념전+IFLA 한국 개최 성과전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