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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50×15,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
  • 환경과조경 2022년 9월

2년 가까이 매달렸던 책 한 권의 편집을 마무리하고 조금 전 인쇄소로 최종본 파일을 넘겼다. 이번 달 잡지가 독자 여러분에게 도착할 때쯤 신간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도서출판 한숲, 2022)도 펼쳐볼 수 있다. 1972년 한국조경학회 창립을 기점으로 잡는다면, 한국 현대 조경은 이제 50년의 역사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은 역동하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도시와 경관, 지역과 환경, 삶과 문화의 틀과 꼴을 직조해온 조경 50년사의 주요 담론과 작품을 ‘기록’하고 ‘해석’한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0년 여름, 한국조경학회는 ‘한국조경50 편집위원회’를 구성해 책의 방향과 구성을 기획하기 시작했다.1 필자 섭외와 원고 집필, 편집 과정에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re:public landscape)’의 이름으로 ‘다시, 조경의 공공성’을 소환해 토론의 장을 펼치는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World Congress 2022)’ 개막에 맞춰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한국 조경 50년을 읽는 열다섯 가지 시선』 출간의 목적은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하는발판을 마련하는 데 있다. 미래를 전망하고 예비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성과와 한계를 다각도로 되짚고 다시 촘촘히 읽어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 한국 조경 50년의 이야기와 성과를 ‘기록’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책의 의도가 자리한다. 열다섯 가지 서로 다른 시선으로 지난 50년을 탐사하는 이 책은 중성적 아카이브나 백서보다는 해석적 비평서에 가깝다.

 

책의 1부와 2부는 한국 조경 50년이 남긴 지형과 풍경에 대한 해석이자 비평이다. 이명준(이론과 미학), 최영준(설계공모), 임한솔(전통의 재현), 고정희(식재 디자인), 최정민(시대성과 정체성), 박희성(개발 시대)의 글 여섯 편으로 구성한 1부는 50년을 가로지르는 큰 흐름과 이슈를 조감의 형식으로 해석한다. 2부는 주요 단면에 대한 클로즈업이다. 김아연(생태 공원), 이유직(선형 공원), 서영애(이전적지 공원화), 김영민(아파트 조경), 김정은(사이와 경계), 김연금(맥락), 김한배(사회적 예술), 박승진(시민 사회), 남기준(텍스트)의 글 아홉 편을 엮은 2부는 한국 조경의 궤적 위에 펼쳐진 주요 주제를 포착하고 해석한다.

 

책의 3부는 한국 조경 50년이 낳은 주요 작품을 기록하는 데 방점을 둔 기획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선정한 ‘한국 현대 조경 50’ 작품의 정보를 정리해 싣는다. 2021년 4월 19일부터 5월 21일까지 한국조경학회 회원,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회원, 조경 설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303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2 지난 50년의 작품 경향과 시대상이 담긴 대표작 50선에서 한국 조경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 조경 50년사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제는 해석적 비평에 무게중심을 둔 이번 책의 범위를 벗어난다. 그동안 『현대한국조경작품집 1963-1992』(도서출판 조경, 1992), 『한국의 조경 1972-2002: 한국조경학회 창립 30주년 기념집』(한국조경학회 편, 2002), 『Park_Scape: 한국의 공원』(도서출판 조경, 2006), 『한국조경의 도입과 발전 그리고 비전: 한국조경백서 1972-2008』(환경조경발전재단 편, 2008), 『한국조경학회 창립 40주년 기념집』(한국조경학회 편, 2012), 『환경과조경』 통권 400호(2021년 8월호)를 비롯한 여러 기록물이 백서, 자료집, 작품집 등의 형식으로 출간되었지만, 종합과 체계라는 기준에서 보자면 아쉬운 면이 적지 않다. 여기저기 흩어져 소실되고 있는 방대한 자료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는 범 조경계 차원의 기획 프로젝트가 절실한 시점이다.  [email protected]

 

각주 1. 편집고문 조경진, 편집위원장 배정한, 편집위원 김아연·남기준·박희성, 편집간사 임한솔

각주 2. 50개 선정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정보는 『환경과조경』 통권 404호(2021년 12월호)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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